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브랜드가 힘을 합쳐 만들어내는 협업 제품들
스니커즈 문화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어져왔는지를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가 열광하고 있는 협업 프로젝트는 비교적 새로운 문화일지도 모릅니다. 2000년도에 출시된 스투시와 나이키가 함께 한 허라취 모델이 출시되었을 때를 기준점으로 삼으면 알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약 20년 간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던 콜라보레이션 스니커즈는 지금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발매되고 있으며 이제는 '지겹다.'라고 여겨질 때가 있을 정도입니다. 확실히 두 브랜드가 함께 협력하여 내놓는 스니커즈에 특별함이 추가된 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소비자들이 지겹다고 말하는 이유 중 하나인 과대광고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스니커즈 팬들은 이러한 협업이 무엇이며 왜 이런 협업이 이루어졌는가에 대한 뒷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알고 있을 겁니다. '트렌디한 브랜드끼리 서로의 아이덴티티를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낸다.' 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브랜드, 리테일러, 아티스트들이 뛰어들고 있는 이 시장의 배경에는 아주 다양한 이유들이 존재합니다. 특정 브랜드와 커뮤니케이션을 할 방법과 이유 그리고 누구와 함께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여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치려면 어떠한 전략적 움직임이 있어야 되는지에 따라 여러 결과물들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죠.
이제 우리는 하나의 문화로 정착된 이 시장의 요소들을 더욱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협업을 진행하려는 담당자라던지 이 문화에 대해 더욱 깊은 관심을 기울이려는 준비가 끝난 소비자가 됐던지 말이죠. 이번 디코드 컨텐츠에서는 지금까지 이루어졌던 성공적인 스니커즈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이러한 프로젝트가 생겨나는 가장 큰 이유는 담당자의 관점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서로의 요구를 이해하는 과정부터 시작되죠. 이 과정은 브랜드, 리테일러, 아티스트 모두에게 해당됩니다. 그 누가 됐든 간에 말이죠.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 셀러브리티인 트래비스 스캇과 비욘세도 이 과정을 무시하진 못합니다. 결국에는 자신의 요구사항을 파트너에게 전달하고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리테일러인 파타(Patta)의 디렉터인 리 스튜어트는 협업 프로젝트에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요소가 있다고 말합니다. 우선 자신이 스니커즈에 열광적인 팬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는 "평소 존경해 마지않았던 브랜드와 함께 협업할 기회는 흔치 않아요. 저만의 관점을 이야기할 기회가 온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아요. 달려들고 보죠. 협업 프로젝트를 전략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당신은 이미 키를 손에 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어요. 대중들을 끌어들일 만한 키 말이에요. 단독적으로는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고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어요."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모든 의사소통은 주고받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시장에서도 제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죠. 상호 이익을 위해서 말입니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과연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까요? 규모가 작은 브랜드가 평소에는 진행하지 못했던 것들에 접근할 수 있는 이 매력적인 프로젝트는 진정성과도 이어집니다. 규모가 큰 파트너를 등에 엎고 대중들에게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뉴발란스의 협업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조 그론딘은 "우리가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중들의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우리의 가장 아이코닉한 아이템을 가지고서 말이죠. 우리는 일본의 스트리트 패션을 대표하는 더블탭스(Wtaps)와 함께 동양적인 이미지를 담아내려 했으며 캐나다의 자운드(JJJJound)와 함께 보다 패셔너블한 이미지를 담아내려 했습니다. 모두 대중들의 만족감을 위해서 진행된 프로젝트였어요."라고도 말합니다.
물론 모든 협업이 이런 이유를 바탕으로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 협업으로 서로의 이익을 취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서로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나가는 것이죠.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인 문제들을 조명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내기도 합니다.
