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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피플 Dec 02. 2019

밖에서 놀래, 웨이브 할래?

친구랑 영상통화 하면서 게임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과거의 문방구 모습 (출처: 영화 미나 문방구)

영상 통화 + 콘텐츠 = 웨이브


여러분은 학창시절에 친구들과 무엇을 하면서 놀았나요? 저는 초등학생 때 놀이터나 문방구에서 놀았던 기억이 나요. 놀이터나 문방구에는 약속을 잡지 않아도 항상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친구들과 매일 술래잡기, 경찰과 도둑 등 활동량이 높은 놀이를 했어요. 중,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는 피시방에서 게임을 하거나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어요. 그렇다면, 지금 Z세대는 친구들과 무엇을 하면서 놀까요?


물론 여전히 피시방을 가거나 노래방을 가는 친구들도 있어요. 그러나 시대가 변화하면서 과거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형태의 놀이도 나타나고 있어요. 오늘 소개해드릴 웨이브에서는 영상통화와 콘텐츠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놀이들을 만들고 있어요. 친구와 영상통화를 하면서 방탈출게임, 마피아, 그림퀴즈 등 게임을 즐길 수 있고 나아가 유튜브를 같이 볼 수도 있어요. 모바일과 영상에 익숙한 Z세대가 찾고 있던 서비스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되는 서비스, 웨이브(Wave). 자세히 알아보도록 할게요.






처음부터 좋은 서비스는 없다


웨이브는 카이스트 출신의 20대 청년 2명이 설립한 '웨이브코퍼레이션'에서 만들었어요. 사실 웨이브도 처음부터 웨이브는 아니었어요. 무슨 말이냐고요? 웨이브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는 연인과의 영상통화에 초점을 맞춘 '블렌드'라는 서비스를 먼저 시도했다고 해요. 그러나 서비스 주요 고객이 '연인'이다 보니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사용자가 많지 않았다고 해요. 연인 사이가 틀어지면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도 하고 서비스 내에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니 서비스가 확장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주요 고객을 친구로 변경했어요. 그리고 같이 노는 것에 집중한 결과 지금의 웨이브(Wave)라는 서비스가 탄생하게 됐다고 해요.

이성호 웨이브코퍼레이션 대표 (출처: Platum)
"기존 서비스들은 전화나 메신저 등의 연장선상으로만 영상통화를 생각하고 있어요. 영상통화를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데, 우리는 친구들이 같이 시간을 보내며 노는 데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 이성호 웨이브코퍼레이션 대표 인터뷰 -


실패를 통해 문제를 발견하고 린(Lean)하게 대응하는 이성호 대표의 실험정신은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올해 3월 서비스를 다시 시작한 웨이브는 6개월 만에 가입자 80만명을 모았다고 해요. 이성호 대표는 올해 안에 웨이브 가입자 100만명 달성을 목표로 잡았고, 사람들이 "밖에서 놀래, 웨이브 할래?"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웨이브를 국내 대표 놀이 아이템으로 성장시킬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어요.



 




오프라인 놀이를 온라인으로 발전


1. 방탈출게임

웨이브 방탈출 게임 (출처: 웨이브)

최근 국내에 방탈출카페가 큰 인기를 끌고 있어요. 18년 6월 기준 200개가 넘는 방탈출카페가 운영되고 있다고 해요. 방탈출카페란 60분 제한시간 안에 단서 발견하고, 추리를 통해 밀실을 탈출하는 카페를 말해요. 보통 방탈출카페의 비용은 1시간에 20,000원 정도로 20~30대들이 친구 혹은 연인들과 함께 이용하고 있어요. 용돈을 받고 생활하는 Z세대에게는 비용에 대한 진입장벽으로 인해 이용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지요.


웨이브는 위의 문제를 온라인 공간에서 풀고 있어요. 웨이브라는 같은 온라인 공간에서 친구들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방탈출게임을 즐길 수 있는거에요. 미리 방탈출카페를 예약할 필요도 없고, 귀찮게 옷을 입고 나갈 필요도 없어졌어요. 그냥 침대에 누워서 손가락 하나로 방탈출게임을 할 수 있게 됐으니 Z세대 입장에선 Thank you!가 아닐까요?


