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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르바 윤 Apr 24. 2020

[인터뷰] 딴짓 시스터즈_딴짓 일 여성

딴짓 권하는 독립잡지 '딴짓매거진'을 만드는 사람들


딴짓을 권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딴짓 시스터즈는 2015년 9월부터 독립잡지 '딴짓매거진'을 발행하며, 딴짓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왔습니다. '딴짓매거진'은 1호 박초롱, 2호 황은주, 3호 장모연, 세 명이 모여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매거진 발행뿐만 아니라 독립출판 워크샵, 문화공간 '틈' 운영, 오프라인 모임 주최 등 딴짓의 세계를 전파하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2호 은주 님과 3호 모연 님을 만나 딴짓과 일, 그리고 일하는 여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딴짓 시스터즈 2호 황은주(왼쪽), 3호 장모연(오른쪽)


딴짓 시스터즈의 탄생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황은주 : 저희는 '딴짓 시스터즈'라고 합니다. 독립출판 잡지 ‘딴짓매거진’을 5년간 만들고 있는 세 명의 여자들입니다. 지금 여기에 없는 1호는 박초롱이고요. 공기업을 다니다가 퇴사를 하고 그 이후에는 계속 글쓰기로 밥벌이를 하고 있어요. 프리랜서로 여기저기 매체에 기고를 하고 있고, 최근에는 책을 출간한 작가이자 N잡러입니다. 저는 2호 황은주라고 합니다. 출판 편집자로 8년 정도 일을 하고 있고, 회사에서는 단행본을 만들고 퇴근 후에는 잡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장모연 : 저는 3호 장모연이라고 합니다. 여러 가지 일을 했는데, 이전에는 마케터 장모연으로 살았고, 지금은 플로리스트 장모연으로 살고 있어요. '딴짓매거진'에서는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세 분이 어떻게 만나게 되셨는지도 궁금해요.


황은주 : 잡지를 만들기 전에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어요. 어느 날 제 친구에게 연락이 와서, 자기 친구가 공기업을 퇴사하려고 하는데 요즘 관심 있는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다닌다는 거예요. 출판 쪽에 아는 사람이 없냐고 물어서 저를 소개하고 싶다는 거였어요. 그렇게 초롱 언니와 만났어요. 그때 제가 그동안 썼던 글을 모아서 독립출판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언니가 같이해보고 싶다고 해서 함께하게 됐어요. 그리고 디자인할 사람을 건너 건너 찾다가 만난 게 모연 씨였어요. 이렇게 셋이 모여서 2015년 9월에 창간을 하게 됐어요.



우리는 딴짓을 권합니다


독립잡지 <딴짓> 발행부터 문화공간, 워크샵 운영까지, ‘딴짓을 권하는 일’을 하고 계신데요. 왜 사람들에게 딴짓을 권하시나요?


장모연 : 조금 더 즐겁게 살면 좋잖아요. 회사에서 밥벌이하는 일에 익숙해지면 딴짓을 쉽게 잊고 살아요. 그냥 밥벌이를 위한 일만 지속하는 거죠. 저도 스스로 무료하고 무력하고 허무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런 감정에서 벗어나려고 '딴짓매거진'을 만들기도 하는데요. 저희는 책을 만들거나 인터뷰를 하면서 딴짓을 하지만, 모두 자신만의 딴짓을 하면 그런 무료함에서 나와서 좀 더 즐겁게 생활할 수 있지 않을까 했어요. 돈 되는 일만 계속하는 건 어쩔 수 없이 지겹고 힘들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딴짓을 권하고 싶었어요.

황은주 : 딴짓 안 해도 상관없기는 해요. 사람들은 ‘딴짓’하면 쓸데없는 짓이라고 이야기하잖아요. 그런데 쓸데없는 짓을 해야 내가 소진되는 느낌이 덜하달까요. 회사에서 일만 하다 보면 소진되는 느낌을 받잖아요. 그럴 때마다 어떤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데요. 그냥 무념무상으로 뭔가를 만들거나 내가 좋아하는 일을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하는 것처럼 '딴짓'을 하는 게 자기 회복에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장모연 : 저희 세 명이서 만날 때도 완전 쓸데없는 이야기를 할 때가 많거든요. 그런데 살면서 점점 그럴 수 있는 사람이나 시간이나 상황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시답잖은 이야기를 할 때가 너무 즐겁고 재밌거든요. 딴짓도 그런 활력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항상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처음에 시작하셨을 때는 정말 막막하셨을 것 같아요.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요?


