쨔잔!! 질풍(疾風) 천 공일 섬(天空一閃)!!
"어이구! 인간아! 저리 좀 비켜봐!!!"
마눌님이 침대에 누워 한 손에 무협지를 들고 있는 나를 보면서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나의 정신 중 반은 이미 딴 세상 속에 가 있었고, 현실에서 들려오는 외침을 애써 외면하려 하고자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현 상황을 타개하려고 하였다.
침대보를 거둬가는 마눌님을 방해하지 않게 옆으로 데구루루 구르고 있는 모습을 본 우리 마눌님!

"청소하는 거 안 보여? 지 마누라 고생하는 거 보면 좀 도와주지! 일 하는 것도 아니면서...... 할 일 없으면 저기 욕실 옆에 순돌이가(애완견) 싼 거나 좀 치워라! 인간아!"라고 나에게 말한다.
"아! 진짜~ 책 보고 있는 거 안 보여! 취미 생활하고 있는 거라고! 쉬는 날에는 나도 좀 취미 생활 좀 하자!"라고
나름 심각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하지만! 마눌님은 늘 그렇듯이 그게 무슨 취미냐는 듯한? 그리고 한심스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중학교 시절 김용 작가님의 영웅문을 읽고 받았던 그때의 충격은 거의 벌모세수급이었고,
그 후 거의 하루에 한 권씩 그 두꺼운 무협소설을 독파하는 내공도 생겨났다!
아는 사람은 다 알 거다.
무협소설의 위대함을 말이다.
여러 가지 부연 설명은 각설하고,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거 머랄까? 아! 그분 락포드 셰익스피어!!
난 그 분보다 무협작가이신 김용 이분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휴일 오후!
난 내 책상 위에 앉아 눈을 지그시 감고 생각에 잠겼다.
백문이 불여일견(不如一見)

보여주려고 한다. 무협소설의 위대함을 그리고 그 무시무시한 독자층과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게다가 한 번 빠져들면 다시 헤어 나올 수 없는 그 달콤한 세계에 대해서 말이다.
그런데..... 글을 쓰려하자 머리속에는 나의 비장함과는 다르게 소설의 기법, 사건의 연속성 그리고 복잡한 인물들의 관계도
등등.....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찾아왔다.
하지만, '이렇게 다짐만 한 게 벌써 몇 번째이던가! 안된다고 생각할 때부터 안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막 생긴다고 하니 된다고 생각하라는 누군 말처럼 일단 써 보고 나서 생각해 볼란다!'라고 마음을 부여잡았다.
더구나,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대!
내가 무협 소설과 함께 한 세월이 대체 몇 년이던가? 안 읽은 책이 없다고 자부할 만큼 많이 읽었으니
어찌어찌 써도 대충 구색은 나오지 않겠는가?
그렇게 30분여 정도 지난 후 컴퓨터 모니터 안에 글이 쓰였다.
질풍(疾風) 천공일섬(天空一閃)
'원래 제목 만들기가 가장 힘든 법! 시작이 반이지 않는가? 난 이제 반을 해낸 것이다. ㅋㅋㅋ'라고 스스로 위안을 하며, 책상에서 일어나 물을 마시러 나갔다가 그날은 그렇게 끝이 나버렸다.

하지만 예전과는 분명 다른 게 생겼다.
신기하게도 제목을 만들어 놓으니 계속 스토리를 구상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야! 시작이 반이라는 말... 맞네!'라는 생각과 함께 다시 책상에 앉았고, 그렇게 1시간여 만에 첫회를
써서 네이버 웹소설에 글을 올렸다.
글이 올라간 지 이틀이 지나고 동공이 확장될 만큼 눈이 커진 조회수 630여 명!
그리고 "첫회부터 흥미진진~~" 또는 "오래간만에 정주행" 등등 10여 남짓의 댓글들!
"크하하하하!"
너무 기분이 좋았고,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너무나 보람되었다.
그리고 한 주 한주 연재해 나가는 동안
독자들이 '글이 기다려진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 "자주 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를 부르고 있는 호칭 '작가님' ㅋㅋㅋ
내 생전에 이런 날이 오다니!!

정말이지 신기한 건 큰 구도를 정하지 않고 그때 그때 단편식으로 글을 썼는데, 쓰다 보니 마치 처음부터 계획된 것처럼 전체적인 스토리가 이어져 나간다는 것이었다.
정말 신기했고, 그러면서 생각났던 것이 하니까! 되긴 되는구나!라는 것이었다.
옆 동네 살고 있어, 자주 찾는 처제의 집
동서와 처제 그리고 와이프는 식탁에 앉아 자주 책 이야기를 하곤 한다.
동서는 작가이며, 몇 권의 책을 출판하기도 하고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 원래 책을 좋아하는
와이프와 처제까지 함께 모이는 날이면 자연스레 책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럴 때면, 난 조용히 작은 방으로 들어가 무협소설을 읽곤 하였다.
그리고, 그때마다 다짐 비슷하게 했던 생각!
'보여 주리라! 너희들이 말하는 책 못지않은 이 무협소설의 위대함을'
그렇게 시작된 나의 무협소설 연재는
현재 총 80회로 1부 완결된 상태이고,
누적 조회수는 21만이 조금 넘었다.
난 내 조횟수를 가지고 와이프에게 "봤지!"라고 거드름을 피우지만 사실 무협소설의 세계에선
20만 누적 조회수를 가진 작가님들은
너무나도 많다.

현재는 2부 연재에 대한 부담감도 있고, 지금도 2부를 쓰지 못한 채 빨리 시작해야지!라는 생각만 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도전을 시작한 계기로 또 다른 길과 세계를 그리고 앞으로의 작은 꿈도 생겼다.
나는 시간이 많이 많이 걸리더라도 작품을 계속 쓸 것이다.
그리고 먼 훗날 작은 책방을 차려서 내 책을 전시해 놓는 꿈을 위해서 계속 전진할 것이다.
또, 누가 알겠는가! 계속 쓰다 보면 소설 해리포터처럼 될지도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