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스러운 감각에 미니멀리즘을 더해낸 톰 포드의 새로운 룩
예나 지금이나 사치스러움의 끝을 보여주고 있는 톰 포드는 캐주얼 룩의 대척점에 서있는 인물입니다. 업계에서 패션의 왕으로도 불리는 그는 단순한 청바지에도 섹시한 이미지를 부여하죠.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그의 패션을 사랑해 마지않는 사람들도 합리적이고 편안한 패션으로 시선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톰 포드는 이러한 방식의 변화를 누구보다 빨리 인식하고 있었고 그는 화려하게 염색된 데님 아이템을 통해 우리들에게 친근하게 접근해왔습니다. 하지만 복잡하고 구조적인 오트 쿠튀르 재킷과 함께 매칭해 그의 아이덴티티는 계속해서 이어졌죠.
이번 2021년 가을·겨울 컬렉션을 위해 그는 포멀 한 캐주얼 룩에 아늑한 섹시함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신경 쓰지 않은 듯이 편안하게 차려입은 룩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인 섹시한 무드의 균형을 맞추는 데 초점을 맞췄고 호화스러운 이 분위기에 반전을 준 의도를 앞으로 진행될 시즌에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죠. 또한 자신의 가슴속엔 미니멀리즘 디자인에 영향을 받으며 자라온 세월이 아직까지 존재한다고 말하며 이번 컬렉션을 통해 '미니멀 캐주얼'을 주입시켜 더욱 사치스러운 일상복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여성복을 통해서는 짧은 기장으로 처리된 레더 핫팬츠와 의도적으로 깨트린 유리 파편으로 만든 귀걸이 그리고 패션 아이콘이었던 에디 세즈윅을 연상시키는 미니스커트로 자신감 넘치는 섹시를 표현했으며 가을·겨울 시즌에 빼놓을 수 없게 돼버린 다운 푸퍼 재킷과 금색 단추가 달린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 그리고 에비에이터 선글라스에 캐주얼한 무드를 얹어냈습니다.
남성복에서는 에디 세즈윅이 아닌 밴드 더 클래시의 베이시스트인 폴 시모넌을 뮤즈로 삼아 그의 세련된 헤어스타일과 더불어 그가 즐겨 입던 슬림 컷 더블 브레스티드 슈트 그리고 데님과 스웨터를 그대로 컬렉션 피스에 녹여냈죠. 부드러운 촉감의 스웨이드 재킷과 셔링 디테일이 들어간 재킷 또한 전체적인 룩의 중심점을 담당했습니다.
톰 포드는 남성복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며 "슈트는 남자들에겐 갑옷과도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자신의 일상을 화려한 무대로 보이게 만들어주죠."라며 슈트에 대한 자신의 애정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는 폴 시모넌을 상상하며 제작한 피스 외에도 꽃무늬가 수놓아진 벨벳 블레이저와 부드러운 실크 셔츠 그리고 이브닝 재킷을 선보이며 집에서 머무는 동안에도 톰 포드만의 럭셔리함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냈습니다. 격렬하고 반항적인 이미지를 지닌 인물들이 1년 동안 집에 갇혀있으며 참아온 감정들이 폭발하는 모습으로 말이죠. 그가 구축해낸 럭셔리 무드는 언제까지나 계속해서 이어질 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