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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3 Mnet 프로듀스 X 101 1회

뚜껑을 열어보니, 굳이 프로듀스48 때의 서사를 고스란히 반복하고 있다.

by 황진택



Mnet 프로듀스 시리즈의 4번째 시즌이 기어코 시작되었다.


1화를 보고 난 소감은.. 아마 앞으로 이 프로그램을 안 보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원래 필자는 아이돌에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이었다. 한동안 열심히 글을 쓴 이유는 이전 리뷰에서 언급했던대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발견한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컸다. 처음에는 주로 우리나라의 부도덕하고 무능력한 방송 제작자들과 그보다 더 나쁜 일본 연예계에 대한 비판을 하려고 시작한 프로듀스48 리뷰였지만, 리뷰를 쓰기 위한 작업을 하다가 역시나 연습생들의 간절한 사연에 감정 이입을 하게 되고 간혹 연습생들의 멋진 모습과 매력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어느 정도 이들의 팬이 되었다.


사실 아이즈원은 거의 필자가 투표를 잘 안 하던 멤버들 위주로 구성되었지만 이전 리뷰에서 밝힌대로 어쨌든 응원하고 있는데, 적극적인 팬 활동을 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들이 방송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 아무래도 더 관심을 갖게 되고 Mnet에서 계속 나오는 아이즈원 관련 방송도 꾸준히 보고 있다.


프로듀스48이 방영되는 내내 흥미 있게 지켜봤지만 솔직히 방송 자체는 상당히 재미없다고 느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시즌이 거듭되어도 나오는 멤버들만 조금씩 달라진다 뿐이지 방송 컨텐츠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예전에 봤던 내용만 다시 나온다는 점이다.


쇼 미 더 머니도 꾸준히 보고는 있는데, 매번 조금씩 다른 멤버들이 나온다 뿐이지 항상 똑같은 스토리만 반복되니까 갈수록 별로 재미가 없다고 느끼고 있다.


KBS 댄싱하이와, 오디션이라기엔 애매하지만 Mnet 썸바디도 재미있게 봤다. MBC 언더나인틴과 JTBC 보석함은 영 재미가 없어서 거의 안 봤다. 리뷰를 쓰는 취미를 가지며 좀 더 전문적으로 접근해볼까 생각도 했었지만 아무래도 모든 오디션 프로그램을 다 공부할 만한 흥미는 생기지 않아서 그냥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최초에 필자가 아이돌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에 흥미를 느끼고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기에 Mnet에서 방영한 Wanna One X-CON이라는 프로그램을 봤었다. 당시 워너원의 2년차 활동을 앞두고 월드 투어 준비를 한다는 내용의 리얼리티 예능이었는데, 멤버들이 서바이벌 종료 후 1년 정도 방송 활동을 하며 다들 예능감이 늘었기 때문인지 단순하고 소소한 일상 장면들이 상당히 재미있게 연출되어서 한 달간 꾸준히 방송을 흥미 있게 봤으며, 개인적으로 파이널 신곡 무대를 보고 상당히 감동을 받기도 했다.


필자가 남자이기 때문에 걸그룹은 좋아해도 남자 아이돌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크지 않지만 Wanna One X-CON은 남자들만 나오는 프로그램이라도 정말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 아무래도 연출자가 다르다는 것이 크지 않을까 싶다. 프로듀스 시리즈는 훨씬 많은 시간과 제작비가 들어가는 프로젝트지만 본방송 자체가 정작 프로젝트 이후 팬서비스 부록 성격의 리얼리티보다도 재미가 없다.


필자가 재미없다고 느끼는 것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아마도 제작진 입장에서는 다수의 팬들이 익숙한 내용이 다시 나오는 것을 원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프로듀스 X 101 1화가 너무 재미가 없어서, 여전히 간절한 연습생들의 사연에는 약간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이번에는 아무래도 방송을 열심히 시청하고 꾸준히 리뷰를 쓰지 않게 될 것 같다.


프로듀스48 리뷰를 참 열심히 작성했었는데, 돌아보면 아쉬운 점도 많아서 차기 시즌 리뷰를 다시 쓰면 더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했었는데 아쉬움이 있기는 하다. 혹시 필자의 리뷰를 기다리던 독자가 있다면 미안한 일이지만 어쨌든 재미가 없는 방송을 억지로 시청할 책임까지는 느끼지 않고 있다.