2. 마피아

웨이브 마피아 게임 (출처: 웨이브)

마피아는 시민, 경찰, 의사, 마피아 등 각자 역할에 맞게 연기를 하면서 마피아를 찾아내는 심리 스릴러 게임을 말해요. 규칙도 어렵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어요. 그러나, 간혹 연기 좀 한다는 사람들과 같이 하면 배신감을 느끼게 되는 마력의 게임이지요. 최근에는 와썹맨 박준형이 타짜 연기자들과 마피아를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WWfkThup4Os&t=1s

와썹맨 마피아 (출처: 유튜브)

웨이브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은 방탈출카페, 두더지 잡기 게임, 그림 퀴즈, 할리 갈리 등 다양했지만 마피아가 가장 재밌었어요. 단순한 게임들에 비해 심리 게임인 마피아는 같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필수적으로 많이 해야해서 Social Game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실제로 공개방에 만들어지는 게임의 수를 봐도 마피아가 압도적으로 높았어요. 초등학생에서 중학생 정도의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나, 상대적으로 고등학생 이상의 청소년들은 친구들과 소통하는 대화방을 주로 이용했어요.


개인적으로 웨이브에서 제공하는 방탈출게임, 마피아 등 낮은 난이도의 게임은 시간이 지나면 흥미를 잃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단순한 게임에 대한 흥미는 사용자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급격히 감소해요. 따라서, 웨이브가 사용자의 연령대를 넓히고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선 단순히 게임의 종류를 높이는 것을 넘어 지속적인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영상통화 하면서 유튜브를 같이 본다니


모든 영상 콘텐츠가 유튜브를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어요. 사람들은 더 이상 무한도전이나 1박2일 같은 정규 예능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주말을 TV 앞에서 기다리지 않지요. 매일 새로운 영상, 재밌는 영상, 감동적인 영상들이 유튜브에서 실시간으로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에요. 심지어 정보 검색 마저도 유튜브를 통해서 해결하고 있어요. 그래요 유튜브가 대단하다는건 알겠어요. "그런데, 영상통화를 하면서 유튜브를 같이 볼 수 있으면 뭐가 좋은걸까요?" 한마디로 대답하면,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즉시적으로 그리고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현재 유튜브에 업로드 된 영상은 보면서 댓글을 달 수는 있지만 라이브 채팅을 할 수는 없어요. 물론 유튜브 라이브 영상은 라이브 채팅을 할 수 있어요. 그러나, 다수의 사용자들이 텍스트 형태로 소통하다 보니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웨이브의 유튜브 같이 보기 기능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최대 8명의 사용자들이 같은 영상을 보면서 즉시적으로 그리고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웨이브 유튜브 같이 보기 추천 카테고리 (출처: 웨이브)


웨이브 유튜브 같이 보기 (출처: 웨이브)

실제로 사용자들은 웨이브에서 유튜브 같이 보기를 통해 무슨 영상을 보고 있을까? 라는 궁금증이 컸어요. 개념적으로는 당연히 와썹맨이나 워크맨처럼 인기있는 유튜버 혹은 K-POP 관련 아티스트를 보고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러나, 실제로 웨이브에서 같이 보고 있는 대부분의 영상은 틱톡 영상이었어요. (2019.12.01 저녁 기준) 첨부한 이미지를 보면 웨이브 사용자들이 틱톡 손댄스 영상을 보면서 같이 연습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요.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먼저, 영상통화를 하면서 유튜브를 볼 수 있다보니 단순히 텍스트 형태의 소통이 아니라 몸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어요. 앞으로 뷰티 기능 강화, 높은 품질의 콘텐츠의 저장, 공유 기능 등이 생기면 정말 무서운 서비스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음으로, Z세대 사이에서의 틱톡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어요. 영상통화 하면서 유튜브를 같이 볼 있는 기능이 생기니 틱톡 영상을 보고 있다고? 심지어 추천 카테고리에도 틱톡이 없어 불편하게 검색을 해서 찾아봐야 했어요. 어쩌면, 틱톡에서 유행하는 음악이나 댄스는 Z세대 사이에서 대화를 할 있는 소재이자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로서 발전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피할 수 없는 유해성 콘텐츠


모든 UGC(User Generated Content) 서비스는 유해성 콘텐츠를 문제를 가지고 있어요.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유튜브도 유해성 콘텐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요. 영상의 특정 패턴을 학습해 유해성을 판단하는 AI 기술이 있다고 해도 사람만큼 높은 수준으로 유해성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에요. 나아가 AI 기술의 오류로 인해 잘못된 판단을 할 경우 책임에 대한 주체가 불확실하다는 문제도 있어요. 그래서 대형 UGC 서비스 같은 경우도 1차는 기술로 유해성 콘텐츠를 분류한 다음 2차로 사람이 직접 한번더 확인을 한다고 해요. 그러니 당연히 검수 인력으로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 밖에 없겠죠.


