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이어진 셀프 프로듀싱 미션. 희망과 아쉬움의 공존.
12월 4주차 더 유닛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참가자들의 셀프 프로듀싱 미션이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셀프 프로듀싱 미션에서도 최다 득표팀은 탈락면제권을 받게 된다고만 했다가 각 성별 1위팀의 최다 득표 3인(총 6명)이 탈락면제권을 받게된다고 공지가 나왔었는데, 겨우 6명에게만 탈락면제권을 준다는 것은 2차 탈락에서는 RESTART 미션에서처럼 팀이 탈락면제권을 받아서 하위권이 탈락을 면하게 되는 일을 없애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라이벌 미션을 진행하면서 각 성별 1위만 베네핏을 준다는 것은 다소 문제의 소지가 있다. 라이벌 팀 두 팀이 대결을 했을 때 한쪽 팀이 점수가 크게 높지 않고 비슷하다는 것은 그만큼 두 팀이 라이벌답게 둘 다 좋은 공연을 했다는 뜻이 된다. 거꾸로 점수가 높다는 것은 상대팀이 못했을 때 나올 수 있는 경우이므로 결과적으로 가장 잘한 팀보다 상대를 가장 잘 만난 팀이 1위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력이 아니라 운이라는 얘기가 나올 수 있었다.
탈락면제권을 최다득표자 6명에게만 주기로 하면서 상식적으로 최다득표자가 탈락 위기일 경우가 있기 힘들기 때문에 별 의미없는 베네핏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비교적 팽팽한 대결을 펼친 보컬 팀들이 1위를 차지했고, 득표 상위권 순위에도 어느 정도 의외의 결과가 나오면서 임준혁과 세미는 탈락면제권의 혜택을 받을 수도 있게 되었다.
지난주에 인터넷 투표의 등락이 어느 정도 있었는데 이번주 방송 종료 후 인터넷 투표 결과를 발표하지 않으면서 충분히 이변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1차 탈락 남 녀 각 18명은 전체 출연자 숫자에 비해서 상당히 적은 편이었는데 남은 일정을 봤을 때 어쩌면 2차 탈락 때는 대단히 많은 인원을 탈락시킬 가능성도 있다.
지난주 방송에 나온 공연 준비 내용은 평소처럼 항상 보던 비슷비슷한 내용이었다.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하는데 뭔가 어렵다 라는 내용이 반복이 되고 다소 갈등 요소가 있는 것을 부각해서 짧게 보여주며 공연 위주로 내용을 편성했었다.
이번주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공연 장면은 비슷하게 보여주었고, 공연 컨셉을 계획하는 모습과 제작진에게 계획을 PPT로 설명하는 장면 등 지난주 방송에서는 부족했었던 부분을 조금씩 채워넣었다. 선곡에 대한 토론을 하는 장면이 많이 나왔는데 아무래도 셀프 프로듀싱 미션은 시간이 좀 부족했던 모양이다. 선곡을 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다보니 정작 공연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다. 여자 보컬과 퍼포먼스, 남자 랩 보컬 무대가 이어졌는데 지난주 남자 보컬과 퍼포먼스 팀들에 비해 전반적인 퀄리티는 좀 떨어지는 편이었다. 시청자들에게 가장 인기있을 무대가 남자 무대이다보니 남자 랩 보컬 팀에 편집의 역량을 집중했는데, 사실 남자 랩 보컬팀들이 가장 눈에 띄게 아쉬운 무대를 보여줬다.
Jackpot
UNI+ G 보컬팀들이 전부 남자 가수의 곡을 준비했다. 여자 4팀이 다 남자 가수의 곡을 준비한 것은 좀 특이한데 선곡할 때 다른 팀들과도 상의를 했었는지 모르겠다.
라이벌 미션을 강민희 대 희진 팀으로 구성해서 노랑팀은 희진팀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희진의 장점을 살리려면 블루스나 소울풀한 선곡을 했어야 유리했을텐데, 마치 희진팀이 아니라 여은팀인 듯 멜로디데이가 평소 불후의 명곡에서 많이 보여주던 느낌의 무대를 보여줬다. 노래가 그런 느낌인 만큼 뮤지컬적인 요소를 좀 넣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뭔가 부족해 보여서 아쉬웠다. 가창력은 돋보였으나 그 이상이 없었다.
Last dance
어리고 맑은 이미지의 멤버가 많았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살리면서 겨울 분위기의 무대를 준비했다. 다 같이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아련한 표정으로 겨울의 쓸쓸함을 잘 표현했다. 비주얼이나 표정에서 예빈이 가장 곡에 대한 이해가 높았던 것 같다.
평소 이미지가 이 노래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멤버들이 있었으나 하얗고 맑은 컨셉을 확실하게 잡고 가서 크게 튀지 않게 무대를 잘 준비했다. 강민희는 평소와 다른 창법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설하윤은 이 노래에 어울리게 좀 더 맑고 여린 느낌으로 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원래 부르던 대로 목소리를 낸 것이 좀 아쉬웠다.
