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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가상으로 이루어진
발렌시아가의 새로운 컬렉션

BALENCIAGA SS22 "CLONES" COLLECTION

by d code 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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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ENCIAGA SS22

"CLONES" COLLECTION


최근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고 있는 패션쇼로 인해 우리는 점점 지쳐가고 있습니다. 런웨이와 같은 매력적인 플랫폼을 경험하지 못한 지 꽤나 많은 시간이 흘렀죠. 이 감정은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패션 디자이너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길 바라고 있을 테죠. 이 상황이 지속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패션이라는 카테고리는 갈림길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컬렉션이 디지털 방식으로 공개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개최되는 패션위크도 개최를 취소하거나 미루는 결정을 짓고 있죠.


이러한 가운데 뎀나 바잘리아의 발렌시아가는 지난 일요일에 2022년 봄·여름 컬렉션을 기습적으로 공개했습니다. 관객들이 가득 들어찬 런웨이 무대였지만 어딘가 이상한 부분을 찾을 수 있었죠. 예술 작품에는 NFT가 있고 TV에는 넷플릭스가 있듯이 패션에는 뎀나 바잘리아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 보였습니다. 발렌시아가만의 재치를 느껴볼 수 있었던 이번 컬렉션에 대한 이야기를 디코드 트렌드 컨텐츠를 통해 만나보세요.





VIRTUAL REALITY


"CLONES"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번 발렌시아가의 새로운 컬렉션은 평범한 런웨이 컬렉션으로 보였습니다. 블랙 컬러의 미니멀한 의상을 입은 수많은 관객들이 의자에 앉아있었고 음악이 시작되면서 모델들은 무대를 걸어 나왔죠. 하지만 이 런웨이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CGI로 이루어진 가상의 무대였죠. 컬렉션에 오른 모델 또한 단 한 명이었습니다. 발렌시아가 컬렉션과 캠페인에서 주로 활동하는 엘리자 더글라스였죠. 그녀의 얼굴을 스캔한 채 모든 룩에 합성을 한 것이었습니다.


뎀나 바잘리아는 우연히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전부터 이러한 기술을 다루는 전문가들과 접촉하며 패션을 보여주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고민해왔고 그렇게 지난 시즌 소비자들이 직접 PC나 모바일에서 게임을 진행하며 경험하는 독특한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그의 깊은 고민을 느껴볼 수 있었죠. 그러나 이번 시즌은 딥 러닝과 같은 최신 기술은 물론 3D 모델링으로 모든 것을 작업해야 했기에 더욱 많은 연구와 시간을 필요로 했죠. 무대에 울려 퍼진 음악 또한 AI가 학습을 통해 부르는 것이었고 이로 인해 초현실적인 느낌을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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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ENCIGUCCI


그렇게 쇼의 오프닝이 시작되었고 온통 검은색의 의류로만 덮혀진 모델이 걸어 나왔습니다. 얼굴까지 가리고 있었죠. 마치 중세시대의 신부를 보는 듯했습니다. 뎀나 바잘리아는 디지털 클론들이 지배하고 있는 가상의 세계를 무대로 정체성을 창조하려 했으며 이 테마의 시작으로는 완벽한 룩이었죠. 시간이 지나 발렌시아가의 새로운 컬렉션은 "GVASALIAN NORMCORE"라고 불리는 뎀나 바잘리아만의 독보적인 룩이 차례대로 무대에 올랐고 디즈니의 심슨 패밀리와 함께 한 협업은 물론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 크록스와의 슈즈 컬렉션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주목을 받은 건 발렌시아가와 구찌의 협업이었습니다. 지난 2019년 가을·겨울 시즌에 발렌티노와 언더커버가 서로 함께 한 협업 아이템을 각자의 쇼에서 공개한 모습을 보는 듯했습니다.


지난 4월 구찌 하우스의 100주년을 기념하는 "ARIA" 컬렉션을 선보이며 발렌시아가와의 협업을 공개한 알레산드로 미켈레에게 답가를 보낸다는 느낌을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미 많은 팬들은 두 브랜드가 함께 한 컬렉션을 "BALENCIGUCCI"라고 부르고 있으며 이 부분을 통해 대중들에게 확실하고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뎀나 바잘리아는 오버사이즈 트렌치코트와 트랙 슈트 그리고 핸드백에 이식시킨 발렌시아가와 구찌의 아이덴티티를 통해 이탈리안 럭셔리 무드보다는 자신이 가장 잘 다루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해석하며 보다 캐주얼한 매력을 가득 담아내며 자신의 천재성을 입증했죠. 확실히 베트멍 시절과는 한 단계 높이 올라섰다는 것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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