황은주 : 그때는 막막한 게 아니라 아예 생각이 없었어요. 누가 우리가 만든 책을 읽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어요. 처음에는 그냥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마음뿐이었거든요.

장모연 : 저에게는 손에 잡히는 결과물을 내겠다는 게 원동력이었어요. 원래 디자이너도 아니었고, 편집 프로그램을 다룰 줄 몰라서 엄청 애를 먹었거든요. 외국 강의 영상을 찾아보고 몇 번씩 날려먹으면서 간신히 만들었어요. 그게 나름대로 책이 되어서 나온 거죠. 그때 그 뿌듯함. 그게 다음 호를 만드는 동력이었어요.

황은주 : 저는 궁금한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게 재밌었어요. 평소에 지면으로만 읽었거나 멀리에서 보면서 신기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들에게 직접 인터뷰를 제안을 하고,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그걸 엮어서 책으로 내는 과정이 재밌었어요. 그때는 저희 모두 20대 후반이었으니까, 인생에 대한 고민이 많을 때였거든요. 인터뷰를 하면서 이런 고민들을 많이 해소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일과 삶에 대하여


일과 삶에 대해 고민하던 5년 전의 나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세요?


장모연 : 저는 딴짓 멤버를 만나기 전에, 회사에 사직서를 낸 상태였어요. 그런데 사표가 수리되지 않고 계속 회사에 잡혀 있었거든요. 그 몇 개월 동안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직장에 계신 상사, 선배들이 조언을 해준 거죠. 지금 생각해보면 쓸데없는 말이 많았던 것 같아요. ‘네가 회사에서 나가면 뭘 할 수 있을 것 같냐’ 같은 말들이요. 마치 그 세계를 나가면 내 인생이 끝날 것 같은 말들을 많이 들었는데요. “그런 말들은 너무 귀담아듣지 않아도 된다. 역시 별것 없었다.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살아도 된다.”라고 해주고 싶어요. 진심이 아닌 조언을 계속 듣고 있을 필요가 없잖아요. 막말과 조언은 가려서 들을 줄 알아야 하는데, 그때는 그게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황은주 : “그냥 딴짓 계속해라”라고 해주고 싶어요. 회사에 다닌 지 3년 차였는데, 그때는 뭔가 분출을 하고 싶었어요. 회사의 일원으로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내 색깔을 드러내고 싶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그런 고민을 하던 찰나에 딴짓 멤버를 만나서 해결한 거잖아요. 다 각자의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거죠. 만일 퇴사를 했다 하더라도 그게 잘못된 선택은 아니고 그저 최선의 선택인 거예요.


퇴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장모연 : 사실 저희는 퇴사를 권하는 잡지가 아니에요.

황은주 : 이상하게 저희 잡지를 읽는 독자들은 퇴사를 하세요. 저희가 퇴사를 하라고 이야기하는 게 아닌데도요.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걸 너무 미화하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도 많았어요.

장모연 : 그런 연락 많이 받았거든요. 덕분에 용기를 내서 퇴사를 할 수 있었다는… 은주 언니에게 절대 퇴사하지 말라고 얘기해요. 절대 생각하지도 말라고요. (웃음) 모두가 퇴사를 고민해야 한다기보다는, 본인에게 맞는 옷을 입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희가 보기에 언니는 맞는 옷을 입고 있거든요. 그럼 굳이 나올 필요가 없는 거죠.

황은주 : 회사를 나온다고 해서 완전히 다른 삶이 펼쳐지진 않는 것 같아요. 먹고살기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지죠. 두 사람을 옆에서 지켜보니까 프리랜서도, 자영업도 쉽지 않다는 걸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더라고요.

