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후손 재산찾기 소송의 변호사, 이상민 행안부 장관 후보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는 판사 출신으로 2007년부터 법무법인 율촌에 합류해 주로 삼성전자 관련 사건을 많이 맡으며 민사와 특허 관련 사건에 주로 관여했다.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간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분과 전문위원,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겸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위원장, 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 경제사회연구원 초대 이사장을 맡는 등 대충 친박에 한 다리 걸치고 전관도 많이 한 사람으로 윤석열 당선인의 서울 충암고, 서울대 법대 4년 후배로 최근까지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과 함께 대통령 비서실 인선 업무를 수행해온 측근이기도 하다.
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는 법원 재직 시부터 법조인으로서는 드물게 행정을 경험했고 원만한 성격과 폭넓은 대인관계 등 장점이 많은 후보라며 윤 당선인이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인물이라 판단하고 행안부 장관으로 낙점했다고 전했다.
이상민 후보의 위장전입, 아빠찬스 자녀 취업, 재산 급속도 증식과 불법 증여 및 탈루 등은 일단 친일 여당 쪽 인사들은 기본적 패시브로 다 갖고 있는 비리이고 채용공고에 해당하지 않는 취업, 권익위 부위원장 시기에 주식 부당 거래, 직무 관련 주식의 매매 차익 등 죄질이 유독 많이 안 좋기는 하지만 하나하나 다 설명하자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으니 주·정차 위반 등 과태료와 자동차세를 상습 체납하여 11차례나 차량이 압류될 정도로 준법정신이 독특한 사람이라는 점만 언급하고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다.
이 후보가 가장 논란이 되는 점은 그가 변호사 시절 친일파 후손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재판에 유독 열심이었던 과거에 있다. 그는 친일파 자손 개별 소송 참여도 모자라 친일재산귀속법이라는 법의 취지 자체를 부정하고 2002년 친일재산귀속법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대법원에 낸 위헌법률심판제청의 신청에도 참여했다.
이에 대한 질의에 이 후보자는 놀랍게도 본인은 고위 법관 출신 '전관'으로서 이름을 올린 것이고, 특히 해당 재판의 성격과 쟁점이 뭔지 전혀 알지 못 했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 후보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이상을 지낸 고위 법관 출신의 변호사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담당 변호사로 이름을 올리는 관행 때문에 변호인단에 참여하게 된 것일 뿐, 친일재산의 국가 귀속과 관련한 법률 검토 등을 직접 맡지는 않았다. 사건의 수임 과정은 물론 변론 과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아, 이 사건이 무슨 사건인지, 쟁점이 무엇이었는지 등에 대해 아는 바가 전여 없고, 사건의 수임료 액수도 전혀 알지 못하고 취득한 금전적 이익 또한 없다. 친일재산귀속법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 역시 무슨 사건인지 모르고 이름만 올렸다고 주장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전관예우로 고액을 받은 것에 불법은 전혀 없다는 발언도 논란이 된 바 있는데, 친일 여당 측 인사들은 정말로 전관이 불법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걸까? 재판이란 피고 측과 원고 측이 사실관계와 증거를 가지고 다투는 것이다. 고위 법관 출신의 비싼 변호사를 쓰면 알아서 솜방망이 처벌을 내려준다는 것은 뭐 하여간 현실일지 몰라도 상식적으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행위가 아니고 전혀 합법적인 행위도 아니며 바로 이런 것을 '비리'라고 하는 것이다.
하물며 대한민국의 행정안전부 장관이 되겠다고 나오는 사람이 전관은 관례니까 괜찮다며, 심지어 이름만 올렸을 뿐 무슨 사건인지도 몰랐다는 해명은 이 해명이 사실이라도 과연 법률가로서 할 수 있는 얘기인가 의문을 준다.
2005년 제정된 친일재산귀속법은 국권 침탈이 시작된 러·일전쟁 시작 시점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일본 제국주의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하거나 이를 상속받은 재산 또는 친일재산임을 알면서 유증·증여를 받은 재산은 국고로 환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상민 후보자 등이 변호했던 친일파 방태영의 후손들과 법무법인 율촌은 선대가 취득한 재산을 모두 친일재산으로 추정해 국가에 귀속시키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사유재산 제도를 위반한다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했지만 대법원은 국가가 귀속시킨 재산이 반민족 행위를 대가로 취득한 재산이 아니라는 사실만 입증하면 귀속 재산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에 친일재산귀속법에 위헌성이 없다고 판결하며 설령 국가의 실수로 친일재산이 아닌데도 환수가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행정 소송을 통한 구제의 방도가 마련되어 있으므로 법률 자체를 위헌이라고 보는 것은 입법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했다.
방태영은 조선총독부 선전 기관지였던 '매일신보'의 발행인 겸 편집인이었으며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에 올랐던 사람으로 친일을 대가로 축적한 막대한 재산을 후손들에게 물려줘 방태영의 후손들은 홍대 상권에 2015년 당시 기준 시가 130억 원가량의 빌딩을 소유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이런 재산을 다 환수한 게 아니고 방태영 후손들 땅 중 파주시의 산과 임야, 묘지 등 35,586㎡의 땅이 일제로부터 하사받은 재산으로 확인되어 국가에 귀속 조치됐다.
2008년 방태영의 후손 9명은 국가를 상대로 친일재산의 국가 귀속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2012년 대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법무법인 율촌은 사건 담당 변호사로 5명을 투입했는데, 이 중 한 명이 바로 이상민 후보자였다.