초록팀의 아쉬운 점은 전반적으로 파트를 너무 잘게 나누었다는 것이다. 탈락자가 없어서 더 부각되었다. 아마 곧 2차 탈락이 있을텐데 탈락이 예상되는 멤버를 구제하기 위해 파트를 나눌 때 배려를 많이 했을 수 있다. 이런 배려는 라이벌 미션에서는 상당히 위험한 선택이었다. 시간이 부족했던 만큼 전체적인 무대의 완성도를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실력이 부족한 멤버에게는 분량을 줄여서 확실히 준비할 수 있게 했어야 했다. 앤씨아가 분량이 적은 게 가장 큰 문제였다. UNI+B 보컬 팀이 록현에게 파트를 몰아준 것처럼 앤씨아에게 몰아줬으면 이겼을 것 같다.
Problem
이날 방송에 나온 팀들 중에서는 가장 잘 했던 것 같다. 선곡도 좋았고 다양한 퍼포먼스로 멤버들의 개성을 잘 살린 점이 좋았다. 의진이 역시 압도적으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었다. 퍼포먼스팀이었는데 배우가 두명이나 포함되고 전문 댄서가 아닌 멤버도 많아서 준비가 쉽지 않았을텐데, 눈에 띄게 못하는 사람이 없게 잘 구성한 편이다.
다른 멤버들과 이미지가 너무 달라서 붕 뜰 수 있는 이현주가 문제였는데 초반에 깜찍한 느낌을 넣으며 해결했고 전반적으로 파트 배분을 잘 한 것 같다. 노래 중간중간 몇명씩 번갈아가면서 양 옆에 그냥 서 있는 퍼포먼스로 체력 배분도 잘 했다. 중간중간 분위기 전환도 자연스럽고 여러모로 많은 것을 고민한 흔적이 보였다.
Partition + Run the world
댄스 멤버 위주로 구성되어 무대는 괜찮은 편이었다. 그런데 검정팀이 각 멤버의 개성을 살려 다양한 의상을 입고 나온 것에 비해 빨강팀은 의상에 대한 준비가 좀 부족했던 것 같다. 의상 컨셉 맞춰보자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릴만한 아이템 중 하나가 청바지 패션이긴 한데 별다른 장식이나 아이템없이 청청 패션만 입고 나온 것은 좀 아쉬웠다.
그나마 효선이랑 이주현은 후드티로 포인트를 준 것이 평소의 보이시한 모습과 잘 어울리는 편이었다. 나머지 대부분 멤버의 의상은 그다지 캐주얼한 느낌도 아니고 대충 찢은 듯한 팬츠가 의상 제작비가 부족했나 싶은 듯한 모습이었다.
나리가 안경과 외투를 입고 나왔다가 옷을 갈아입는 퍼포먼스로 시작했는데 이런 퍼포먼스를 연출했으면 옷을 갈아입은 다음에 뭔가 확연히 다르거나 화려한 의상을 입은 모습이 나와야 할 것 아닌가? 아무 장식도 없는 청바지 핫팬츠와 흰 티, 청자켓을 입었는데 평소의 섹시한 이미지를 살리지 못하고 제일 없어보였다.
노래가 비욘세 노래였기 때문에 비욘세를 떠올릴만한 패션을 생각했던 것 같은데, 비욘세는 검고 탄탄한 피부 자체가 빛나 보이니까 뮤비에서 누더기 같은 것을 입고 나와도 그럴 듯해 보이지만, 나리는 하얗고 가느다란 몸매라서 느낌이 많이 다른만큼 뭔가 나리와 어울릴만한 다른 이미지를 시도했어야 했다. 의상과 컨셉을 점검하면서 없어보인다는 것을 못느꼈을까? 스타킹으로 변화를 주거나 예전에 레인보우가 했던 것처럼 다리에 기름 바르는 것으로 포인트를 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고민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Red sun + Bermuda triangle
UNI+ B 랩 보컬 팀은 전반적으로 많이 아쉬웠다. 랩은 뭐라고 할 말이 없는 수준이었는데, 아이돌 래퍼들을 모아 놓고 무대를 준비하라고 했을 때 나오는 한계를 보여준 것 같다. 아이돌 음악이 처음 나올 때는 멤버를 모아 놓고 정말 노래를 못하는 멤버는 랩을 시키는 경향이 있어서 정말 수준이 낮았었기 때문에 아이돌 래퍼 하면 노래를 못할 것 같은 편견이 있다.
요즘 아이돌은 워낙 경쟁이 심해져서 아이돌 래퍼들이 언더 힙합 래퍼들보다 더 잘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수준이 달라져 있는데, 이날 무대는 두 팀 다 아이돌 래퍼에 대한 편견을 없애주기에는 많이 부족한 무대였다.
