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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 팬츠의 트렌드를 이끈
니들즈의 아이코닉 아이템

이 모든 시작은 아디다스의 ATP 트랙 슈트로부터 시작되었다.

by d code 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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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ISTORY OF

NEEDLES TRACK PANTS


네펜데스와 니들즈의 수장인 시미즈 케이조는 13살의 어린 나이에 맨즈 클럽 매거진에 기재된 아이비 스타일에 매료된 후 지금까지 구축해온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매번 색다른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레이블인 니들즈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트랙 팬츠는 그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에게 이 트랙 팬츠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어떻게 니들즈의 트랙 팬츠가 탄생했는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시미즈 케이조와 함께한 인터뷰를 이번 컨텐츠를 통해 만나보세요.




트랙 팬츠에 대해 알게 된 건 언제부터인가요?

제가 중학생 때였어요. 그 당시 학교에서는 모두가 체육복을 입었어야만 했어요. 학년 별로 색깔이 달랐는데 저는 당시에 초록색 체육복을 입었죠. 그때가 이런 종류의 옷에 대해 처음 안 것 같아요. 니들즈의 트랙 팬츠처럼 사이드 라인에 패턴은 없었지만 말이에요. 이 옷을 부르는 명칭도 달랐어요.


아마 'JERSEY'라고 불렀었죠?

사실 제가 있던 지역인 야마나시에서는 'JASSEY'라고 발음했었어요. 패션의 관점으로 바라보자면 현재의 트랙 팬츠와 가장 유사했던 건 축구부 팀원들이 훈련할 때 입는 바지였어요. 승마용 바지인 조드퍼즈처럼 허벅지는 헐렁했고 발목 부분은 굉장히 좁았죠. 멋을 부릴 줄 아는 형들은 골반까지 내려 입었는데 그게 정말 멋져 보였었죠. 상급생들만 그렇게 입을 수 있다는 암묵적인 룰이 있었기에 저는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기다렸었어요.


그것이 패션이라고 칭할 수 있는 첫 번째 트랙 팬츠였겠어요.

네 맞아요. 하지만 이 유행은 그렇게 오래가지는 못했어요.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로는 트랙 팬츠의 유행이 끝났거든요. 하지만 제가 진정으로 좋아했던 스타일인 아이비 스타일이 일본 전역에 퍼졌기에 기뻤습니다. 1950년대의 미국인 대학생들이 즐겨 입던 플란넬 셔츠와 부츠컷 데님 그리고 컨버스 스니커즈를 매치하는 이른바 '아메리칸 캐주얼'에 완전히 매료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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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랙 팬츠를 기억에서 잊어버리진 않으셨어요.

사실 트랙 팬츠와 함께 매치하는 트랙 재킷이 제 관심을 먼저 끌었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쿄에 이사를 갔을 시점이었죠. 당시 도쿄에서는 존 매켄로와 비외른 보리와 같은 테니스 선수들의 인기가 많았었는데 그들이 입던 세르지오 타키니의 유니폼을 잡지에서 특집으로 다룬 것이 기억나네요. 저의 흥미를 다시 자극하기에 충분했었죠. 또 다른 이유는 아디다스가 프로 테니스 협회(ATP)의 공식 유니폼으로 지정되면서부터에요. 네이비 컬러의 재킷에 흰색의 스트라이프가 정말로 이뻐 보였었죠. 니들즈의 트랙 슈트를 만들 때 가장 큰 영감을 준 모델이기도 합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디다스가 트랙 슈트를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에 정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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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로 일했던 레드우드(REDWOOD)에서 미국의 스포츠웨어를 소개하다.


시미즈 케이조는 문화 복장 학원을 졸업한 후 수입 의류들을 판매하는 무역 회사에 입사했고 그다음은 레드우드라는 매장에서 매니저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옷들과 신발을 취급했었죠. 지금까지도 레드우드는 일본의 전설적인 매장으로 알려져 오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앞서 언급했던 아디다스의 ATP 트랙 슈트를 팔기도 했죠. 마침 런 디엠씨(RUN DMC)가 아디다스의 ATP 트랙 슈트에 슈퍼스타 스니커즈를 신고 앨범을 홍보했고 시미즈 케이조는 곧바로 아디다스의 제품들은 물론 힙합과 관련된 굿즈를 함께 판매하며 도쿄에서 최초로 힙합에 관련된 상품들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당시의 물건들은 모두 미국에서 직접 구매하신 건가요?

네 맞아요. 시카고에서 열렸던 스포츠 용품 박람회인 'NSGA'에 자주 참석했었죠. 당시에는 저와 같은 동양인이 없었어요. 그만큼 계약을 성사시키기가 어려웠습니다. 우선 브랜드의 영업 사원들과 협상을 해야만 일말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을 정도였어요. 어렵게 계약을 따내고는 수출 대행사를 통해 일본으로 제품들을 배송했었죠. 스포츠 웨어가 각광받지 못했던 시절이었지만 저는 이 카테고리가 부흥기를 맞이할 것이란 걸 굳게 믿고 있었기에 그대로 밀어붙였죠.