Mnet에서 프로듀스 시리즈가 이번 시즌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떡밥을 많이 뿌리고 있는데, 혹시 마지막인 만큼 과감한 변화를 주거나 흥미 있을 만한 내용이 2화 이후에 나올 수도 있으니까 일단 시청은 계속할 생각이다.





기획사별 무대

이전 시즌과는 달리 연습생들이 적극적으로 1위 자리에 앉으려는 경우가 많았고 기존에 1위 자리에 앉아있는 연습생이 있으면 즉석에서 대결을 해서 밀어내기를 하는 모습까지 나왔는데, 뭔가 제작진이 부추긴 부분이 있을 가능성이 보인다. 아마도 최종적으로 1위 자리에 앉은 연습생에게 베네핏을 준다는 공지가 있었던 모양인데, 1위 자리에 앉은 윤서빈 연습생은 방송 마지막에 자기 PR 시간을 받았다.


이번 시즌에 달라진 점이라면 사전에 예고된대로 X등급이 신설되었다는 것이다.


방송에서는 마치 X등급을 받으면 곧장 탈락인 것처럼 설명되었는데, 사전에 X등급은 단체곡 무대에 서지 못한다고만 알려진 것과, 최종 X등급으로 보이는 연습생들이 계속 프로그램에 참가 중인 것으로 봐서 당연히 즉시 탈락은 아니다. 이날 소속사별 무대에서 X등급은 101 트레이닝 센터에 입소하지 못한다는 것을 여러 번 강조하여 연습생들 입장에서는 X등급을 받으면 곧장 집에 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제작진은 연습생들을 압박하고 간절한 모습을 화면에 담겠다는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

이런 전략은 연습생들을 불안하게 만들어서 무대에 실수가 많이 나와 경연 수준만 더 떨어지게 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효과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2회에서 X등급만 다른 장소에서 따로 교육을 받는다고 소개되었는데, 자세히 설명되지는 않았지만 다른 연습생들과 격리를 시켰다는 것을 제외하면 이전 시즌 F등급 교육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뭔가 쇼 미 더 머니 777에서 배팅 시스템이 도입되었다며 확 달라졌다고 홍보한 것과 비슷한 양상인데, 생각해보면 X등급이란 사실상 F등급을 이름만 바꾼 것에 불과하고 근본적인 등급 심사 룰에 전혀 달라진 게 없다.


이번 시즌도 최종 데뷔조 숫자는 11명이지만, 10 + 1로 마지막 열한 번째 멤버는 파이널 투표만으로 결정하지 않고 프로그램 초기부터 파이널까지 4차례의 투표를 합산하여 누적 투표가 가장 높은 사람으로 정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생방송 문자 투표는 평소 투표 경향과 약간 다르기 때문에 파이널에서 이변은 있기 마련인데 이번 시즌에는 김종현이나 이가은 같은 케이스가 안 생기게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1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시즌 1, 2 때보다는 주로 프로듀스48과 비슷한 점이 많았다. 박선호에게 이가은 포지션을 생각하고 가희 대신 소유를 투입했으며, 김동빈에게 김시현 포지션을 주는 등 이런저런 스토리를 연출했는데, 상황과 대사까지 비슷할 정도로 어디서 봤던 것 같은 내용이 계속 반복되는 모습이 있었다.


기획사별 입장 장면과 소속사별 무대를 보면, 전통적으로 항상 그래왔듯이 불안해하는 연습생들과 인위적인 느낌으로 발랄한 척하는 연습생들이 있는데, 여기서 뭔가 까부는 모습을 연출하는 팀들이 CJ 레이블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전 기획 단계부터 어떤 회사인가에 따라 편집의 시선이 달라지는 연출이 여전한 것 같다.

1회에서 매우 노골적인 악마의 편집은 많지 않았으나 프로듀스48 때도 1회는 무난한 내용 위주로 나왔던 것을 생각하면 아마 2회 이후부터 다시 열심히 쓸데없는 악마의 편집을 할 가능성이 있다.


무대 수준은 대부분 비슷비슷했는데 어디 소속사인가에 따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경우가 있고 이전 시즌처럼 부족한 무대에 각종 효과를 넣어 잘하는 무대라고 시청자를 속이려는 경우가 보이고 있다.

