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과 화제성은 반등할 기미가 안보이지만 애정을 담아서 계속하는 리뷰
12월 2주차 더 유닛 13, 14회가 방송되었다. 총 14주간의 일정 중 7주차가 되었으니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그동안의 방송을 보면 이 프로그램이 한명의 CP에 의해 일관성있게 편집되는 것이 아니라 회차별로 다른 PD가 편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회차별로 매번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줘왔는데, 음악예능같은 느낌과 그냥 예능같은 느낌이 번갈아 나오는 경향이 있다. 이번 방영분은 어딘가 90년대 감성이 강하게 느껴지는 편집과 자막을 볼 수 있었다.
지난주 댄스 포지션 배틀에 이어서 보컬과 랩 배틀이 있었고, 비, 조현아 등이 참가자 숙소에 방문해서 위로와 덕담을 나누는 장면과 참가자간 진실게임 후 유닛 발표식과 탈락자 발표가 이어졌다. 이번주 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탈락자 발표였다. 전반적으로 최대한 밝은 분위기의 내용을 계속 끌고 가다가 마지막에 눈물샘을 터뜨리겠다는 의도가 뚜렷했고 탈락자들에게 우리는 이렇게 많이 배려했다 라는 부분을 많이 강조하는 편집이었다.
시청자 참여형 아이돌 육성 예능에서 탈락자 발표는 관객을 자극하는 중요한 지점이다. 애당초 많은 멤버들 중 대부분을 탈락시킬 예정인 것이 지나치게 잔인하다는 논란도 있고, 한편 지나친 연출은 신파극이라는 비난도 받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이번주 방송이 중요하기도 했고 어렵기도 했는데 일단은 무난하게 잘 넘어간 편이다.
첫 탈락은 아무래도 방송에 분량을 많이 못 받은 멤버 위주로 될 수 밖에 없다. 시청자 입장에서 아직 모르는 멤버가 많은데 뭔가 보여주기도 전에 탈락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다. 더 유닛은 거의 모든 참가자가 기존 활동 경력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팬덤이 존재할 수 있으므로 팬덤이 있는 참가자의 탈락은 프로그램의 팬이 안티로 돌변할 수 있는 위험도 있다. 믹스나인이 거의 절반의 참가자를 탈락시키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남 녀 각 18명의 탈락자를 발표한 것은 그럭저럭 적당했다고 본다.
다음 미션의 참가자 숫자가 애매하다. 남 녀 각 45명만 남았는데 다시 9명씩 5개 팀으로 나누는 것이 아닌 듯 하다. 탈락자 발표 전에 세번째 미션은 셀프 프로듀싱 미션이라고 공지하며 유닛을 크루가 상의해서 정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원래 9명씩 뽑아놓은 팀에서 탈락자는 제외하고 경연을 하게 될 모양이다. 다음 경연 준비를 하다가 중간에 탈락자 발표가 있었던 듯 준비한 곡을 못보여주게 되었다는 사실에 탈락자들이 아쉬워하는 장면이 나왔고 심지어 울면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까지 나왔다. 처음에는 3차 미션 1위 팀이 탈락면제권을 받는다고 했었는데, 나중에 모든 부문 성별 1위 팀의 최다 득표 3인(총 6명)만이 탈락면제권을 받게된다고 바뀌었다. 남녀 1, 2위는 온라인게임 캐릭터 모델이 된다고 한다.
이번주 포지션 배틀은 남 녀 보컬과 랩 최강자를 뽑았는데 결과는 록현 한서인 유나킴 칸토가 각각 1위를 차지했다. 보컬 미션에서 남은 보컬이 몇명이냐고 손들게 하는 장면으로 봐서 포지션 배틀에 모든 참가자가 한번씩 다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 보컬 배틀에는 남 녀 각 6명만 등장했고 랩 배틀은 더 적었다. 통편집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여자 보컬 배틀은 다들 여은과 앤씨아의 대결을 예상했을 텐데 여은은 기대보다 좋은 무대를 보여주지 못했고 앤씨아는 통편집되었다. 다들 기본적인 실력은 출중하다보니 가창력보다는 감정 표현을 잘 한 참가자가 높은 부트를 받은 경향이 있다.
각 포지션 배틀의 우승자는 다른 베네핏없이 아웃도어 의류를 선물로 받았다. 포지션 배틀 자체가 특별한 준비없이 즉흥적으로 치루어진 듯 하며, 참가자간 각자의 특기로 자기소개를 하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그럴 법 했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주에 한서인은 여자 보컬 1위를 하고도 탈락하고 말았다. 더 씨야 출신의 한서인은 뮤직비디오 미션 우승팀에 포함되어 뮤비에서 상당한 분량을 받기도 했는데 출중한 보컬 실력에도 불구하고 존재감없이 탈락하게 되었다. 별다른 악마의 편집은 없었기 때문에 평소 모습이나 멘트에서 적극적인 성격이 아니라 분량을 많이 못받은 것이 원인인 듯 하다.