1988년도에는 네펜데스를 설립했죠. 니들즈는 1995년에 처음으로 선보였고요. 트랙 팬츠에 대한 구상은 언제부터였나요?

니들즈를 시작할 때쯤에는 트랙 팬츠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하진 않았어요. 제목은 기억이 안 나지만 어느 미국 영화에 나온 배우가 네이비 컬러의 트랙 팬츠를 입고 나왔는데 그게 제 머릿속에 남아있었나 봐요. 언젠가는 그 팬츠를 니들즈를 통해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죠. 그리고 꼼 데 가르송에서 출시됐던 흰색 줄무늬가 있는 빨간색의 팬츠도 정말 멋있었어요. 이런 단편적인 기억들로 인해 트랙 팬츠를 보다 구체적으로 만들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된 거죠.



니들즈의 첫 번째 트랙 팬츠는 브랜드가 설립된 지 13년이 지나서야 출시됐어요.

사실 현재 아이덴티티로 굳혀진 나비 자수와 다섯 개의 줄무늬가 없는 트랙 팬츠는 여러 번 출시했었어요. 프로토 타입의 성격이 강했지만요. 시간이 지나 더욱 좋은 원단을 찾았고 지금의 형태가 완성된 거예요. 빠삐용이라는 영화를 좋아해서 나비 자수를 디자인해 로고를 넣기도 했죠. 아디다스처럼 로고를 넣고 싶었거든요. 지금의 나비 문양은 온전히 트랙 팬츠 때문에 탄생된 거예요. 여러모로 고마운 존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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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트랙 팬츠는 어떤 컬러를 사용했었나요?

블랙 컬러를 베이스로 퍼플 컬러의 줄무늬를 사용했었어요. 아직까지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컬러이기도 하죠. 또 다른 하나는 버건디 컬러에 옐로 컬러의 줄무늬였습니다. 최대한 운동복처럼 보이지 않기를 바랐죠.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모델을 디자인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지만 대학팀과 스포츠팀이 채택하는 시그니처 컬러를 사용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제 나름대로의 철칙이었죠.



확실히 니들즈의 사이드 테이프는 기발한 아이디어 같아요.

테이프의 디자인과 컬러는 정말 중요한 부분을 담당해요. 제가 빈티지 숍에서 발견했던 아동용 트랙 팬츠에서 발견했던 디테일이죠. 니들즈의 사이드 테이프는 독특한 질감을 위해 아주 오래된 기계로 천천히 뜨개질을 해요. 이렇게 탄생되는 옷감의 옛 분위기가 저를 설레게 해요. 이 사이드 테이프를 만들 수 있는 기계가 단 하나가 남았는데 고장이라도 난다면 더 이상 니들즈의 트랙 팬츠는 볼 수 없게 될지도 몰라요.



하지만 트랙 팬츠의 반응은 처음부터 좋지 않았죠.

네 맞아요. 정말 끔찍할 정도였죠. 전혀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만들어 낸 이유는 제가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했기 때문이에요. 혼자서라도 계속해서 입고 싶었죠. 청바지를 대체할 만한 바지를 만들어내는 게 목표였거든요. 새로운 클래식을 만들고자 했어요. 저는 10년이 넘는 시간을 이 트랙 팬츠와 함께 했어요. 스니커즈든 구두든 신경 쓰지 않고 말이죠. 이 바지는 이렇게 입는 것이라는 걸 남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 저의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관심을 가졌고 작업복과 같은 개념이 돼버렸죠. 이 트랙 팬츠가 널리 알려진 건 7~8년이 지난 후였어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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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트랙 팬츠는 이제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어요.

광고 목적으로 접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이 모든 일이 자연스럽게 일어났어요.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우리의 제품을 입는다는 사실이 정말 기뻐요. 항상 제게 영감을 주는 이들이 제가 만든 옷을 입는다는 건 정말 황홀한 경험이죠. 그리고 언젠가부터 길거리를 돌아다니면 제게 말을 거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런던에 갔을 때는 어떤 한 남자가 제 손을 대뜸 잡고는 "제 친구가 니들즈를 정말 좋아해요. 트랙 팬츠는 열 벌도 넘게 가지고 있다고요."라고 말하더군요. 그와 함께 사진도 찍었던 기억이 나네요.



트랙 팬츠는 이제 니들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첫 번째 트랙 팬츠가 출시된 지 13년이 지났네요. 일자로 떨어지는 스트레이트 피트로만 시작해 보다 슬림한 내로우 피트 그리고 펑퍼짐한 H.D. 피트도 있죠. 보다 많은 선택권을 주고 싶었습니다. 또한 모든 상의 아이템과 자연스러운 매칭이 가능하죠. 저의 바람대로 새로운 클래식이 탄생된 것 같아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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