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의 패션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지난 2019년 센트럴 세인트 마틴 스쿨 소속의 프레드릭 티제란센은 라텍스 소재를 이용하여 제작한 거대한 형형색색의 풍선을 통해 일종의 공연과도 같은 졸업 쇼를 펼쳤습니다. 그 결과 최고상을 수상하며 자신의 이름을 처음으로 알렸죠. 풍선 안에 갇혀있는 모델들이 워킹을 끝낼 때쯤 풍선 속의 바람이 빠지며 본래의 드레스로 돌아오는 방식이었고 쇼장을 찾은 모든 관객들이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너무나도 재치스러운 쇼였죠.
또한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프레드릭 티제란센은 환경에 대한 위험요소를 철저하게 배제시킨 다음에 소재를 추출해내는 스리랑카의 한 공급업체를 통해 쇼에 필요한 라텍스를 공급받았으며 바느질을 하지 않고 모든 피스들의 패턴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하지만 꿈만 같았던 그 순간을 시작으로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릴 수 있었던 메이저 데뷔는 팬데믹 사태로 인해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들을 구매할 수 있을 부티크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하게 될 가능성은 아직까지는 적다고 볼 수 있죠. 대신 프레드릭 티제란센은 자신의 작품을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대중들에게 다시 한번 보여줄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아쉬움을 풀 수 있을 좋은 기회에 대한 소식을 그의 공식 소셜 계정을 통해 접해보세요.
센트럴 세인트 마틴 스쿨 출신인 에이미 트린과 에반 필립스가 전개하고 있는 레이블인 웨드 스튜디오. 이들은 브라이덜 웨어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컬렉션을 꾸리고 있습니다.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웨딩드레스를 제작했던 공장의 폐직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살아가며 단 한 번만을 입게 될 웨딩드레스보다는 일상생활에서도 계속해서 입고 싶을 옷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들은 "평범한 흰색 드레스는 우리에게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물론 브라이덜 웨어를 일상생활에서 입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계속해서 노력할 거예요. 자연스럽게 정착될 수 있도록 말이죠."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브라이덜 웨어 디자인을 정식으로 교육받지 않았어요. 그렇기에 더욱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아낌없이 주입시킬 수 있죠. 그렇기에 더욱 현대적인 드레스 메이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공예가로서 살아가고 있는 지금이 너무나도 행복합니다."라고 말하는 에이미 트린과 에반 필립스. 이들이 표현하는 웨딩드레스의 새로운 세계에 많은 이들이 주목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건강이라는 단어는 지난해를 정의한 단어 중 하나로 뽑히고 있습니다. 바이러스를 대비하기 위한 의료용 마스크 또한 수많은 패션 디자이너들이 미학적인 용도로 변경해 자신들의 컬렉션에 녹여내어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도 활용하고 있죠. 그리고 런던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전개 중인 홍콩 출신의 디자이너인 스트롱 테비티바라크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이 일어나기 전부터 자신의 어머니 덕분에 건강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별명인 스트롱은 어머니가 지어준 매력적인 이름이기도 하죠. 그의 세계관에서 건강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가 자주 표현하고 있는 찌그러진 모습의 직물들은 병실의 침대에 누웠을 때 생기는 자연스러운 주름을 형상화한 것이며 매듭법과 같은 디테일은 의료용 슬링에서 영감을 받은 부분이죠. 또한 그는 건강에 해로운 요소들보다는 치유를 해주는 요소들을 자신의 컬렉션에 녹여내길 원하고 있습니다. "제가 태어난 태국에서는 힘든 상황에 직면했을 때 항상 나무속의 영혼이 우리를 도와준다고 믿는 풍습이 있어요. 자신의 체취가 배어있는 옷의 천을 잘라 나무에 묶고는 하죠."라고 말하는 스트롱 테비티바라크. 그는 지금도 대중들이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 위안을 얻기를 바라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일 겁니다.
