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프로듀싱 미션. 서서히 드러나는 실력차.
12월 3주차 더 유닛은 셀프 프로듀싱 미션이 진행되었다. 총 12팀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는데 이번주에 6개 팀을 보여주었다. 6개 팀의 공연 준비 상황과 경연을 보여준 후 중간 순위를 발표했는데 지난주까지 1위 자리를 지키던 양지원과 티모테오의 순위가 크게 하락하는 등 지난주까지 큰 변화가 없던 순위가 이번주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번주에도 그다지 시청률 반등은 이루지 못하고 닐슨코리아 기준 2.3%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인터넷 투표 순위에 변화가 있다는 것은 그래도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청자들이 어느 정도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좋은 현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셀프 프로듀싱이라는 컨셉에 맞게 곡 선정부터 무대 구성과 의상, 컨셉, 안무 등 여러 가지 준비를 참가자들이 스스로 해내는 모습이 나왔다. 정말로 전적으로 모든 준비를 유닛 참가자에게 다 맡긴 것은 아니고 음원 작업이나 무대 준비 등은 참가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서 제작진이 만들어 준 듯 하다.
편곡 연주 믹싱 등이 가능한 참가자들이 꽤 있는데 팀별로 어느 정도까지 참여했는지 자세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아이디어를 많이 낸 멤버를 부각해서 보여주기는 했다. 프로듀싱 능력을 보여주는 것도 점수를 딸 만한 요소인데 눈에 띄는 활약을 한 참가자들은 구체적인 참여 내역을 곡 소개 때 자막으로라도 내보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전 예고에 나왔던 대로 1차 탈락자가 빠진 채로 미션을 진행했는데, 12월의 기적 팀이 MAS 멤버들이 빠지면서 화음을 준비한 것이 어려움을 겪었다는 내용 외에는 탈락자 관련 언급이 거의 없었다.
전반적으로 갈등 요소를 많이 부각시키지 않은 편이었고 미션 준비와 공연이 잔잔하게 진행되었다. 라이벌인 믹스나인이 여전히 악마의 편집이라고 할 만한 장면을 많이 내보내며 자극적인 내용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는 와중에 더 유닛은 1차 탈락의 충격을 서서히 이겨내며 경연 준비와 공연 위주로 편안하게 시청할 만한 장면을 많이 보여줬다. 탈락 이후 참가자들의 절실함이 더욱 강조되며 더 유닛과 믹스나인 모두 이번 회차에는 눈물 장면이 많이 나온 편이다.
여전히 프로듀스 101 때 많이 봤던 장면이 반복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전반적으로 초반에 어수선했던 분위기는 서서히 정리가 되고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셀프 프로듀싱 미션에서 과연 참가자들 스스로 무대를 준비하라고 했을 때 얼마나 잘할 것인가 우려가 없지는 않았는데, 다들 괜찮은 무대를 보여준 편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번 미션에서는 잘하는 참가자와 아쉬운 참가자간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기 시작하고 있다. RESTART 미션 때만 해도 개인만 부각되기 보다 팀 미션이라는 것이 잘 보여지는 균형잡힌 공연이 많았다. 두달 넘게 강행군을 이어온 만큼 주로 체력 문제로 차이가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사실 그게 실력 차이이기는 하다.
지금 시점에서 그동안 부각되지 못하던 참가자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남은 일정상 데뷔권에 간다는 것은 좀처럼 어렵다. 아쉽게도 대체로 원래부터 분량도 많이 받고 잘하던 참가자들이 여전히 잘하고 그렇지 못하던 멤버들이 여전히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댄스 무대는 칼군무로 컨셉을 잡은 만큼 이런 차이가 그나마 덜 느껴진 편이지만 보컬 팀들은 기존에 방송에서 많이 부각되었던 보컬 실력자들과 다른 멤버들과의 차이가 너무 명확해보였다.
UNI+B 보컬 팀들은 제업과 록현의 라이벌 팀 구성이라는 컨셉으로 팀을 구성했으나 이건이 제업과 함께 가면서 멤버 구성이 초록팀에 더 무게가 실리게 되었다. 중간 평가에서 상대적인 혹평을 듣게 된 후 노랑 팀 멤버들이 모여서 각자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자는 시간을 가졌는데 연습생 때 어려움을 겪은 이야기 등을 하면서 눈물바다가 되었다. 그 와중에 임준혁은 과거 논란을 겪은 후 사람이 무서워졌다는 이야기를 하며 간접적으로 본인의 논란을 언급했다.
임준혁은 2016년 팬과의 연애 논란으로 DAY6를 탈퇴한 바가 있다. 아이돌에게는 너무나 민감한 문제였고 전반적인 상황이 상당히 비난받을 만한 일이긴 했다. 그전부터 주눅들어 있는 듯한 모습이 많이 나온 경향이 있는데, 예전에 많은 악플과 비난으로 상처가 컸던 듯 하다. 임팩트의 태호는 연습생을 하다가 잘린 이야기를 하며 한번 울기 시작하자 이번 회차 내내 계속 우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렇게라도 분량을 받아서 다행이다.
