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정부혁신 파격과 AI시대 정부
문화일보 오피니언 <포럼> 칼럼(2024-11-25)
일론 머스크는 천재이며 혁신가며 기인이다. 그는 전기차를 내연기관차에 필적하는 상용차로 대중화한 게임체인저다. 그는 돈만 번 게 아니라, 인류의 핵심 문제인 기후변화 해결에 지대한 공헌으로 추앙받는 기업인이 됐다.
그는 또 인공지능(AI)의 선두주자 ‘오픈 AI’ 창업자 중 한 사람이며, 그 위험 대비에도 선두에 섰다. 그는 맥스 테그마크의 ‘삶의 미래 연구소’(FLI) 설립에 1000만 달러를 쾌척, 아실로마 원칙(미래 AI 연구의 23가지 원칙)과 블렛츨리 선언(AI 기술 안전에 관한 선언)을 주도하게 했다. 이는 범세계적 AI 연구의 윤리와 원칙, 규제의 틀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런 그가 이번 11·5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했다. 그리고 트럼프는 그를 ‘정부효율부(DOGE)’ 장관으로 내정했다.
머스크는 DOGE의 미션을 규제 개혁, 공무원 수 감축, 비용 절감을 통한 정부 효율성 제고로 제시했다. 추진 원칙은 연방 대법원의 ‘웨스트버지니아 대 환경청’ 판례(2022)와 ‘로퍼 브라이트 대 라이몬도’ 판례(2024)에 근거한다. 이는 ‘셰브론 원칙’에 따라 지난 40년간 법률 문구가 모호할 때 주무 행정기관의 법률 해석과 이행지침 수립 권한을 폭넓게 존중했던 판례를 뒤집은 것으로, 행정명령 등의 실효성을 엄격히 제한해 공무원의 재량권을 축소한다.
이 미션 추진 원칙에 입각해서 행정명령으로 이미 공표된 수천 개 규정을 폐지·철회하고, 이에 따라 연방 공무원의 수를 필요 최소한으로 감축, 그 급여를 획기적으로 절감한다. 이때 감축해야 할 공무원 수는 최소한 철폐되는 연방 규정의 수에 비례해야 한다. 단, 퇴직 공무원의 민간 이직 지원, 인센티브 제공, 자발적 퇴직수당 지급도 병행한다. 감축의 첫 방안은 재택근무 금지다.
DOGE는 민간자문위원회이나 트럼프가 그 역할을 ‘우리 시대의 맨해튼 프로젝트’라고 말할 정도다. 추진 체계도 이미 취임 전 정권인수팀에 기술·법률 전문가를 추천하고, 취임한 이후 백악관 관리 및 예산처(OMB)와 긴밀히 협력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DOGE의 활동시한을 2026년 7월 4일로 확정, 신속·과감한 추진을 시사하고 있다.
사실 트럼프의 재등장으로 나라마다 전전긍긍이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이 재등장의 또 다른 핵심 시사점은 현 난국 돌파가 결국 국가 경쟁력으로 결정될 것이라는 점이다. 경쟁력의 핵심은 개인·기업·정부 경쟁력이다. 이 경쟁력을 높이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정부 3부(입법·행정·사법)의 비효율성이다. 여야 극한 대립과 지나친 정쟁, 정책 실기, 과도한 규제, 과다한 세금, 방만한 정부조직과 재정, 관료주의 등이 핵심 문제점이다. 또, 지금은 AI를 포함한 새 물결의 도래로 인류가 대전환의 초입부에 서 있는 시대다.
이러한 시대에 미국은 머스크라는 시대의 기술적 흐름과 문제를 가장 잘 파악하고 가장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을 가진 인사를 정부 혁신 수장으로 내세웠다. 많은 사람이 기업가 트럼프와 머스크의 기행을 말하며 비판한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번 선택은 국가적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개각과 4대 개혁 완수에 윤석열 정부가 참고해야 할 핵심 시사점을 던져준다. 결국, 인사가 만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