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여행 1

by 전정희



지난여름에는 바다풍*펜션이라는 곳에서 여름 바다를 느끼고 왔었다. 그때 횟집에서 먹었던 물회 맛을 오래도록 잊지 못했다. 서빙로봇이 가져다주던 물회와 멍게비빔밥. 봉포머*리 횟집의 창너머로 펼쳐지던 소란스럽던 여름 바다 풍경. 밤비를 두고 아주 오랜만에 남편과 둘이서만 떠났던 여름 여행이라 약간의 설렘이 더해졌을까. 식사가 끝나고선 둘이서 손잡고 바닷가를 거니는 오붓한 시간도 가져보았다. 마트에 가서 고기며 야채를 사가지고 3층숙소 베란다에서 둘만의 바비큐 파티(?)도 열었다. 그런데 늘 함께여서일까.
"밤비 녀석 지금 뭐 하고 있을까"
"그러게. 여전히 현관문 쪽으로 향하고 엎드려있겠지, 뭐."
아, 할아버지 할머니 둘 다 저를 배신했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그래, 그러겠지.
사실, 집에는 거실만 비추는 카메라가 있다. 그런데 휴대폰으로 차마 어플을 열어보지 못했다. 이 시간이면 큰딸아이가 퇴근을 했을 테고, 밤비를 챙기고 있을 것이었다. 아이스커피를 사들고 와서 베란다 식탁에 앉아서도 남편과 나는 두고 온 조그만 생명체를 차마 떨치지 못한 채 동해의 노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그 마음 쓰였던 기억을 또 만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이번 여름은
밤비와 셋이서 떠나기로 했다. 어디로 가지? 어디가 좋을까? 지난해 갔던 펜션이 너무 좋았던 탓에 아쉬웠지만 포기하기로 했다. 반려견 동반 숙소를 찾다 보니 강릉중앙시장 부근으로 정해졌다.
"밤비, 올해는 우리 셋이 가는 거야!""
딸아들이 중고생일 때만 해도 넷이서 여행을 떠나곤 했는데, 이젠 쉽지가 않다. 대학생이 되면서부터는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지더니 요즘엔 매우 힘들어졌다. 2017년 밤비가 우리 집에 온 이후부턴 거의 셋이서 움직이게 되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랑 바다 보러 가자아."
방실방실 웃으며 우리를 바라보는 밤비를 쳐다보며 말했다. '가자'하는 말만 알아들었는지 갑자기 신나서 통통 튀어 오른다.
그래, 우리 가자! 함께.
나는 밤비를 끌어안고 코를 맞대고 비벼댔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던 남편이 한참을 소리 내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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