초반에 짧게 지나간 무대들이 가능성을 보여준 김요한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비웃는 듯한 편집으로 소모되었다.

제작진은 김요한을 비주얼픽으로 밀고 있는 모양이며, 박선호, 브랜뉴뮤직, 마이틴 멤버들 등이 좋은 편집을 받았는데, 대체로 칭찬이 많이 나온 무대는 다들 댄스 면에서는 괜찮은 실력을 보여줬다.


프로듀스48 때와는 달리 MR을 많이 깔지 못하도록 한 모양인데, 다들 댄스와 노래를 같이 하려다 보니 가창력을 보여주는 무대는 나오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번 시즌 연습생들의 사전 홍보 영상을 보면 보컬 실력이 뛰어난 멤버들이 많은데, 1회에서 간혹 댄스 추가 오디션만 몇 번 나오고 보컬 추가 오디션이 많이 안 나온 것은 좀 아쉽다.


언더나인틴 출신의 남도현을 다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띄워주는 모습이 있었다. 랩은 무난한 편이고 전반적으로 그냥 평범했는데,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제작진은 남도현을 장원영 포지션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스타쉽이 상당히 제작의 중심인데도, 이번에 스타쉽 연습생들이 부담감 때문인지 원래 실력인지 너무 기대 이하의 무대가 나와버려서 도저히 감싸주지 못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부족한 무대에 추가로 뭔가 보여줘 보라고 요구해도 망설이고 자기 어필을 못하는 모습이 나온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장면이었는데, 어리고 연습 기간이 짧은 멤버들을 투입하다 보니 이들에게는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던 모양이다.


1, 2회에서 기획사별 무대가 아예 통편집된 연습생들이 20명 가까이 되는데, 어쩌면 이번 시즌에 연습 기간이 짧은 연습생들이 대량 투입되어 수준 낮은 무대가 많았을 수도 있다.


1회에서 긍정적인 연출을 받은 연습생들은 주로 기존 데뷔 팀이나 다른 오디션 등 사전 경력이 있는 팀들이 많았다. 기획사별 오디션 풀영상이 공개되어야 확신할 수 있겠으나 방송 내용만 보면 업텐션과 빅톤 멤버들이 제일 잘 한 것 같은데, 사실 이들이 데뷔 이후 몇 년씩 활동을 한 것을 생각하면 이번 시즌에는 그렇게 놀랄만한 실력을 보여준 멤버는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높은 등급을 받고도 거의 분량을 받지 못한 멤버들이 꽤 많아서, 사실은 괜찮은 무대들도 있었는데 제작진이 안 밀어주는 멤버들을 깎아내리는 편집을 했기 때문에 전반적인 수준이 다 낮았던 것처럼 보인 것일 수도 있다.


A등급을 받고도 통편집된 연습생은 WUZO엔터 최진화 한 명밖에 없었으나 많은 A등급, B등급 멤버들이 스쳐가는 듯한 편집으로 소모되었으며, 지난 시즌들과 마찬가지로 멤버들의 활약보다는 어느 소속사인가가 분량 분배의 기준이 된 것으로 보인다.




기획사별 무대 관련 추가

이후 공개된 기획사별 퍼포먼스 풀버전을 보면 잘한 무대를 이상하게 편집한 것은 아니고, 주로 솔로 무대를 많이 통편집한 것으로 보인다.

바인 백진, 크레이지 김관우, 밀리언마켓 유건민 등 그럭저럭 잘했다 싶은 무대가 많이 통편집되었으며, 유일한 A등급 통편집인 최진화 역시 왜 통편집인지 상당히 의아했다. 최진화 본인은 무대를 마치고 실력을 충분히 발휘 못해서 아쉽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젓는 모습이 있었지만 전반적인 연습생들 수준을 보면 상대적으로 충분히 A를 받을만한 무대였다.


