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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선 Mar 09. 2023

'이권 카르텔’ 해체가 노동개혁 핵심

문화일보 오피니언 포럼(2022.12.23)

윤석열 대통령이 노동개혁의 최우선 추진을 천명했다. 윤 대통령은 21일 기획재정부 신년 업무보고 자리에서 노동조합 부패 척결을 강조하면서 ‘이권 카르텔’의 착취로 인한 미래세대의 절망 우려와 4차 산업혁명 대처를 그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 엄격한 노사 법치주의 적용, 노조 회계 투명성 제고,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노노(勞勞) 간 착취 개선, 임금체계 합리화를 정책으로 제시했다.


주목할 대목은, 대통령이 노조를 ‘이권 카르텔’이라 공개 비판한 것이다. 이 카르텔은 민주화 이후 좌파정권과 노조, 좌파 시민단체, 복지·비영리기관의 ‘좌파연합 담합 구조’의 핵심이다. 지금 좌파정권은 행정부 권력을 잃었으나, 국회의 절대다수 의석으로 이 카르텔을 옹호하고 있다. 최근 이 카르텔의 핵심인 민노총은 화물연대와 철도·지하철 및 건설산업 노조까지 동원해 총파업을 시도했다. 화물연대의 불법 운송거부는 4조여 원 추산 경제적 피해를 냈다. 이제 강성 노조의 정당한 노동자 권익 보호와 무관한 소위 ‘평화통일 운동’이나 정치적 연대파업 조장을 의법 처리해 이 카르텔의 불법행위를 막아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노조의 회계 투명성 제고도 시급하다. 이미 민노총과 한국노총이 받는 조합비는 매년 1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정부와 지자체 지원금도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확한 사용 명세가 포함된 회계 결과는 비공개이고, 정부 등의 지원금 감독도 사실상 없는 상태다. 노조 지휘부의 부패와 특권은 ‘귀족 노조’ 논쟁의 핵심인데, 이게 회계 불투명성 및 지원금 감독 결여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노조가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익 보호에 집중하고, 지휘부가 부패하지 않으며, 원치 않는 노동자들을 ‘평화통일 운동’, 정치투쟁 등에 동원하지 못하도록 이를 즉각 개선해야 한다. 과거 기업회계 투명성 확보로 ‘정경유착’으로 불린 군사독재 정권과 재벌들의 담합 구조 와해에 기여했던 전례가 있다.


또한,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보상, 일자리 안정성(job security), 작업 환경, 복지 등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차별한다. 그런데 그 근본 원인은 기존 노동법제의 정규직 과보호에 있다. 사용자는 비정규직과 아웃소싱을 선호할 인센티브를 가지고, 정부도 선거로 교체되므로 정규직 강성 노조에 끌려다닌다. 이로 인해 성과-직무 연동 보상체계 도입이 번번이 무산되고, 정규직-비정규직·아웃소싱 간 이해 갈등이 증폭됐다. 결국, 정규직의 지대 추출(rent extraction)은 ‘노노 간 착취’를 야기했다. 비정규직·아웃소싱 노동자들이 정규직 노동자들의 더 큰 몫을 위해 희생당하는 만큼 강성 노조의 불법 행위 엄단과 보상체계의 성과-직무 연동은 필수다.


더해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적·경제적 불확실성으로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는 선결 과제다. 인공지능(AI) 혁명 등 전대미문의 기술 혁신에 따른 산업구조와 생활양식 변화는 가늠하기 어렵다. 이에 따른 산업과 경제의 대변환에 신속·유연하게 대처하려면, 다양한 형태의 고용과 일자리가 허용되고, 그 보상과 혜택 및 안정성도 따라서 신속히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마땅히 강성노조 중심 이권 카르텔이 해체되고, 노조가 본연의 목적으로 회귀해야 노동자 권익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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