첫번째 탈락자는 단지 리스타트 미션 1위의 탈락 면제권만 적용했을 뿐 전적으로 인터넷 투표에 의해 정해진 것으로 보이는데, 순위만 발표했을 뿐 투표수까지 발표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경연현장득표를 합산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결과적으로 면제권 때문에 탈락한 소야, 레나, 은지는 억울할 수 있게 되었으나 세명 모두 하락세가 뚜렷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유일한 중국 걸그룹인 에이맥스레드는 모두 탈락하게 되었다. 보미는 리스타트 미션에서 극단적인 저음으로 개성을 보여줬고, 레나는 분량도 많이 받은 편이고 어느 정도 자기 매력을 어필했으나 결국 언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유지는 K팝스타 시즌2와 카라프로젝트에 이어 세번째 탈락을 맛보게 되었다. 탈락이 아쉬운 멤버는 많지만 다들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며 쓸쓸히 헤어졌다. 탈락 면제권도 발생하지 않은 남자 멤버들은 거의 이변이 없이 초반부터 하위권에 있던 참가자들 위주로 탈락을 하게 되었다. 결국 MAS는 동명 한명만 남게 되었다.
탈락자들과 비가 마지막으로 모여서 덕담을 나누는 장면이 나왔는데 테이블에 과자같은 것을 올려놓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과자 먹는 장면이 꽤 자주 나온다. 브랜드가 안 나오는 걸로 봐서 PPL은 아닌 것 같은데 KBS 인재개발원의 매점을 이용하는 듯 하다. 제작비도 많이 들였는데 나가는 마당에 간식이라도 좀 좋은 거 사주지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방송에서 계속 이변이 많다고 강조했으나, 초반 1부트로 시작해서 나중에 보컬 실력자임을 충분히 어필한 임팩트의 제업이 최초 40위에서 이번에 10위까지 올라온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멤버들이 등락폭이 크지 않았다. 1회부터 꾸준히 1등이었던 티모테오와 양지원이 여전히 1위를 유지하며 별다른 이변은 없는 편이었다. 그래서 탈락자 발표에 크게 긴장감은 없었으나 참가자들의 간절함은 충분히 전달이 된 것 같다. 탈락자 발표를 지나치게 길게 끌거나 소감을 길게 묻는 장면이 없었던 것은 상당히 잘 했다고 본다.
참가자들의 간절함을 강조하고 탈락자 발표에 눈물의 바다가 되는 장면이 나올 거라는 것은 프로그램 시작부터 예고된 부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만, 각조 조장이 직접 탈락자를 발표하게 한 것은 매우 잔인했다. 참가자들의 간절함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시청자들이 다 알기 때문에 앞으로도 자극적인 장면을 위해 탈락자의 절망에 집중하기보다 희망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편집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프로그램에서 항상 그랬듯이 인지도 높은 참가자가 높은 순위에 있으며, 분량을 많이 받는 참가자는 순위가 오르고 그렇지 않은 참가자는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더 유닛의 취지는 재발견이라고 하는데 원래 유명하던 참가자가 가장 많은 분량을 받으며 계속 높은 순위에 있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 분량을 많이 받는 것 자체가 본인의 능력이므로 당연한 것이긴 하다.
제작진의 의도에 따라 순위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제작진이 경연 외적인 이유로 특정 참가자에게 영향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점이 불안 요소이다. 기본적으로 리얼리티의 생명은 리얼함을 바탕으로 한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에 있다. 뭔가 불공정하다는 점이 느껴지면 당연히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게 된다.
아이가 건강상의 이유로 자진 하차하며 더 유닛과 WM 사이에 불화가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별다른 근거는 없지만, KBS에서 오마이걸의 출연을 요구했는데 WM이 거부했기 때문에 아이가 6부트를 받고도 통편집되는 등 분량 실종 피해를 받았다는 소문이다. 뮤직비디오 미션 초록팀에서 아이가 센터를 했는데도 경연 영상에서 거의 비춰주지 않았기 때문에 의도적인 분량 가위질이 있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것이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회에서 해명이 나올 법도 했지만 전혀 언급이 없었다. 정말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한 것이라면 방송상에서 어떻게 아팠는지 짧게라도 언급해줄 법 한데 전혀 언급이 없었기 때문에 논란이 더 커질 상황이다.
