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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RALEE의 디자이너
이와이 료타와의 인터뷰

현재 가장 핫한 미니멀리즘 디자이너

by d code 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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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RALEE의 설립자이자 디자이너

이와이 료타와의 인터뷰.


최근 몇 년간 패션 씬은 스트리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들과 셀러브리티들을 기용해 펼치는 마케팅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 속에서 미니멀리즘 디자인으로 오랜 시간 곁에 두고 입을 수 있는 옷들을 만들고 있는 AURALEE (오라리)의 작품들은 반갑게만 느껴집니다. 오라리는 남성복의 정의를 새롭게 정립하여 언제든지 쉽게 착용할 수 있는 의류를 만들며 독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2020 봄·여름 시즌에도 파리 패션위크에 참여한 AURALEE의 디자이너 이와이 료타를 만나 그가 생각하는 워크웨어, 남성복, 여성복을 디자인 할 때의 차이점 그리고 아시아계 디자이너가 파리 패션위크 무대에 선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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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RALEE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저는 사람들이 기억하기 쉽고 듣기에도 좋은 이름을 찾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오래 된 포크송 제목인 AURA LEE가 마음에 들어 그대로 브랜드 이름으로 사용했어요. 불을 밝혀주는 땅이라는 의미인 것 같기도 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발음 또한 듣기 좋았죠. 사실 미국에서 부르는 노래의 제목이란 걸 처음에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우연의 일치였죠.



당신이 만드는 남성복은 어떤 옷인가요?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 옷의 가치를 잘 아는 사람. 그런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나 개성을 더욱 극대화시켜줄 옷을 만들고 싶어요. 또한 남성적이나 여성적인 포인트를 딱히 의식하진 않습니다. 남성복이든 여성복이든 어느 한쪽에 치우지지 않으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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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많은 디자이너들이 일상 속에서 맞이하는 장소나 사물에서 영감을 받는다고 하죠. AURALEE의 디자인은 어떤가요? 환상이나 이상 속의 디자인인가요?


AURALEE의 옷은 매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환상 속의 디자인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저는 제가 살아가는 삶과 주변의 친한 동료들과 사물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 작업을 합니다. AURALEE는 오리지널 패브릭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어떤 옷을 어떤 소재로 만들어낼까에 대한 기분 좋은 고민과 함께 소재만으로 계절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는 그런 이미지를 나타내려 노력해요. 또한 저는 본 적도 만져본 적도 없는 새로운 소재로 아름다운 실루엣을 만들어내는 것에 행복함을 느끼는 동시에 다음 컬렉션을 위한 원동력을 얻기도 합니다.



AURALEE의 2020 봄·여름 컬렉션에서는 많은 포켓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워크웨어의 디테일 또한 찾아볼 수 있었고요. 이번 컬렉션은 어떠한 것들에 영감을 얻으셨나요?


저는 워크웨어에 담긴 디테일들을 매우 좋아합니다. 멋만을 위한 디테일이 아니라 모든 것에 의미가 있고 용도가 확실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워크웨어에 달린 포켓의 크기와 위치 이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일을 시작할 때부터 저는 의미가 담긴 디자인을 좋아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워크웨어가 가진 역사에 대해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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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RALEE의 남성복과 여성복은 모두 비슷한 특색을 가지고 있어요. 디자인적으로 접근해보면 어떨까요?


우선 디자인으로 접근했을 때 우리의 옷은 유니섹스가 아닙니다. 남성복과 여성복에서 보이는 실루엣은 매우 달라요. 하지만 표현하고 싶은 분위기는 매 시즌 항상 똑같습니다. 큰 차이점을 말해보자면 제가 직접 입어볼 수 없는 여성복을 디자인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더욱더 풍부한 상상력을 끌어낼 수 있어 매번 재미있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미니멀리즘 디자인에 큰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과하다 싶을 정도의 브랜딩과 로고에 영향을 받고 있는 패션 씬에서 미니멀리즘 디자인이 가지는 의미는 어떨까요?


저는 옷에 사용되는 소재를 직접적으로 느끼거나 활용할 수 있는 미니멀한 디자인을 선호하기 때문에 커다란 로고를 사용하는 것에 딱히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제가 입을 옷은 로고가 없는 것으로만 골라요. 그렇다고 제가 선호하는 스타일의 디자인을 강요하고 싶진 않네요. 화려한 프린팅이나 로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미니멀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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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URALEE는 컨버스와 뉴발란스와 같은 거대한 브랜드들과 콜라보레이션을 발표했죠. 이런 협업들은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에 스트리트웨어를 담아냈다는 의미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스트리트웨어 스타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저는 보통 스니커즈와

드레스 슈즈를 같은 범주에 놓고 스타일링을 하고는 해요.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죠. 컨버스와 뉴발란스와 같은 브랜드와 협업을 한 이유는 AURALEE의 디자인을 확장하는 것에 목적을 두었습니다. 아주 좋은 자극제가 되어줬다고 생각해요. 브랜드가 가지고 있지 않은 새로운 요소를 주입하며 개인적으로 굉장히 값진 경험을 했습니다.



매 해 새로운 트렌드를 선보이는 파리 패션위크 무대에 아시아계 디자이너로 선다는 건 어떤가요?


해외 무대에서 고작 두 번의 시즌만을 보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정말 많은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저와는 전혀 다른 문화에서의 삶을 살아온 수많은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저만의 스타일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큰 자극들이 저에게 매일매일 다가오고 있어요. 브랜드의 첫 해외 무대인 프랑스 파리에서 AURALEE만의 솔직하고 담담한 스타일을 보여주려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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