UNI+B 퍼포먼스 팀들은 이날 가장 눈에 띄는 공연을 보여줬는데 안대로 눈을 가리거나 목줄을 잡아당기는 등 다소 선정적인 연출이 많았다. 각 유닛들의 실력은 비슷비슷하고 결국 네임드가 얼마나 있느냐가 승패를 결정하는 것 같다. 빨강팀은 필독과 세용이 있었고 검정팀은 티모테오 지한솔 의진이 있었다.
티모테오는 이번 미션에서도 적극적으로 미션 준비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동안 방송에서 티모테오의 전략가적인 모습을 많이 긍정적으로 부각시켜줬었는데 이번 미션에서는 팀원들과 갈등이 있었다는 편집이 있었다. 사실 1차 탈락 이후 다들 예민해져있는 상황이고 지쳐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팀들이 갈등은 많이 있었을 것이다. 티모테오가 독단적인 결정을 내리고 고집을 부렸다는 사실이 여러번 반복해서 보여졌다.
중간 평가에서 비는 stay라는 곡이 대중적이지 않아서 경연에 불리할 것이라며 선곡 자체를 다시 할 것을 충고했는데, 검정팀이 stay로 계속 가기로 하자 맘이 상한 듯한 평가를 했다. 지한솔 등 다른 멤버들이 사실 stay가 별로 맘에 안들었는데 티모테오가 너무 단정적으로 말해버리니까 그냥 말을 못했었다며 갈등이 있는 모습이 부각되었다.
사실 비가 그렇게까지 얘기했는데 stay를 계속 간다는 선택이 꽤 용감했다. 애당초 선곡을 하는데 너무 시간을 많이 썼고 다시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 가장 문제였던 것 같다. 노래 자체가 독특해서 상당히 모험이었다. 의진의 퍼포먼스와 잘 어울리는 곡이긴 했다. 티모테오는 다시 한번 전략가다운 모습을 보여줬는데 여기서 실패를 했으면 타격이 컸을 것 같지만 다행히 갈등을 봉합하고 무난한 공연을 보여줬다.
자세한 점수가 공개되지는 않았는데 일단 남자 퍼포먼스 팀은 검정 팀이 이겼다고 한다.
UNI+G 랩 보컬 팀은 모두 남자 가수의 곡을 했다. 이들의 공연은 확실히 셀프 프로듀싱다운 공연이긴 했는데 상대적으로 아쉬운 점도 많았다.
주황팀은 주로 세미의 파트가 임팩트 있었는데 초반에 무반주로 간 부분이 조금 더 짧았으면 좋았겠다 싶었고, 중간에 잠깐 무반주로 나온 연출이나 마지막에 킴이 한마디 한 부분은 다소 오글거리는 느낌이 있었다. 탈락자가 없었기 때문에 더 꽉 찬 무대가 될 수도 있었는데 세미 이외의 멤버는 별로 눈에 띄는 파트가 없었다. 어머님이 누구니라는 노래 자체가 외모와 몸매가 뛰어나서 어머님이 누군지 궁금하다는 내용인 만큼 참가자 개개인의 개성이나 외모를 돋보이게 하는 연출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9명이 다 똑같은 의상을 입고 나란히 늘어서서 비슷비슷한 퍼포먼스만 보여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파랑팀의 피 땀 눈물 무대는 원곡과 다른 여성적인 분위기로 진행하며 셀프 프로듀싱이라는 미션에 가장 걸맞는 공연을 준비했다. 이들의 연습 과정은 통편집되었는데, 전반적으로 연습이 부족했는지 다소 힘이 빠진 무대를 보여줬다. 자세한 상황은 안 나왔지만 많은 참가자들이 아팠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참가자들의 컨디션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특히 한아름은 많이 아파서 병원에 다니느라 연습에 거의 참여하지 못했다고 한다. 정말 심각한 상황이었는지 공연에서 아예 빠져있다가 중간에 들어와서 짤막하게 한소절 부르고 나가는 연출을 보여줬다.
예고에서 주황팀이 탈락자 발표를 하기 전에 유나킴이 세미언니 수고했다는 말을 한 뒤 탈락자가 없다는 발표를 해서 그냥 예능감있게 진행한 것인 줄 알았는데 이날 방송에서 이런 말이 나올 만한 상황이 잘 설명되었다. 전반적으로 편집이 속도감있게 더 좋아졌지만 제작진도 피로가 쌓였는지 화면에 나온 얼굴과 자막이 다르게 나오는 실수가 몇 번 있었던 것 같다. 발냄새 폭로로 이미지가 추락한 세미에게 긍정적인 편집을 많이 베푸는 등 피드백이 있는 모습은 보기 좋다. 경연 중간중간 탈락한 멤버가 방청객으로 와 있는 모습도 보여주며 훈훈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시청률 반등은 이제 무슨 짓을 해도 어려울 것 같고 한두 번의 공연과 탈락을 거쳐 데뷔조를 향해서 달려가는 일만 남았다. 잔인한 얘기지만 참가자간의 실력차가 서서히 드러나는 모습을 보면서 몇번 더 탈락이 있으면 정말 좋은 공연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제작진이 참가자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이대로만 잘 진행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