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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성용 Nov 18. 2018

올해 나를 흔들었던 음악들

오랫동안 플레이리스트를 떠나지 않은 음악 10선

누구나 그렇듯 음악을 좋아한다. 장르를 따지진 않지만 취향은 분명하다. 주변 사람들에게 들려주면 '노래는 좋은데?'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한 곡에 꽂히면 질릴 때까지 반복해서 듣는다. 그리고 익숙해질 쯤이면 다른 노래가 플레이리스트를 차지한다.


음원시장이 되면서 음악은 형태가 없는 것이 됐다. 그럼에도 내게 영감을 준 음악들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정리하는 작업은 의미 있다. '노래는 좋은데?'라는 반응을 기대하며, 올해 나를 흔들었던 음악들을 소개해본다. 참고로 순서는 의미가 없다.




1. KIRINJI - Aliens


우연히 유튜브 댓글을 보다가 알게 된 노래다. 실제로 친형제가 불렀다고 한다. 독특하고 서정적인 가사와 담담한 목소리 때문에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다른 세계로 떠나 있는 듯한 느낌이 좋다. 그래서 6분만이라도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마다 이어폰 꽂고 눈 감고 듣곤 한다. 주로 회사에서.




2. 죠지(George) - Boat


처음엔 뮤직비디오를 보고 '뭐 이런 게 다 있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귀를 흔드는 베이스라인과 매력적인 목소리,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가사가 마음에 들어서 꽤 오랫동안 들었다. 이것도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마다 듣는다.(올해 힘들었나 보다.)




3. 새소년 - 파도


이상하게 음원보다 라이브가 더 좋은 밴드. '섬뜩하리만큼 아름답다.'는 댓글이 적절하다. 힘 있는 여성 보컬과 실력 있는 연주 실력이 돋보이는 곡이다. '긴 꿈'이라는 노래로 새소년의 팬이 됐으나 이상하게 '파도'가 더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있다. 볼륨을 높이고 들을수록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노래.




4. FKJ - Drops (feat. Tom Bailey)


프랑스 전자 음악계에서 New French House 음악의 시초라고 불리는 FKJ(French Kiwi Juice)다. 세계에서 루프스테이션을 가장 잘 쓰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모든 세션의 악기를 자신이 연주할 만큼 실력 있는 뮤지션이다. 1 Milion Dance Studio에서 May J lee의 댄스 영상을 보고 이 노래가 더 좋아졌다. 올해 FKJ 내한공연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주변에 FKJ를 아는 사람이 없어서 못 갔다. 집에서 소파에 누워서 그루브 타기 좋은 노래.




5. 기리보이(Giriboy) - 하루종일


평소에 기리보이 내는 실험적인 음악보다는 팝 감성에 가깝다. 그래서 더 특별하게 느껴졌던 노래다. 개인적으로 음원보다 밴드 버전을 더 좋아한다. 참고로 죠지(George)가 커버한 버전도 훌륭하다. 밤에 산책할 때 듣기 좋은 노래.




6. PREP - Cheapest Flight


힙스터들의 힙스터, 최근 떠오르고 있는 브리티쉬 밴드 PREP의 데뷔곡이다. 언뜻 소년처럼 들리는 특이한 보컬과 섬세하고 그루브 한 시티팝이 너무나 멋진 노래다. 최근 딘(Dean)과 작업하기도 했다. 우주로 날아가는 느낌, 도로 위를 달리는 느낌, 가로등을 지나치는 느낌이 들어서 밤에 듣기 좋다. 리듬에 따라 고개가 절로 흔들리는 노래.




7. MBA - 우리가 얼마나 (WURIGA)


EK가 쇼미더머니에 나오기 전이었다. 요즘 뜨는 신예 래퍼라는 제목으로 영상이 돌아다녔는데, 그게 이 노래였다. 촌스러운 빨간 두건에 무서운 외모 때문에 처음엔 잘 몰랐는데, 쩌는 붐뱁 래핑과 제스처 때문에 계속 머리를 떠나질 않았다. 다른 래퍼들에겐 미안하지만 EK 부분만 돌려서 계속 봤다. 갱스터 감성을 빌려 용기를 얻고 싶을 때 듣는 노래.




8. yelloasis - SOFA


동생에게 추천받았다. 이 노래를 들으면 처음엔 '딘(Dean)인가?' 했다가, '딘(Dean) 짭인가?' 했다가, '아, 아니구나. 개쩌네.'로 끝난다. 특유의 할퀴는 목소리라고 해야 할까? yelloaisis의 음색을 잘 드러낸 노래라고 생각한다. 외롭다고 느껴질 때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도 있구나'하고 위로받는 노래.




9. DA₩N (다운) - 마지막 (live hall) (prod. NOVEL)


요것도 동생에게 추천받은 노래. Mellow Beat Seeker에게 간택받을 만큼, 부드러운 멜로디에 그루브한 베이스라인, 매력적인 목소리가 돋보인다. 라이브 홀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이 상상된다. 그냥 도입 부분부터 '아, 이건 좋은 노래다.'라고 느껴지는 음악.




10. Mac Ayres - Easy


누가 내 음악 취향을 묻는다면 들려줄 노래. 꿈을 꾸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힘 줄 필요 없이 듣기 편하다. R&B, 재즈, 팝, 하우스 뮤직이 합쳐진 느낌이다. 따뜻하고 말랑말랑한 사운드에 달달한 목소리 때문에 쉽게 질릴 만도 한데, 그게 그렇지가 않다. 새벽에 잠 안 올 때 틀어놓고 자는 노래.





올해 나를 흔들었던 노래를 정리해봤다. 글을 쓰면서 하나씩 들어보니 감성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맥주 몇 캔 마시면서 가라앉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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