이전 시즌처럼 아예 중소 기획사의 잘한 무대 위주로 통편집한 것까지는 아닌 것 같지만 방송에 나온 팀들과 통편집된 팀들을 비교해보면 통편집 쪽이 특별히 더 떨어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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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영상을 살펴보면 확실히 전반적으로 실력이 부족한 무대가 많기는 했으나, D나 X를 받은 멤버들 중에 이 정도면 잘한 편인데 점수를 너무 짜게 줬다 싶은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특히 함원진 D는 정말 말도 안 된다 싶은데, 손동표가 A 못 받은 것도 의아하고 실력만 보면 젤리피쉬 최준성, 위에화 조승연도 당연히 A여야 할 것 같은데 B를 받았다. 어떻게 보면 단체로 나왔을 때 같이 나온 멤버들이 잘 못하면 손해를 본 경향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강현수 김국헌 송유빈 이은상 최수환 최병찬 한승우 등 A 등급을 받은 멤버들이 확실히 가장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다고 보이며, E엔터 원혁 이원준, 티오피미디어 김우석 이진혁 등도 왜 B를 받았는지 의아하다 싶을 정도로 잘했다.

굳이 개인적으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멤버를 한 명만 뽑아본다면 한승우가 특별히 고난도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노래와 안무가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가장 잘하지 않았나 싶다.




미래가 암울해 보이는 이유

프로듀스 시리즈는 항상 기대보다 높은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받았으나, 시청자들과 팬들이 프로듀스라는 프로그램 자체를 칭찬하는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편이다.


데뷔라는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연습생들을 응원하고 빛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컨셉까지는 좋은데, 사실 이 프로그램은 그런 연습생들을 응원한다기보다 이용한다는 느낌을 더 많이 주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내내 참가자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가학적인 시선, 참가자들에 대한 차별과 인격 모독에 대해 많은 비판을 받아도 전혀 변화하는 모습이 없다.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영상, 가령 연습생들끼리의 친목이나 소소한 일상 모습, 각종 개인기나 반전 매력 등을 소개하거나 혹은 연습생들의 간절한 사연에 공감하고 인간극장 같은 서술을 보여주기보다는 프로그램의 인기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당장의 화제성에 골몰하여 항상 특정 참가자를 매도하고 인신공격하는데 더욱 열중하며 심지어 있지도 않은 일을 조작 편집으로 만들어 내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프로듀스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참신하고 독특한 내용이나 시청자가 원하는 모습을 통해서 경쟁력을 갖추기보다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몇몇 힘 있는 소속사 연습생을 좀 돋보이게 해 주겠다는 목표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많은 연습생들이 몇 초라도 방송 분량을 확보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상황에서, 제작진은 항상 쓸데없이 많은 분량을 실력도 인기도 부족한 특정 연습생들에게 투자해 재미없고 지루한 내용을 반복하며 이를 통해 특정 연습생에게 뭔가 캐릭터를 부여해주려는 속 보이는 시도만 계속 반복한다.


프로그램 내내 참가자들을 극단의 스트레스로 밀어 넣는 잔인하고 가학적인 진행이 끊임없이 이어지는가 하면, 합격자와 탈락자를 가리고 최종 멤버를 선발하는 과정이 뭔가 투명하지 않고 편집의 유불리나 뚜렷한 분량 차이 등 불공정한 진행이 항상 꾸준히 이어진다.


특히 항상 이런 불평등이 제작사인 CJ와 관계가 깊은 소속사의 연습생에게는 유리하고 들러리로 참가시킨 소규모 기획사 연습생에게는 가혹한 형태로 드러나는 경우가 너무 노골적으로 많이 반복되고 있다.


데뷔조 아이돌 론칭 후 아이돌의 인권보다는 최대한 수익을 뽑아내자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멤버들을 심하게 혹사시키는가 하면 수익 배분에 대한 잡음이 나오고 심지어 법적인 분쟁까지 생기는 모습을 보면 갈수록 프로그램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



프로듀스 시리즈가 가학적인 컨셉과 불공정한 내용이 문제라는 비판에 눈을 닫고 제작진은 항상 조작된 막장 드라마 시나리오와 자극적인 방송 내용이 화제성을 불러올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인데, 애당초 이런 한계 자체가 제작진의 무능함 때문이기 때문에 아이돌 연습생들을 응원하는 팬 입장에서도 좀처럼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프로그램에 비판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프로그램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드러나는 제작진의 비도덕성에 있기 때문에 제작진이 전면 교체되지 않는 이상 변화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프로그램을 통해 드러나는 비도덕적인 어른의 민낯보다 더 문제는 사실 프로그램 자체가 재미가 없다는 사실이다.