스타트업에서 운영하는 UGC 서비스에서 유해성 콘텐츠를 피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위와 같은 비용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운영 비용이 충분하지 않으니 인력을 최소화 할 수 밖에 없어 유해성 콘텐츠가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는 틈이 생기게 되는거지요. 중요한 점은 "돈이 없는데 어쩔 수 없지."라고 합리화 하지 않고 틈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실행하는 정신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낮은 연령대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면 유해성 콘텐츠를 막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해요

유해성 공개방 신고하기 FLOW (출처: 웨이브)

물론 웨이브도 사용자들이 유해성 콘텐츠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설치해두었어요. 1) 공개방 입장 시 '유해성 콘텐츠에 대한 경고'를 가장 먼저 보여주고 있어요. 2) 유해성 공개방을 신고하면 해당 사용자로부터 차단돼요. 그러나, 다른 사용자에게는 여전히 유해한 콘텐츠가 노출되기 때문에 공개방의 높은 비율이 유해한 콘텐츠로 구성되었어요. 온라인 놀이 공간도 오프라인과 동일하게 안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누가 유해한 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놀이터, 문방구를 가고 싶을까요? 물론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고 놀거리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해성 콘텐츠를 차단하기 위한 확실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유해성 콘텐츠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순간 웨이브의 성장 속도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질 수 있다고 확신해요.






앞으로도 지켜보고 싶은 서비스, 웨이브


2018년 11월 17일
-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재생이 가능해졌습니다.
- 웹툰이 컨텐츠에 추가되었습니다.
- 버그 수정과 성능 향상이 이뤄졌습니다.

...

2019 11월 4일
- 누군가 갑자기 들어와서 불편하신 적 있으신가요? 설정 메뉴 속 ‘개인 설정’ 항목에서 카메라를 끄고 시작하는 기능과, 혼자 있을 땐 방이 자동으로 잠기는 기능이 추가되었어요.
- 설정 메뉴의 구성을 사용하기 편하게 만들었어요.


웨이브는 1년간 총 25번의 버전 업데이트가 있었어요. 특히, 드로잉 퀴즈 같은 경우 7번의 업데이트, 마피아는 4번의 업데이트를 진행했어요. 처음부터 좋은 서비스나 기능은 없어요. 오히려, 기능을 완벽하게 만들기 보다는 최소한의 기능으로 시작해서 사용자의 피드백을 통해 린(Lean)하게 발전하는 것이 좋은 방향이 될 수도 있어요. 핵심 기능인 놀이 조차도 최소한의 수준으로 출시하고 점진적으로 발전시키는 웨이브 서비스를 보면 이성호 대표의 실험정신이 서비스를 성공으로 연결시킬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저는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들어서 사용자들에게 큰 가치를 주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작은 기능도 무겁게 기획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덕분에 같이 일하는 개발자 분들에게 단계별 기획이 필요하다는 요구사항을 받기도 하지요. 지금은 어느정도가 본래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최소 수준인지를 파악하고 기능을 기획하는 훈련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좋은 서비스 천천히 보기를 통해 웨이브를 소개하는 일이 기획적인 역량을 키우는데 도움이 됐어요. 앞으로도, 웨이브가 무슨 실험을 하고 어떻게 성장해나가는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어요.


세상에서 제일 같이 놀기 좋은 서비스가 되고 싶어요.
이제야 프로토타입을 벗어났으니 아직 갈 길이 멀죠.
- 2019. 09. 이성호 대표의 인터뷰 중 - 



참고 자료


1. "영상통화 하며 게임·유튜브 함께 즐긴다면?", 한국 경제, 2019.09.23

https://www.hankyung.com/it/article/201909203023g

2. 스파크플러스, 스타트업 요람으로 뜬다, 매일 경제, 2019.10.06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19/10/801995/

3. 스타트업 브리핑, 시사저널e, 2019.08.03

http://www.sisajournal-e.com/news/articleView.html?idxno=204054

4. 카카오벤처스, 영상통화 플랫폼 웨이브에 투자, 조선비즈, 2019.07.30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30/2019073000515.html

5. 웨이브 공식 홈페이지

https://www.wavetogether.com

6. 구글플레이 '2019 올해를 빛낸 인기앱', Platum, 2019.11.11

https://platum.kr/archives/13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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