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와 A여집합을 극단적으로 나누는 것은 대표적인 흑백논리입니다.
흑백논리의 함정에 빠지는 사람들은 A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A를 제외한 모든 것에 반대할 것이라고 넘겨 짚습니다. 세상을 흑이 아니면 백, 극단적으로 나누는 것입니다. 이 때 논리적 비약이 발생합니다. A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A에 찬성하는 근거가 A여집합에 찬성하는 근거보다 크다는 점에 집중합니다. 사형제도에 찬성한다고 인권을 깡그리 무시하는 것이 아니고, 전략의 변경에 찬성한다고 기존의 전략에 완전히 반대하는 것은 아닌 것 처럼요. 이는 극단적인 생각입니다. 찬성과 반대 사이에 ‘적당한 찬성’과 ‘그럭저럭 반대’도 항상 존재합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근거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A를 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A를 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B를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A를 했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자주 듣는 말이지만, 두 경우 모두 주장을 위해 또 다른 주장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A를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A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해보지 않은 수 많은 것들 중에 특히, 지금 A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야 이해가 됩니다. 지금까지 A를 했기 때문에 B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A가 아니라 굳이, 하필 B를 해야 하는 근거’를 설명해야 납득이 가구요. 주장에는 또 다른 주장이 아니라, 구체적인 근거가 필요합니다.
매출의 하락 방어에 대한 질문에 매출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다 설명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전략을 묻는 질문에 그것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세세한 정보를 다 말하려는 사람들도 자주 봤어요.
질문을 받고 이에 대한 대답이 오가는 대화에서는 질문에 ‘답변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질문의 핵심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하고요. 그 다음에는 내가 아는 것들 중 무엇을, 어떤 순서로 조합해야 질문에 핵심적인 답이 될지 생각해 보면 좋습니다.
“태도가 경쟁력이다. 태도는 재능을 꽃피울 수 있게 도와준다. 태도의 역할이 타고난 역량을 더욱 발휘할 수 있게 해 준다고도 볼 수 있다. 그 근거는 좋은 태도가 있어야 좋은 역량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좋은 태도가 없으면 가지고 있는 재능이 평가절하 되기도 한다. 우리 주위에도 안 좋은 태도로 재능을 무시받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우리는 좋은 태도를 길러 역량을 더 잘 활용해야 한다.”
긴 말을 들었는데 요점은 막연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위 글은 ‘태도가 재능에 도움이 된다’는 단순한 말을 여러 문장의 형태로 반복했습니다. 같은 의미를 다른 표현으로 반복하거나, 같은 의미를 가진 ‘대우 명재’로 논거를 여러번 반복하며 같은 말을 늘리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대화는 듣는 순간에는 그럴싸 하지만, 막상 돌아서면 기억에 남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긴 대화였지만 결국 내가 들은 말은 ‘태도가 재능에 도움이 된다’는 한 문장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말을 여러번 반복하며 말을 늘리기 보다는 간단한 명제에 연결되는 단순한 근거들을 MECE한 형태로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위 경우에서는 태도는 재능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업무적, 개인적, 사회적으로 나누어 근거를 설명하는 것이 훨씬 더 논리적인 말이 되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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