몇 차례 시즌을 거듭하면서 매번 새로운 시즌에 뭔가 새로 등장하는 독창적인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항상 지겹게 많이 나왔던 의미 없는 스토리를 뚝심 있게 끝없이 반복하고 있다.


주로 인기가 없는데 어떠한 이유로 띄워줘야 하는 연습생들의 별다를 것 없는 모습을 길게 보여주며 납득하기 힘든 어떤 캐릭터를 부여하려는 노력을 열심히 한다.

연습생들의 연습 과정을 잔뜩 찍어놓은 후 뭔가 답답한 상황과 밝아 보이는 상황으로 분류, 시간 순서와 상관없이 짜깁기해서 연습할 때는 어려웠는데 공연을 잘 치렀다는 단순한 스토리로 서술하는 작업을 반복한다.

항상 어째서인지 센터가 매우 중요하다고 시청자들을 계속 설득시키려는 의도의 쓸데없는 스토리만 너무 많이 계속 반복한다.


방송 내용을 가만히 지켜보면 아무래도 프로듀스 제작진들이 대체로 아이돌 연습생들에게 관심이 없는 성향인 느낌을 주며, 아이돌의 모습을 어떻게 보여줘야 팬들이 좋아할지 라는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방송이 진행될수록 어떤 목적이 있다기보다 어쨌든 방송 시간을 때워야 하니까 아무 장면이나 닥치는 대로 대충 편집해서 일단 분량을 확보하자는 듯한 장면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이런 비슷비슷한 재미없는 내용이 끝없이 이어지다 보니 좀처럼 라이트한 성향의 시청자를 확보하지 못하고 갈수록 보는 사람들만 보는 프로그램이 되어 버리며, 시리즈의 시청률이나 화제성과 별개로 프로그램의 호감도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더욱더 떨어지고 있다.



다수의 연습생들의 경쟁과 국민 프로듀서가 뽑은 아이돌의 탄생이라는 컨셉은 처음에는 신선하다는 반응을 받았으나, 애당초 이 프로그램의 시작이 일본 프로그램의 표절로 시작했다는 한계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제작진의 창의력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심각하게 드러내고 있다. 시즌 2는 남자 아이돌의 등장, 시즌 3는 한일 합작이라는 변화가 있었으나, 멤버만 좀 바뀌었을 뿐 프로그램 내내 꾸준히 뚝심 있게 항상 재미없다는 반응을 얻었던 기존 시즌의 내용을 똑같이 반복하는 모습이 매우 일관성이 있다.


팀 정하기 방식이나 멤버 탈락 방식 등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받는 부분이 있어도 절대로 시청자의 원성에 신경 쓰지 않고 항상 우리는 하던 대로만 한다는 고집을 부린다.


프로그램의 컨셉이 시청자의 사랑과 관심을 요구하는 내용인 만큼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의 반응에 뭔가 피드백이 있어야 정상인데, 제작진이 도무지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뭔가 근본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쩌면 제작진 입장에서는 원래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보다 특정 소속사 연습생 밀어주기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애당초 뭔가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창의력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감 자체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컨셉 자체가 나온 지 워낙 오래되었고 신선도가 떨어진 만큼 시청자들의 흥미가 줄어들었기 때문인데, 프로그램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면 그 어느 때보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제작진의 선택은 순차적인 연습생 공개, 응원 영상, 연습생 후원하기 앱 홍보, 이전 시즌과 비슷한 컨셉의 단체 무대와 대체 뭐 하자는 컨셉인지 알 수 없는 재미없는 각종 PR 영상들, 히든 박스 미션 등 그동안 매 시즌에서 나왔던 내용을 꾸준히 반복하며, 시즌 4에서도 여전히 이전 시즌에서 나왔던 내용만 계속 다시 나올 것이라는 사실만을 열심히 홍보하고 있는 모습이다.


심지어 프로듀서들도 전부 예전 시즌에 나왔던 사람들로만 재탕한 상황이다.