만약 더 유닛과 WM 사이에 정말 불화가 있다면 팬들 입장에서는 이것은 KBS의 잘못이라고 느끼게 되기 쉽다. WM은 방송사와 기싸움을 할 만한 대형 기획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황상 WM에서는 오마이걸이나 온앤오프를 더 유닛에 출연시킬 생각이 없었는데 KBS에서 강요를 하다가 안되니까 결국 출연시킨 아이에게 화풀이를 한 것일 수도 있는데, 혹시라도 이게 사실이라면 방송사의 횡포이자 너무 치졸한 행동으로 보이는게 사실이다.
방송사와 대형 기획사간에 어느 정도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나 알력은 항상 있었다. 현재 믹스나인이 비슷한 시간대에 방영되면서 KBS와 YG 간의 대결 구도가 되고 있는데, 예전에 KBS와 YG 간에 한동안 방송 출연을 서로 보이콧하고 견제하던 시기가 있었다. 갈등의 시작은 2009년경에 지드래곤의 라디오 스케줄 관련 문제였다. 최초에 갈등이 생기게 된 원인은 정말 별일 아니었던 것처럼 보이지만, KBS에서 3년이 넘게 YG 소속 연예인을 잘 출연시키지 않고 YG 측에서도 언론플레이를 하는 등 공식적인 발표는 없어도 눈에 보이는 갈등이 있었다. 방송사나 대형 기획사 입장에서는 기싸움에서 밀리면 계속 손해를 볼 수 있다고 판단해서 의도적으로 견제를 계속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당시 KBS에서는 YG 가수를 계속 출연시키지 않다가 빅뱅의 뮤직뱅크 컴백 때 조명 테러를 했고, YG에서는 박봄의 뮤직뱅크 출연을 예상하신다면 가능성 0%라는 공지를 띄우는 등 서로가 큰 회사답지 않게 유치한 싸움을 벌였었다. 2007년경 강인의 라디오 방송 중복 출연 문제로 SM과 MBC간에도 비슷한 갈등이 있었다. WM 입장에서는 감히 KBS를 보이콧하는 선택을 하진 않을텐데 만약 앞으로 KBS에서 WM 소속 연예인을 출연시키지 않는 행동을 보인다면 KBS가 상당히 욕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이다.
더 유닛에 다이아, 라붐, 소나무 등이 나오는 것도 다소 논란이 되었는데 오마이걸은 조금 애매한 위치이긴 하다. 더 유닛은 실패한 아이돌의 재기 프로젝트라는 타이틀이기 때문에 출연 자체가 이 아이돌이 실패했다는 인식을 줄 수도 있어서 활동중인 아이돌이 출연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점이 있다. 더구나 회사에서도 따로 준비중인 계획이 있었을 텐데 출연 강요가 있었다면 기획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곤란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KBS나 WM에서 따로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는 없고 앞으로도 없을 듯 하기 때문에 진실은 알 수 없지만 두 달 사이 오마이걸이 행사 외에 별다른 활동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오마이걸 관련 소문 보다는 온앤오프가 더 유닛과 믹스나인을 저울질하다가 믹스나인을 선택한 것이 갈등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후 2018년 현재 KBS에서는 B1A4의 컴백 때 컴백 방송만 출연을 허락하고 이후 더 이상 출연시키지 않고, 온앤오프 뮤직뱅크 컴백 때 팬덤의 방청을 차단하는 등 꾸준히 WM에게 보복을 하고 있다. 또한 이달의 소녀 등 믹스나인에 집중했던 아이돌을 자사 방송에 잘 출연시키지 않고 있는데, 별다른 근거 없이 애당초 WM이 KBS에게 잘못했기 때문에 다른 팀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라는 내용의 언론 플레이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닐슨코리아 기준 시청률은 13회 2.7%, 14회 2.8%로 지난주와 별 차이 없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엄청난 제작비를 투자한 것에 비해서 매우 저조한 성적이기는 하다. 잘하면 이번주에 프로그램이 확실히 망했다고 판단될 시점에서 아직 추락하지는 않고 아슬아슬하게 절벽을 붙잡고 매달려있는 형국이다. 프로그램이 잘 안되는 가장 큰 이유는 애당초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는데, 기자들도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고 부정적인 기사가 많이 나가고 있어서 반등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현실적으로 이제는 프로그램을 살리는 것 보다 프로그램 종료 후 데뷔한 팀이 잘 되게 하는데 집중할 때인 것 같다.
우승팀이 잘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리얼리티로 데뷔해서 가장 성공한 팀은 트와이스인데, 여기에 힌트가 있다. 식스틴 방영 당시 JYP에서 뽑고 싶어한 멤버와 시청자에게 인기가 높은 멤버가 달랐는데 결국 최대한 시청자가 원하는 멤버로 팀을 구성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더 유닛 제작진이 눈여겨본 참가자와 맘에 안 드는 참가자가 있을 수 있는데, 편집에 감정적인 접근을 버리고 여론이 원하는 바를 최대한 반영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