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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 code official Aug 25. 2021

진정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코펜하겐 패션위크의 이야기

COPENHAGEN 22 SPRING/SUMMER FASHION WEEK





COPENHAGEN

SS22 FASHION WEEK


패션 위크를 개최하는 모든 도시가 런웨이의 복귀를 갈망해온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닐 겁니다.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계속해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출간되는 프레젠테이션을 봐왔고 가장 최근에 열렸던 파리에서의 오트 쿠튀르 위크도 역시나 디지털 쇼를 피해 갈 순 없었습니다. 한층 강화된 방역 과정을 거친 브랜드만이 런웨이 쇼를 열 수 있었죠. 그마저도 관객의 입장은 상당히 제한되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에 열린 코펜하겐 패션위크는 달랐습니다. 참가 브랜드 대부분이 관객과 함께 소통하는 런웨이 쇼를 통해 2022년 봄·여름 시즌을 위한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코펜하겐이 런웨이의 복귀 무대가 되는 도시로 선정된 것이 많은 면에서 적절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런던, 밀란, 파리, 뉴욕이 4대 패션위크라고 불리던 시기를 지나 뉴욕을 제치고 그 자리를 꿰찬 도시가 코펜하겐인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코펜하겐 패션위크 사무국이 책임감 있는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것에 가장 야심 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표면적으로는 관람객들을 위한 이동 수단을 전기 차량을 사용했으며 일회용 음료 컵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물론 디자이너도 코펜하겐 패션위크에서만 시행되는 시스템에 적극 동참했습니다. 사무국의 CEO인 세실 토스마르크의 주도 하에 진정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캠페인이 시작되었고 그녀는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저는 겉치레뿐인 브랜드를 많이 봐왔습니다.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코펜하겐 사무국은 급진적인 접근법을 채택해 명확한 요구사항을 디자이너들에게 전달했으며 3년이라는 준비 기간을 부여했습니다. 2020년도부터 이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2023년에는 완벽한 지속가능성 브랜드가 되는 것이죠."라고 밝히며 코펜하겐 패션위크만의 차별점을 만들어냈습니다.


사무국이 수립한 사항을 모두 충족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작업이 아닙니다. 디자이너가 작업에 접근하는 방식에 크고 작은 변화들이 수없이 많아졌죠. 하지만 이번 2022년 봄·여름 시즌을 위한 결과물을 위한 그리고 책임감 있는 패션을 구축하기 위한 이 준비 기간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많은 브랜드들이 증명해냈습니다. 그리고 이번 콘텐츠에서는 코펜하겐 패션위크에서 주목해볼 만한 다섯 개의 브랜드를 선정했습니다.




(di)vision


코펜하겐 도심에 위치한 주차장에서 펼쳐진 디비전의 2022년 봄·여름 컬렉션은 베이스가 짙게 깔린 음악을 배경으로 런웨이를 시작했습니다. 디비전은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으로 이루어진 패션에 대한 선입견을 인간의 신체를 이용해 절묘한 제안을 보여줬으며 전체적으로 편안한 스타일링을 시작점으로 삼아 영리한 소재 선택과 패치워크 디테일 그리고 텍스처 프린팅을 통해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특히 플로럴 패턴과 다양한 체크 패턴으로 이루어진 피스에서는 디비전의 남성복을 정의하는 편안한 무드를 느낄 수 있었으며 그와 정반대의 무드의 피스들은 2000년대 초반의 여성복에서 착안한 디자인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글로만 보면 통일된 느낌을 받기 어렵겠지만 직접 착장을 본다면 전혀 탈선되지 않는 느낌을 받을 수 있죠. 그것이 바로 디비전이 코펜하겐이라는 무대에서 보여주는 힘입니다.




P.L.N.


