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

노래를 따라부르고 흔들어 제끼는

by 조세핀


예전 사진을 보다가 콘서트 장에서 찍은 사진을 발견했다. 사진만 봐도 귀에서 라이브 음악이 들리고 사람들의 함성 소리가 들렸다. 그래도 뭔가 아쉬워서 좋아하는 가수의 라이브 공연 앨범을 틀고 잠깐 내적 콘서트를 즐겼다.


콘서트를 열심히 다니던 시기가 있었다. 특히 내한 공연이 있다 하면 모두 좇아 다녔는데, Two Door Cinema Club부터 DNCE, Ellie Goulding, Coldplay까지 티켓을 사느라 통장은 계속 말라있었다. 몇몇 공연은 같은 공연장에서 해서 몇 번 가보면 그 장소가 익숙해지기도 했다. 아 이쯤에서 스탠딩 줄을 서겠구나, 몇 시쯤 들여보내 주겠네를 때려 맞추기도 했다.


일단 공연장에 입장하면 사회 속의 나는 버려두고 나는 누군가의 공연장에 와서 실컷 소리 지르고 노래를 따라 부르고 흔들어 제끼는 익명의 A가 되어 있다.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있는 힘껏 가수와 밴드를 좋아하면서 한 시간 조금 넘는 시간을 무아지경의 상태로 보내는 것이다. 나만 이러고 있다면 문제겠지만 주변 사람들도 모두 그러고 있기 때문에 나는 익명의 A가 될 수 있다. 공연장에서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지는 않기 때문에 그들도 즐기고 있냐고 물어본 적은 없지만 얼굴만 봐도 안다. 좋아하는 것을 볼 때, 좋아하는 것을 할 때의 사람의 표정은 다르다.


콘서트를 안 간지도 3년이 흘렀다. 그 사이에 나도 나이를 먹었고, 겨우 3년이라지만 가서 방방 뛰고 고래고래 함성을 지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무엇보다도 많은 일이 있었고 나도 변했기 때문에 무언가를 있는 힘껏 좋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게 가득 좋아하면 집에 가는 길이, 집에 돌아가서 혼자 있는 시간이 누구보다 외로울 것을 이제는 알기 때문인 것 같다. 적당히, 감정의 폭이 너무 커서 힘들지 않을 정도만 좋아하기로 어느샌가부터 결정을 내리고 살고 있다.


다시 공연장에 가서도 마음껏 좋아하고, 행복해할 수 있을까? 조금은 달라진 내가 즐기는 공연은 또 어떨지, 막상 가면 이런 것들은 모두 잊고 최고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오게 될지는 또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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