날카롭고 섹시한 이미지의 우아함으로 가득 찼던 막시밀리안 데이비스의 데뷔 컬렉션은 지난해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어낸 컬렉션 중 하나였습니다. 영국 맨체스터 출생의 이 디자이너는 어둡고 음울한 무드를 통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죠. 그는 이러한 컬렉션을 통해 흑인들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특별한 시선을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의 데뷔 컬렉션은 자신의 할머니가 태어난 곳인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가장 큰 축제인 주베르(J'Ouvert)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이 축제는 1880년대 후반 흑인들의 폭동으로 시작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을 억압하는 사람들을 향한 목소리를 내는 시위였죠. 그는 자신의 첫 번째 컬렉션에 자부심이 담겨있다고 말합니다.
"이번 컬렉션은 저의 가족과 친척들을 위한 헌사이기도 해요.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사람들은 그 아무도 겉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아요. 항상 행복한 감정을 가지고 걱정 없이 살아가죠. 우리의 피부는 그곳에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또한 패션 디자인을 공부했던 아버지와 재봉사로 일했던 할머니에게 가장 큰 영감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던 그의 커리어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도 있습니다. 바로 웨일스 보너를 전개하고 있는 그레이스 웨일스 보너이죠. 그녀는 그에게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은사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그에게 패션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의 중요성을 가르쳤으며 정교하게 만들어질 옷들을 위해 필요한 공급업체와 제조업체를 선택하는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했죠. 이제 단독으로 씬에서 활동하게 될 그는 자신과 가족들에게 의미 있는 컬렉션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캐롤라인 후의 2021년 봄·여름 컬렉션은 대부분 화이트 컬러로만 제작되었습니다.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순 있지만 그녀의 눈에는 다채로운 컬러로 가득 차 있는 컬렉션이었죠. 캐롤라인 후는 중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총 10가지의 화이트 컬러 직물을 직접 소싱했습니다. 커튼과 손수건으로 제작될 직물들이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감각으로 손수 해체시키고 조립하는 과정을 통해 각기 다른 매력의 피스들을 만들어냈습니다. 로맨틱한 실루엣으로 연출된 그녀의 컬렉션은 항상 자신의 열정을 유지시켜주는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가득 차 있죠.
낭만적이고 감정적이며 추상적이기도 한 그녀의 작품은 매일마다 자신의 기분을 고조시켜줄 옷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작품 하나하나에 자신의 열정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컬렉션의 피스는 큰 볼륨을 가지고 있지 않죠. 다른 브랜드들과는 달리 적은 팀원들만으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이지만 그녀는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열망하고 있는 그녀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마음에 드는 것 이겠죠.
보라미 비귀에는 자신의 이름을 알렸던 데뷔 컬렉션부터 평론가들은 물론 대중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그는 워크웨어나 기능성 의류가 주를 이루고 있는 현재 패션 씬의 측면에서 영감을 받는 것이 아닌 인간의 정신성을 의복으로 표현하는 것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걸로 주목을 받았죠. 우리가 봐왔던 브랜드와는 확실히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그의 컬렉션은 그가 프랑스계 캄보디아인이기 때문일까요? 유럽과 아시아의 문화가 혼합된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신비로운 감성으로 가득 차 있죠. 그런 그는 패션 씬과는 거리가 멀었던 사제복을 자신의 컬렉션에 끌고 와 남자의 로망과도 같은 제복과 같은 느낌으로 재해석하는 것을 즐깁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사제복은 물론 중세 시대의 사제복도 그에겐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로 가득 차 있죠.
또한 그는 게임과 소셜 미디어에서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는 시각적 자극에 사로잡힌 남성들을 위해 옷을 제작합니다. 자신의 작품들을 영적인 존재라고 칭할 정도죠. 신비스러운 느낌으로 가득 찬 그의 제작 방식과 그 결과물들은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초월적인 무언가를 제공하고 싶어 하는 듯합니다.