2015년 뉴스타파의 보도에 의하면 친일재산 국가 귀속 조치 이후 선대의 친일 행적을 사죄하고 친일재산을 스스로 내놓은 후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친일재산귀속법 제정 후 202명의 친일 후손이 239건의 관련 소송을 벌였고, 당시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열심히 활동은 했는데 조사 대상이 된 토지는 5천 필지, 2181만㎡로 친일 재산의 추정치 4억 3000만㎡의 5%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재산 환수는 잘 이루어지지 못했다. 해방 이후 60여 년이 흐르는 사이 친일의 대가로 얻은 토지는 대부분 이미 처분된 상태였다고 한다. 결국 국가가 친일재산으로 확정해 귀속한 토지는 1322만㎡에 불과했으며, 원래 처음 법을 만들 때는 토지를 매각해 독립운동가 후손을 위해 쓰겠다고 했는데 최종적으로 매각된 토지는 135만㎡로 친일재산 추정치의 0.3%에 불과했다.
이상민 후보는 이례적으로 자신에게 의혹을 제기한 기자에게 법적 대응을 하고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데, 수차례 본인을 둘러싼 언론의 의혹 제기에 엄중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토록 친일에 진심이었던 박보균 후보자도 청문회에서 독도는 누구 땅이냐 하니까 우리 땅이라고 할 정도로 다들 일단은 장관 되고 보자고 납작 엎드리는 모습이지만 유독 이 후보자는 이미 본인은 윤석열정부의 핵심 권력자가 된 것으로 생각하고 벌써 언론 길들이기에 나서는 모습인데, 확실히 이분의 법에 대한 감각이 평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 후보자는 본인이 행안부 장관에 취임한 뒤 지난 대선에서 핵심 논란거리였던 '대장동 개발 특혜'와 이재명 후보의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부인 김혜경 씨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에 대한 정부합동감사와 기획감찰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정부합동감사를 통해 예산 낭비, 인·허가 특혜, 소극적 업무 처리 등 기관 운영 전반을 철저히 점검하고, 기획감찰을 통해 공무원의 선거개입, 인사비리, 직무정보를 활용한 이해충돌 행위 등 비리 개연성이 있는 분야에 대해 적시성 있게 점검을 실시하도록 하겠다. 향후, 감사·감찰 실시를 통해 지자체장 및 측근들의 비위 적발로 법령 위반 행위가 드러날 경우 수사 의뢰, 징계 등 엄중 조치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수사 기관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하여 감사원도 아니고 행안부가 감사를 예고하는 것도 평범한 일은 아닌데, 이 후보자의 독특한 법 감각을 생각하면 이게 본인 비리에 대한 제보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이재명을 보호하려고 나를 공격하는 거다 왜곡하려는 소극적 방어가 아니라 정말로 윤석열의 공약이었던 전 정부 보복 표적 조작 수사에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한 것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며, 경찰과 소방을 담당하며 재난과 재해에 대처하는 것이 주요 업무인 행정안전부에 이례적으로 법조인 출신을 앉힌 이유가 바로 이것이며, 국가 재난보다는 권력 독점이 중요하다는 친일 여당의 의지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이번에 윤석열정부 초대내각 인물 소개를 연달아 쓰면서, 특별히 이 분들에게 망신주기를 하려 하거나 욕하려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사퇴를 유도시키려고 노력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사실 자진 사퇴를 할 정도의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야말로 장관 노릇을 잘할 사람일 텐데, 모든 후보자들이 각종 비리 의혹이 쏟아져도 그 모든 범죄 의혹에 무조건 오리발을 내미는 모습들, 스스로 거리낌이 없다면 의혹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할 텐데, 모든 후보자들이 요리조리 법망을 피해 가며 어떻게든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며 암담함을 느끼지만, 필자는 이명박 최순실 윤석열 같은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지배하는 것이 어떤 점에서는 자연스러운 게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
도덕성이나 정의, 공정 같은 개념도 단지 관념일 뿐이고 인간이 벌레보다 바이러스보다 어떤 면에서든 나은 점이 있다는 근거가 있다면 무엇인가? 그저 인간 스스로의 생각일 뿐이지 않은가?
인간은 두뇌를 사용해 경쟁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남을 잘 속이고 거짓된 행위로 자기 이득을 잘 챙기는 행위야말로 생존경쟁에 유리한 특성이며 잔인한 생태계 안에서 자연스러운 패턴일지도 모른다.
조국 사태 이후 필자가 꾸준히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우리가 정말 정신을 차려야 하고, 도도한 역사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지만 알고 당하는 것과 모르고 당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며 우선 필자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려 함이 있다. 일본의 직간접적인 투자와 공작으로 인해, 또 우리 안에 살아있는 친일파 후손의 영향력에 의해 왜곡된 언론의 영향으로 각종 정치 이슈에서 사실관계를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너무 많은 가운데 필자의 글을 읽어주는 독자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사실을 알리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나, 글을 쓰면 쓸수록 더욱 암담함을 넘어 안타까움을 느낀다. 자기 가까운 사람은 사법 당국이 우리 편이니까 무조건 무죄이며 그 어떤 과거가 폭로되어도 부끄러울 것도 없고, 정치적인 라이벌은 없는 죄도 조작해서 덮어씌우며 죄인을 만들겠다는 윤석열식 정의와 공정이 지배하게 될 내일을 걱정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