선곡을 상의하는데 래퍼들이 아이돌 오디션을 보러 온 관객들이 대부분 모를 것 같은 노래를 계속 주장하는 모습이 나왔다. 처음에는 래퍼가 많으니 완전 힙합 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결국 쇼 미 더 머니에 나왔던 음원으로 적당히 타협했다. 선곡 자체는 크게 문제가 없었다. 그냥 원곡에 충실하게 했으면 차라리 괜찮았을 것이다. 여러 명의 래퍼들이 각자 뭔가 많이 준비했는데 상당히 어수선하고 지루한 무대였다.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의 랩이 가사 전달이 잘 안되었다는 점이다.
모든 래퍼들의 무대가 다 비슷비슷했는데 칸토가 상당히 낮은 순위에 올랐다. 아마도 칸토가 여기 나온 래퍼들 중에 가장 인지도가 높고 인터넷 득표 순위에서도 데뷔권 언저리에 있는 인기 멤버기 때문에 기대치가 더 높아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동현이 3위라는 것은 상당히 의외의 결과이다. 정하는 Heartbeat 무대에서 칭찬을 받은 뱀파이어 매이크업을 다시 들고 나왔는데, 별다른 퍼포먼스를 보여준 게 없지만 오로지 비주얼의 힘으로 2위까지 한 것 같다. 제작진은 준Q와 마르코에게 꾸준히 분량을 많이 주고 있는데, 아직까지 준Q는 별다른 매력을 보여준 게 없어서 왜 준Q에게 분량을 그렇게 많이 할애하고 있는지 의아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이정하는 여전히 이 프로그램에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싶은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원래 아이돌 래퍼 무대에 대해 기대가 크지 않은 편이었는데 그 기대보다도 아쉬운 무대를 보여줬다. 이 무대의 멤버들이 수준 이하였다기보다 공연을 준비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일단 가사 쓰는 것에서부터 시간을 많이 소모했을테니. 랩에 노래가 피처링처럼 들어갔는데 피처링이 더 눈에 띄었다. 동현 혼자 무대를 끌고 가는 게 안쓰러워 보일 지경이었다.
Butterfly
주황팀은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준비했는데 비교적 원곡의 느낌과 비슷하게 진행했으나 이날 방송된 무대들 중에 가장 별 볼 일 없는 무대였다. 준 말고는 모든 멤버들이 다 아무것도 못 보여줬다는 느낌이다. 마치 노래방에서 방탄소년단 노래 틀어놓고 즉석에서 한 곡 부른 것 같이 너무나 평범한 무대였고 여기서도 랩은 가사 전달이 전혀 되지 않았다.
그래도 가사 전달이 안되는 문제를 인식하고 전광판에 가사를 올린 부분은 잘했다. 안무 준비도 열심히 했고 그럭저럭 아이돌다운 무대를 보여줬다. 하지만 여기까지 올라왔으면 오로지 실력으로 결판을 내려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더 멋있었을 것이다. 참가자들의 간절함은 잘 전달이 되었지만, 경연 외적인 요소로 점수를 따 보려는 시도는 어떻게든 탈락을 면해보려고 꼼수를 부린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모습이었다. 해볼만한 시도였으나 엄마 아빠 듣고 있어요? 라는 가사는 너무 반칙이었다. 무대는 부족했음에도 엄마 아빠를 찾으며 감정에 호소하고 준이 펑펑 우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동정표의 힘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참가자들의 무난한 경연이 이어졌으나 그동안 쌓인 피로가 누적되었는지 다들 체력이 떨어져서 힘들어 하는 모습이 지난주에 이어 많이 나오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의진이 코피를 흘리고 설하윤이 실신을 하는 등의 장면이 나오면서 참가자들의 건강이 염려되는 상황이다.
이날 방송 종료 후 그동안과는 달리 인터넷 투표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아마도 이번에 발표된 순위가 2차 탈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었으면 아예 전체 순위를 전혀 보여주지 않았어야 했다. 상위 9인만 보여준다거나, 2차 탈락이 가능한 하위권만 보여줬으면 어쨌든 명분은 있었을텐데, 특별히 몇명의 멤버들만 순위를 살짝 보여준 것은 논란이 될 만하다. 무슨 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 UNI+ B와 UNI+ G 각각 10등, 19등, 28등, 37등만 보여줬다.
프로듀스 101 시즌2 마지막회에서는 데뷔권 바로 밑에 있는 멤버들의 중간 순위를 계속 공지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다른 참가자의 순위를 모르는 상태에서 특정 참가자의 순위만 공개하는 것은 이 참가자에게 투표를 해달라고 독려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공정성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전반적인 공연은 15, 16회보다 더 아쉬웠는데도 편집은 17, 18회가 덜 지루하게 잘 구성한 것 같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번주는 지난주보다 시청률이 0.2% 더 올라갔다. 지난주 방송 후 셀프 프로듀싱 미션인데 프로듀싱하는 장면이 별로 안 나와서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을 수 있는데 이번주에 PPT하는 장면을 적극 넣는 등 끊임없이 피드백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편집을 하는 기술도 시간이 흐를 수록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초반에 어설픈 편집으로 임팩트가 부족했던 것이 두고두고 아쉬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