"이러한 방식들이 저에겐 가장 흥미롭게 다가와요.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가 옷을 입는 방식에 자유가 없어지는 것 같았거든요. 물론 저의 컬렉션이 관습의 경계를 넘어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의 방식을 버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 현재 패션 씬의 모든 관습은 점점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에 언젠가는 저의 작품이 빛을 발하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해요."
빅 실루엣이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지금 조던 달라만의 빅 실루엣은 조금은 다른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쿠튀르적인 느낌도 가지고 있죠. 그는 자신의 첫 컬렉션부터 하늘에 떠있는 구름과도 같은 실루엣을 가진 피스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어쩔 때는 웅장한 느낌마저 드는 그의 작품은 연극이나 오페라에 오르는 무대의상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가 현재 머물고 있는 곳도 오페라 하우스가 랜드마크인 도시인 호주 시드니죠. 패션의 불모지처럼 느껴지는 이 곳에서 그는 패션에 대한 연구와 실험에 빠져있는 팀원들과 함께 컬렉션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하나하나의 조각들에 엄청난 시간과 직물들을 투자하며 지역 업체들과 협력하는 현재의 제작 과정이 현재 자신에게 딱 들어맞는 규모라고 말하는 조던 달라. 따뜻하고 온화하며 포근한 느낌으로 가득 찬 그의 첫 번째 컬렉션은 현재 우리에게 소개될 준비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푸른 하늘의 구름과 가장 잘 어울릴 옷들로 말이죠.
소셜 미디어로 시작해 소셜 미디어로 끝나는 요즘 패션 레이블들. 그곳에서의 루도빅 드 생 세르넹은 항상 화제를 몰고 다니며 탄탄한 마니아들을 거느리는 수준까지 성장했습니다. 젠더리스 룩 혹은 앤드로지너스 룩이 떠오르는 그의 관능적인 컬렉션은 대중들에게 흥분될만한 무언가를 선물해주고 싶은 그의 바람이 담겨 있죠. 그런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이 소셜 미디어에서 찾은 것 같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언더웨어가 베이스가 되는 그의 컬렉션에서 특이점을 하나 찾아볼 수 있는데 단 하나의 사이즈만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남성복 패션위크 무대에서 볼 수 있는 그이지만 성별을 굳이 지정하지 않았다는 그의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죠.
그는 현재 패션 산업의 트렌드가 찰나에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점을 지적하며 자신의 브랜드를 정직한 방법으로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자신이 원하는 대로 옷을 입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아슬아슬함으로 가득 차 있는 자신의 컬렉션에 매력을 느꼈다면 직접 도전해보라는 루도빅 드 생 세르넹.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많은 이들의 기대가 넘쳐흐르고 있습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나 런던을 무대로 자신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파비안 키스 유하쉬는 런던 로열 컬리지를 졸업한 뒤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기도 한 메드햄 키르히호프라는 디자이너의 밑에서 조수로 일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줄곧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대표작인 서스페리아라는 작품에 담겨 있는 공포스러운 세트와 색감 그리고 조명을 자신의 컬렉션에 녹여내고 싶어 했죠. 매일을 핼러윈 파티처럼 살아가고 있는 그와 어울릴만한 콘셉트이었습니다. 자신이 제작하는 옷들을 통해 핼러윈 파티에 빠질 수 없는 괴수 캐릭터들과 18세기의 코르셋 그리고 러플의 디테일을 한 곳에 담아내고 있죠. 서스페리아 특유의 음침한 시각적 효과와 함께 어우러진 채로 보이는 그의 작품은 패션이라는 카테고리에 묶이기에는 너무나 큰 스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파비안 키스 유하쉬는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 세상의 모든 여성들이 게을러져도 되며 바보 같아져도 된다는 말과 함께 어떠한 것으로든 변신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관습의 제약으로부터 해방되는 감정을 느끼길 바라는 그의 바람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과 맞닥뜨릴 수도 있다는 희망을 담아낸 그의 컬렉션을 지금 바로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만나보세요. 너무 겁먹지 않아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