이 과정은 서로의 진실된 관계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기본적인 관계로부터 시작되는 것이죠. 과거에 함께한 파트너라면 더욱 도움이 됩니다. 비록 당장 협업을 진행하지는 않더라도 관계자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미래에도 좋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협업의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죠. 이러한 관계를 유지하다 보면 협업의 필요성을 느껴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할 때 부담을 덜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우선 어느 한 브랜드의 시즌이 시작될 때를 예로 들어봅시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해당 시즌의 테마를 우선적으로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대중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광고를 시작하겠죠. 그러다 보면 자신들의 미적 감각과 어울리는 파트너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기 시작하죠. 이 과정은 브랜드와 리테일러에게 모두 적용됩니다. 함께 만들어 낼 제품의 아이디어가 첫 번째라고 생각하겠지만 모든 과정의 첫 단계는 커뮤니케이션으로 시작되는 것이죠.
그렇다고 해서 이 첫 번째 과정이 항상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이해와 양보 그리고 협상이 가장 중요하죠. 어느 한 곳에서 하지 않으려고 하는 부분을 상대방이 강요한다면 그 협업 제품은 최악의 결과물로 세상에 나오게 될 겁니다.
협업을 함께 할 파트너와 달성하고자 하는 것을 명확히 하려 할 때, 대부분의 브랜드는 파트너가 현재 업계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를 가장 먼저 파악하고는 합니다. 물론 트렌드와는 상관없이 과감한 이미지를 보여주며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를 표출하는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긴 하죠. 그리고 자신의 브랜드가 성장함에 따라 파트너를 결정하는 기준이 바뀌기도 합니다.
뉴욕의 한 스튜디오에서 커스텀 스니커즈를 만들며 자신의 이름을 알려온 헬렌 커큠은 설립 초반에 파트너를 선정할 때는 업계에서 입지를 다지려는 목적으로 자신의 성장을 돕는 것은 물론 브랜드에 적합한 파트너를 찾는 것에 집중했지만 지금은 협업을 진행할 제품이 가지고 있는 이면의 목적을 고려하는 것을 더욱 중요시한다고 합니다. 이미 포화상태인 이 시장에서 더욱 깊이 생각하고 진실된 접근으로 소비자들의 문화에 다양성을 부여한다는 책임감도 필요하겠죠. 물론 두 브랜드에게도 이익이 돌아가야 하고요. 결과적으로 이러한 요소들이 적절하게 합쳐지지 않는다면 이 협업은 중단되거나 실패한 프로젝트로 남게 될 것입니다.
성공적인 협업을 위해서는 협업의 목적이 무엇인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 목적을 기준으로 결과를 측정할 수 있는 것이죠. 비교적 큰 규모의 브랜드가 소규모의 브랜드의 제품을 기반으로 협업을 진행하거나 소규모의 브랜드가 큰 규모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지원을 받는 등, 서로의 이익이 실현되는 것도 성공의 지표 중 하나겠지만 이 사업에서 성공을 결정짓는 건 결국 매출입니다. 아무도 그 제품을 사지 않는다면 결코 성공적인 프로젝트였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겠죠. 이 매출이라는 부분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브랜드의 미래도 함께 달라집니다.
또한 협업을 담당했던 이들의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직접 그 제품을 착용하는 것을 보는 게 가장 즐거운 순간일 겁니다. 매장을 찾거나 SNS에서 볼 수 있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는 것은 영업적인 면에서도 중요하죠. 궁극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협업 제품을 즐기고 감상하는 것까지 성공적인 협업이 되는 것에 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협업에 대한 모든 작업이 끝났다면 이제 공개를 하는 일만이 남았을 겁니다. 제품이 공개되고 나서의 일은 공개되지 전만큼이나 중요하죠. 이 흥미로운 작업을 진행하는 담당자들은 모두 같은 마음일 겁니다. 그리고 이들은 단순히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목표로 이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도전과 실험 정신으로 이루어져 경험을 쌓는 것에 초점을 둔다면 두 번째 컬렉션은 서로의 스타일이 어떤지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더욱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업계에서 협업이라 함은 실제 인간관계와도 같습니다. 서로 성장을 하기 위한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그 관계에서 생겨나는 신뢰감을 기반으로 대중들과 소통하며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