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레이블에서 첫 번째 여성복 컬렉션을 선보이다.
라프 시몬스가 'TEENAGE DREAMS'라는 타이틀로 자신의 2021년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리들리 스콧의 에일리언부터 윌 휴즈의 조찬클럽까지 1980년대의 컬트 무비들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을 언급하면서 자신이 젊은 시절에 즐겨봤던 작품들에 찬사를 보내는 동시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에서 처음으로 여성복 컬렉션을 선보였죠. 지난달 미우치아 프라다와 공동으로 작업한 프라다 컬렉션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좋은 영화는 시간이 지난 뒤 봐도 여전히 좋습니다. 이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그도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우리와 다를 것은 없었던 걸까요? 그는 자신의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에일리언, 행잉록에서의 소풍,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조찬 클럽 등 영화 속 디테일들을 컬렉션을 통해 디자인으로 풀어내며 신선함을 우리에게 선사했습니다.
바닥에는 이끼가 깔려 있고 시들어져 버린 나무에는 꽃이 피어있는 독특한 세트에서 진행된 그의 컬렉션의 시작은 혁명의 아이들을 환영한다는 메시지가 적힌 터틀넥과 벨벳 소재의 팬츠가 장식했으며 '함께 하자', '무질서', '모든 것을 탐구하라'라는 메시지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제도의 질서에 대해 항의하는 유스 컬처를 지향하는 그와 완벽히 맞아떨어지는 문구들이었습니다.
컬렉션 피스의 구성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남성복의 경우 모두 부츠컷의 팬츠와 블랙 & 화이트 컬러의 슈즈를 착용했으며 상의 아이템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켰습니다. 사이키델릭스러운 그래픽 디자인과 텐트처럼 거대한 파카와 스웨터 그리고 딱 달라붙는 터틀넥 아이템이 눈에 띄었으며 라프 시몬스가 처음으로 선보인 여성복에서는 샤프한 실루엣의 스커트를 볼 수 있었죠.
그의 컬렉션을 보고 있을 때면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라프 시몬스는 옷을 보여주기보다는 자신의 애티튜드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 같다는 것이죠.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비전을 적절히 사용해 현실에서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은 이번 컬렉션에서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또한 그는 오는 12월 자신의 레이블 25주년을 기념해 100개의 아카이브 아이템을 다시 한번 재발매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열성팬들은 이미 통장의 잔고를 확인했을 겁니다. 라프 시몬스는 항상 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에 일가견이 있는 듯 보입니다. 이번에 첫 선을 보인 여성복 컬렉션 또한 크리스찬 디올, 질 샌더, 캘빈 클라인의 여성 고객들에게는 가슴 설레는 소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라프 시몬스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있을 당시의 여성복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