모든 패션위크의 일정을 빈틈없이 확인하는 이라면 공식 일정에 포함되지 않은 특별한 쇼도 분명히 즐기고 있을 겁니다. 이번 코펜하겐에서는 발렌시아가와 오토링거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피터 룬드발트 니엘센이 자신의 레이블인 P.L.N.으로 자신의 첫 번째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뇌레브로에 위치한 그의 갤러리에서 작업된 의상들은 전체적으로 음산한 색조를 가지고 있어 진부함으로 귀결될 수 있었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독특한 패터닝과 원단 처리는 그의 아이덴티티를 대변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바닥까지 내려오는 기장의 오일 스킨 코트는 허리에 라인을 줘 종교적인 색채 혹은 오피스 룩과도 같은 느낌이 들도록 의도한 듯 보였으며 두 개의 소재를 겹쳐 제작한 블랙 컬러의 데님과 그윽한 컬러로 제작된 블레이저 재킷은 완벽한 궁합을 보여줬습니다. 베를린에 위치한 본사에서는 브랜드의 공동 설립자인 토비아스 스피티그가 액세서리 라인업을 이번 데뷔 컬렉션의 테마에 맞춰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보여줄 모습이 기대되는 P.L.N.을 당신의 레이더에서 벗어나게 하지 마세요.




STINE GOYA


2006년부터 코펜하겐에서 활동해온 스타인 고야는 낭만적인 표현을 잘 만들어내는 디자이너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시즌에 그녀는 런던에 기반을 둔 시각 예술가인 'JULIANKNXX'와 손을 잡고 'HOW MUCH CAN WE GROW'라는 제목의 패션 필름을 런웨이와 함께 제작했으며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의 사람들이 겪은 고립이라는 주제에서 벗어나 미국 서식스 주에 위치한 찰스턴이라는 항구도시에 영감을 얻은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건물의 실루엣이나 벽지의 패턴과 같이 건축적인 것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그 다양한 영감들을 프린팅 코튼과 그물과 같은 소재로 이루어진 드레스에 더해냈습니다. 자신의 아이덴티티이자 강점이기도 한 낭만적인 실루엣으로 완성된 컬렉션은 다양한 카테고리의 아이템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니트웨어에 가득 담겼습니다. 이미 켄달 제너와 헤일리 비버와 같은 세계적인 셀러브리티에게 관심을 받으며 마케팅 효과를 보고 있는 그녀의 브랜드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준비를 마친 듯합니다.




HAN KJOBENHAVN


코펜하겐 패션위크가 이 무대의 주를 이루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과 그것에서 파생된 미니멀리즘 디자인만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이곳에서 수많은 시즌을 보낸 한 코펜하겐은 이번 시즌에도 역시나 과감하고 파격적인 디자인을 선보였으며 최초로 여성복만을 단독으로 공개해 또 다른 분위기를 담았습니다.


남성복과 함께 공개되었을 때의 느낌과는 전혀 달랐기에 관객의 반응도 상당히 뜨거웠으며 노골적인 섹시함을 담아내어 한 코펜하겐의 또 다른 능력을 느껴볼 수 있었으며 화려한 실루엣을 통해 애프터 파티에 온 것만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화려한 디자인의 브레이슬릿과 다이아몬드가 새겨진 초커는 불안정하게 착용되어 더욱 진한 무드를 연출했으며 느릿느릿하게 무대를 걷는 모델들의 워킹도 컬렉션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일조했습니다.




GANNI


가니라는 브랜드를 언급하지 않고 코펜하겐 패션위크에 대해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죠. 가니를 전개하고 있는 듀오 디자이너인 디트 & 니콜라이 레프스트럽의 디렉팅 아래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이 브랜드는 이번 2022년 봄·여름 시즌을 위해 제작된 "HIGHER LOVE"라는 제목의 컬렉션답게 도심 속에 위치한 스키 슬로프에 무대를 꾸몄습니다. 건물 밖에는 커다란 풍차가 돌아가고 있어 시원한 느낌이 가득했죠.


디자인으로는 '자신이 가진 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에 행복해하는 것'이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의 진심이 가득 담겨있었습니다. 셔츠와 원피스가 주를 이룬 스타일링에는 밝은 컬러와 넉넉한 실루엣을 담은 니트웨어로 환기를 시켜줬으며 브랜드의 로고를 자수로 새긴 볼 캡을 착용해 스포티한 맛도 살려냈습니다. 그리고 곳곳에 새겨진 마블 패턴의 프린팅과 그물과도 같은 포인트를 담은 아이템은 디자인적 요소를 완성시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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