장모연 : 미리 준비가 되어 있어야 가능한 것 같아요. 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여러 취미를 가졌었는데, 이게 나름의 준비였던 거죠. 저를 단편적으로 아는 사람은 제가 충동적으로 퇴사해서 하고 싶은 것 다 하는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저는 제 인생 전부에 걸쳐서 이 일을 준비해온 거거든요. 어릴 때부터 조금씩 꿈을 설계해왔고, 직장에서 준비할 시간을 벌었던 거죠. 결코 무모하게 시작하지는 않았어요. 직장이 싫어서 나온 게 아니라, 제가 병행하던 일이 더 재미있어져서 나온 거예요.



일하는 여성들의 이야기


<야망 있는 여자들의 사교클럽>이라는 단행본을 크라우드 펀딩하고 계시죠. 최근에 나온 '딴짓매거진'의 주제가 ‘여자, 어떻게 일해야 할까요?’이기도 하고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는지 궁금해요.  


장모연 : 저희 세 명의 발행인이 일하는 여성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온 주제인 것 같아요. 저희가 20대에 만나서 30대가 되었는데요. 저희보다 먼저 나간 선배들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야 그 길을 보면서 갈 수 있는데, 선배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는 거죠.

황은주 : 4050 여성들이 일터에서 사라지고 있는데, 왜 사라지고 있는가. 사라지지 않은 여성은 어떻게 일하고 있는가. 여성들이 새롭게 일하는 방식은 없는가. 이런 질문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니까, 몇몇의 선배들이 떠오르게 됐어요.

장모연 : 저희가 40대, 50대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왔기 때문에, 그런 주제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계속 일하면서 살아가고 싶은데, 그런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고 있으니까요.

황은주 : 여성들은 결혼과 육아를 거치면서,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과 가정을 부양하는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이 부딪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럴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가 곧 다가올 고민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 주제를 선정하게 된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을 인터뷰하셨나요?


황은주 : 먼저 은유 작가님. 글로 생계를 유지하는 여성 작가가 드물거든요. 게다가 아이의 엄마고, 비등단 작가으로서는 더더욱 그렇죠.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일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데, 삶을 어떻게 꾸려가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고요. 일하는 여성들의 커뮤니티인 ‘빌라선샤인’을 운영하는 홍진아 대표님도 만났어요. 한남동의 페미니즘 클럽인 ‘울프소셜클럽’을 운영하는 김진아 대표님, 섹스 칼럼니스트 은하선 작가님의 인터뷰도 있고요. 파쿠르(주변의 일상적인 지형지물을 활용해서 하는 운동)로 여성들의 몸을 움직이는 능력을 회복한다는 취지를 가진 ‘변화의월담’ 리조 대표님의 이야기도 있어요. 여성들은 중고등학교 때 체육활동을 잘 안 하잖아요. 그러면서 점점 운동이란 게 여성들이 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리는 거예요. 다이어트나 미적인 몸을 만드는 것에 치우치지 않고, 움직이는 능력을 회복하자는 모임이에요. 이렇게 다양한 여성들의 삶 자체를 취재해서 엮은 단행본과 잡지예요.



앞으로의 딴짓 시스터즈


'딴짓매거진'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장모연 : 저희가 100부까지 내겠다는 이야기를 하긴 했는데요.

황은주 : 사실 이 잡지가 저희의 관심사나 고민을 담고 있거든요. 30대, 40대, 50대의 고민이 각각 다르니까 저희는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거죠. 이를테면, 지난 5년 사이에 두 명은 기혼자가 되었고, 한 명은 비혼자로 살아가고 있어요. 이렇게 서로 관점의 차이가 생기면서 새로운 질문이 생겨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 명함에 ‘콘텐츠 그룹’이라고 써두었는데요. 저희가 다룰 수 있는 콘텐츠 분야로 확장하고 싶은 목표도 있어요. 최근에는 단행본을 내기도 했고, 다른 형식도 시도해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결과적으로는 우리의 고민을 담은 콘텐츠를 계속 만들고 싶어요.

장모연 : 저희 관심사에서 주제가 생성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끊이지 않고, 나이가 들어도 지금처럼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황은주 : '딴짓매거진'은 알라딘YES24에서 구입하실 수 있고요. 저희 홈페이지인스타그램으로 들어오셔도 좋습니다. 각종 제보도 환영합니다. 저희에게 글을 전해주시면 소정의 심사 후에 싣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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