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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세핀 Sep 22. 2022

지구가 내 오락실

같이 놀고 싶은 자매님들, 뿅뿅 지구오락실

나PD의 경쾌한 땡! 소리에도 노래만 나오면 신명 나게 춤을 갈기는 처음 보는 신종 예능.

이은지, 미미, 이영지, 안유진의 행복하고 웃긴 프로그램.


http://program.tving.com/tvn/tvneartharcade/9/Board/View (출처: 티빙 뿅뿅 지구오락실 공식 사이트)

<1박 2일>, <신서유기>, <삼시세끼> 등 선보이는 프로그램마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포맷을 제시했던 나영석 PD가 <뿅뿅 지구오락실>로 돌아왔다. 멤버 조합도 새롭다. 2000년대 걸스 힙합을 사랑하는 ‘길은지’라는 부캐로 그 시대 아이템들의 재유행을 일으킨 이은지, 밈PD라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단맛을 좋아하는 요즘 아이돌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 미미, 래퍼라는 본업은 물론 <차린건쥐뿔도없지만>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게스트들의 본 적 없는 면모를 발굴해내는 이영지, 아이즈원에서 시작해 이제 아이브의 리더까지 맡으며 미모와 실력, 열정으로 달리는 안유진까지. 크게 접점도 없어 보이는 이 네 명은 이들을 모르는 세대도 있을 것 같은 조금은 낯선 조합이다.







낯선 조합, 오히려 좋아

이 프로그램을 보게 만든 것은 아마도 지금까지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생경한 장면들 때문일 것이다. 예고편부터 이들은 한 번도 맞춰본 적 없는데도 노래가 흘러나오자 함께 춤을 추기 시작한다. 아이돌 노래, 예전 노래 가릴 것 없이 노래가 나오면 한 팀이 되어 춤을 춘다. 심지어 다른 팀으로 경쟁을 하고 있을 때도 이들은 함께 춤을 춘다. 맞춰보지도 않은 합이 착착 맞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 넷이 마치 톱니바퀴처럼 상호보완적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일 것 같다. 은지가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멤버들의 특징을 잘 부각해준다면, 미미는 생각지도 못한 답변으로 판을 뒤흔든다. 순발력이 뛰어나고 눈치가 빠른 영지는 제작진과 멤버들 중간에서 프로그램을 조율하고, 해맑은 눈동자의 유진은 이중에서도 가장 퀴즈를 맞혀보겠다는 타오르는 욕망을 보인다. 이런 넷이 모인 지구오락실은 다음 장면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생각지도 못한 다음 액션에 ‘도대체 얘네는 왜 이러는 거야?’가 입에서 자연스레 나오지만, 예측할 수 없어 재미있다. 익숙해서 편하게 볼 수 있는 예능인들이 있었다면 이들은 새로워서 계속 보게 되는 사람들이다. 내추럴한 모습을 보여주는데도 방송에 딱 맞는 모습들만 나오니 어쩌면 천상 방송쟁이들일지도 모르겠다.


전에 없던 신상 게임

‘지구오락실’이라는 타이틀답게 전 세계(아직까지는 태국, 한국이지만)를 누비며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신서유기>가 용볼을 일곱 개 모으는 방식이었고, <1박 2일>이 밥과 잠자리를 놓고 겨루는 복불복을 했다면, <뿅뿅 지구오락실>은 밥과 잠자리를 넘어 추격전까지 가미했다. ‘요즘애들’이 SNS에 일거수일투족을 업로드하는 것에서 착안해, 이 프로그램의 추격전은 옥황상제가 보낸 ‘토롱이’의 첫 번째 인스타그램 포스팅으로 시작된다. 방탈출 게임의 힌트처럼 묘한 문구를 적은 포스팅을  바탕으로 토롱이의 위치를 추적하고 좇는다. 약간의 추리와 스릴이 더해져 좀 더 몰입감 있게 멤버들을 응원하게 된다.


한없이 무해하고도 신나는 친구들 같은 존재

그럼 다음 화를 꼭 챙겨보게 하는 동력은 무엇일까? 다음 화도 반드시 웃길 것이라는 점보다도 즐겁게 노는 모습이 좋아 보이는 이들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구오락실 안에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해도 행복해 보이는 이들은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이인데도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로 받아들여 준다. 뱃고래가 작아서 몇 접시 먹으면 다음 접시는 게임할 맛이 안 나는 매너리즘에 빠진 은지를 이해해주고, 도무지 방전이라는 것을 모르면서 뛰어다니고 춤추는 영지와 같이 놀아주고, 발음이 조금 좋지 않다고 하는 미미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고, 포토스폿만 보이면 사진 찍고 싶어 하는 유진을 위해 만족스러운 사진이 나올 때까지 찍어주는 모습들은 우리가 갖고 싶은 친구, 언니, 동생의 모습이다. 이들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곁에서 같이 웃으면서 놀고 있는 기분이다.


강원도 고성에서는 태국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 이들의 다음 여행이 궁금하다. MBTI E형에게는 같이 노는 듯한 기쁨을, I형에게는 대신 신나게 놀아주는 즐거움을 주는 이들. 지락실 시청자들에게는 새로운 친구들이 생겼다. 오래도록 보고 싶은.


아직 <지구오락실>을 보지 않았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고르고 고른) 에피소드.


태국에서 영어 쓰면 밥을 못 먹는다고?

https://youtu.be/edeLWdFYscs 









전설의 시작, 첫 만남

https://youtu.be/WAhBrh-K6Y8









엔딩 요정... 그리고 춤추려고 방송하는 사람들

https://youtu.be/aXAPvREPz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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