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줄 건대?

by 홍반장

"아들!! 거기 리모컨 좀 줘봐!"

손에 리모컨을 쥐고 TV 프로그램을 따라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던 아들이 내 이야기에 고개를 휙 돌리며 말했다.


"싫은데~~ 내가 왜? 얼마 줄 건대?" 리듬에 곡조까지 붙어있는 초등학교 1학년인 울 아들의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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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당황하며 "야!! 그거 머야? 다시 해봐!"라고 말했다.


아들은 재미있다는 듯 "싫은데! 내가 왜? 얼마 줄 건대?"라며 노래하듯 대꾸했다.


"이게 머지?" 난 조금 황당해하며 와이프에게 물었다.


"아... 저거! 아파트 놀이터에서 애들 사이에서 저러고 놀던데!" 별거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저거... 저런 거 못하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난 거의 혼잣말처럼 말하다가 이내 다른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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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저렇게 대꾸하는 아들을 포함한 요즘 아이들의 물질주의적 사고에 대한 훈계나

걱정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되려 그 반대의 사고로 나와 나를 가르치는 학생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어떠한 가치를 돈으로 환원하여 메기는 버릇이 있다.


나 역시도 어렸을 적 내 물건을 팔거나 친구에게 살 때면 "그거 얼마야? " 또는 100원 정도의 가치를

"야! 이거 만원 주면 팔께!"라고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하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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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물건은 비싸게 말하고, 팔 수 있으면 최대한 비싸게 그리고 남의 물건은 최대한 싸게 사고 싶어 하는 것이다.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기에 진리 같아 보이기도 한다.


여기서 잠깐! '그럼 나의 가치는 얼마?'라는 생각!!

분명한 건 나의 가치를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남들이 높게 여겨 줄 것 같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다.

아니, 엄청나게 싸게 생각하지나 않으면 다행일 거라 생각한다.

나의 재능, 능력, 전문적 기술 이 모든 걸..... 물론 따로따로 계산한다고 쳐도 말이다.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 거 없이 강제성을 띈 일에는 무기력해지거나 하기 싫어한다.

반대로 말하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는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그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난, 요즘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내 동생(아들에겐 삼촌)이 아들 앞에서 외국인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며,

나에게 "아빠는 삼촌처럼 영어 잘해?"라고 묻는 것이다.

물론 대답은 "아니"였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나 즐거운 마음으로 영어를 공부한다.

머릿속으로 외국인과 멋있게 대화하고 있는 나의 모습 그리고 그 옆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아들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뿌듯하고 아울러 공부에 대한 욕구가 솟구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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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은 아들이 문제가 아니다.

어디서든 멋지게 외국인과 대화하는 나의 모습을 생각하니 기분이 더 더 좋아졌다.


그리고, 이것이 나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시켜서 할 때는 그렇게 하기 싫었던 공부가

나의 가치를 높이고자 스스로 선택하니 이렇게 달라지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와 놀이터에서 함께 놀았던 그 아이들도

우리들의 학생들도

타인들을 위한 그 무엇이 아닌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선택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그럼 분명 행복해질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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