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움

버거운 날에

by 강제인

피해자다움을 인정받지 못하면 피해자에게 책임이 전가되듯, 학생다움을 인정받지 못해도 학생에게 책임이 전가되며, 교사다움을 인정받지 못하면 당연히 교사에게 책임이 전가된다. 결국 더욱 -다워지도록 사는 것이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더욱 많은 책임을 떠안을까봐 두려운 것이다. 책임이 많아진다는 것은 결국 죄를 지을 가능성도 커지는 일이므로, 결국 이 모든 것, 취하기로 한 선택은 잠재적으로 지을지도 모르는 죄로부터 도망치는 일이다. ​

느리지만, 조금씩 변화하는 세상보다는 빠른 속도로 망가지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그럼에도 교실에는 아이들이 있고, 그들을 사랑하는데 사랑을 돌려 받기는 어렵고, 받는다는 것 자체가 또 두렵다. 하지만 또 마주보고, 얘기하고, 상처받고, 지워내고, 게워내고 반복할 거라는 걸 안다. 적어도 당장은 도망치지 않고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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