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NEED TO KNOW ABOUT JIL SANDER
질 샌더 하우스를 설립한 질 샌더는 1943년 11월 27일, 독일의 북부에 위치한 베셀부렌에서 태어났습니다. 함부르크에 위치한 크레펠트 패션스쿨을 졸업한 후 미국 캘리포니아로 넘어와 자신의 패션 커리어를 시작했죠. 패션 에디터로 자신의 커리어를 시작한 그녀는 표지에 싣기 위한 의상 디자인을 업체에 제안하면서 감각을 익혔고 결국에는 자신이 디자인을 하기에 이르죠. 그녀는 결국 1968년에 독일로 돌아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부티크를 설립했고 1973년에는 파리 패션위크 무대를 통해 데뷔 컬렉션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약 7년간 파리에서 활동한 뒤 1985년에는 밀라노로 거점을 옮겼죠. 1997년에는 첫 남성복 컬렉션을 선보이며 브랜드는 궤도에 오르게 됩니다. 그 결과 프라다 그룹에 지분의 75%를 매각하며 산하에 들어가게 되죠.
프라다 그룹의 지원으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질 샌더는 2000년에 돌연 퇴임을 결정합니다. 방향성의 차이가 그 이유였고 2003년에 복귀를 하게 되지만 경영진과의 불화로 인해 1년 만에 다시 브랜드를 떠나게 되죠. 그녀가 떠난 자리에는 라프 시몬스가 부임해 브랜드에 트렌디한 디자인을 부여했지만 프라다 그룹은 2006년에 영국의 투자사인 CCP에 질 샌더를 매각하기에 이릅니다. 현재는 메종 마르지엘라와 마르니 등을 보유한 OTB 그룹의 소속으로 루크 & 루시 마이어 부부에 의해 브랜드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2004년에 자신의 브랜드를 떠나며 잠정적인 휴식기를 선언했던 질 샌더는 약 5년간의 공백 끝에 복귀 소식을 알립니다. 2009년 3월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패스트 리테일링과의 디자인 컨설팅 파트너십을 체결한다는 소식이었죠. 그녀는 곧이어 유니클로와 함께한 +J 컬렉션을 공개했고 그저 간편한 일상복을 전개해오던 유니클로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됩니다. 2009년 가을·겨울 시즌을 통해 처음 공개된 질 샌더와 유니클로의 컬렉션은 다섯 시즌만에 계약 만료로 종료되었고 2013년 봄·여름 시즌에는 라프 시몬스가 맡고 있던 질 샌더 하우스에 복귀해 그와 협력하기도 했습니다. 그곳에서의 두 시즌을 마지막으로 다시 그녀는 브랜드를 나왔고 자신의 취미였던 조경과 미술에 대한 활동에만 전념하는 듯 보였습니다. 간간히 전시회에 대한 소식만을 알려왔던 그녀는 2020년 가을·겨울 시즌 유니클로와의 합작 컬렉션인 +J로 또다시 복귀 소식을 알려왔죠.
질 샌더는 옷을 만드는 것에 있어서는 타협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자신만의 강한 의지를 그대로 밀어붙이는 경향으로 철의 여인으로 불릴 정도였죠. 특히 그녀는 치밀하게 계산된 디테일과 극도로 심플한 디자인을 통해 자신만의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구축했으며 불필요한 부분은 최대한 제거한 실루엣으로 아직까지도 많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죠.
디자인 외에도 소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능숙한 면모 또한 그녀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전통적인 원단으로 잘 만들어진 럭셔리한 아이템은 물론 신소재에 대한 연구와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최고급 소재부터 나일론과 폴리에스테르 그리고 화학섬유까지 폭넓은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미니멀 디자인에도 매력적인 디테일을 담을 수 있던 것이었죠.
또한 질 샌더의 아이템은 직접 입었을 때에 비로소 그 진가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단순해 보이는 디자인이지만 매우 구축적으로 설계된 패턴 덕분이죠. 착용자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 그녀가 신경 쓰는 디테일 중 하나인데 특히 소매 부분의 가동 범위를 넓게 하여 격한 움직임에도 자연스러움을 느낄 수 있죠. 특히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일어나는 소재의 흔들림을 모두 예측하여 디자인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놀라운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