최초 공개 단체곡의 가사가 전반적으로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요구하고 호소하는 내용이 아니라 단체곡을 부르는 소년들 자신에게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해서 어려운 상황이지만 끝까지 제작진의 이익을 위해 몸 바쳐 노력해야 하니까 포기하지 말라고 희망고문을 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인가 하면, 이번에는 데뷔조의 계약 기간을 5년으로 늘리며 아예 차기 시즌은 포기했다는 듯한 모습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시청자들이 꾸준히 프로듀스 시리즈의 막장 드라마를 좋아하고 응원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런 뚝심이 의미가 있겠으나 정작 팬들은 항상 욕하면서 보는 중인데, 혹시 제작진은 매번 프로그램이 다양한 방식으로 욕을 먹어오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는 것인가 의심이 들 정도로 이번 시즌도 최대한 뚝심을 발휘하여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그동안 프로듀스 시리즈에서 나왔던 장면만 계속 반복하겠다는 컨셉으로 다시 새 시즌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팬들은 이번에야말로 프로듀스 시리즈가 망할 때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프로듀스 X 101을 홍보하는 기사 자체가 큰 관심을 받지 못하며, 악플보다 무서운 무플 기사가 되어 버리는 상황이다.


제작진의 한심한 모습을 보면 혹시 워너원이 매우 높은 인기를 끈 것을 K-POP 팬들이 프로듀스 시즌 2에 관심을 보인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워너원 팬덤의 여론이나 성향을 보면 워너원의 팬들은 원래 좋아하는 아이돌이 있던 사람들이 워너원을 좋아하게 된 경우보다, 프로듀스 101 시즌 2를 통해 처음 아이돌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고 새로 유입된 팬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런 현상 자체는 프로그램 입장에서는 성공적인 결과였지만 생각해보면 워너원이 너무 기대 이상으로 큰 인기를 끌어버려서, 프로듀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새로 유입될만한 웬만한 잠재적인 팬들은 다 워너원의 팬이 된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팬층을 확보한다는 것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팬들의 짜증을 유발했던 기존 프로듀스의 문법을 고스란히 반복하는 것으로는 미래가 매우 암울해 보인다.


상식적으로 기존 워너원의 팬들은 프로듀스 101 시즌 4의 팬이 되기보다는 워너원 멤버들의 개별 팬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훨씬 크기 때문에, 새로운 4번째 시즌에서도 단지 프로듀스 101 시즌 2와 별다를 것 없는 방송만을 내보내면서 뭔가 워너원의 인기에 기대 보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면 상당히 멍청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시즌에서 나이 어린 연습생들의 활약과 파이널 방송 시간의 변화로 초등학생 투표의 유입이 많이 생긴 것 등 약간의 변화가 생긴 것이 시사하는 바가 있었는데, 프로듀스 시리즈의 차기 시즌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있었다면 과감하게 프로그램의 컨셉을 바꿔서 보다 어린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전략을 짜는 것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이즈원은 해외 인기를 바탕으로 기대 이상으로 잘나가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프로듀스라는 브랜드의 인기 자체가 매우 떨어진 것은 사실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방법은 많다. 단순히 CJ 레이블 위주의 제작이 아닌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방식의 오디션 모집만 해줬어도 신선도가 올라갈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 시즌에는 개인 연습생 비율을 대폭 올리겠다는 공지가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개인 연습생의 비율은 높지 않았다.

우리나라에 워낙 아이돌 연습생들이 많이 있고, 현재 소속사가 없는 상태인 연습생 중에도 충분한 실력과 매력이 있는 멤버들도 꽤 많이 있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애당초 프로듀스 시리즈가 공정한 오디션이 아니고, 배경이 없는 연습생은 들러리나 악마의 편집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에 숨은 고수들이 많이 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최근 Mnet에서는 빅히트와 합작 오디션을 계획 중인지 벌써 아이돌이 되고 싶은 일반인을 모집한다는 수상한 광고를 내보내고 있는데, 혹시 Mnet 제작진이 차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아이돌학교처럼 부족한 멤버들의 성장기 위주로 접근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시대적인 요구는 실력 미달인 멤버에 대한 가학적인 편집보다는 따듯한 시선과 긍정적인 서사에 있다는 충고를 하고 싶다.


최대한 초기 멤버 숫자를 줄여서 제작비를 절약하고 멤버들이 충분히 발전할 수 있도록 사전 제작 기간을 늘리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미완성의 모습이 강조되는 연습생 오디션 대신 소수의 정예 연습생을 뽑아서 실력에 대한 어필 위주로 가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이 경우에도 굳이 CJ 레이블 위주의 제작에 대한 고집은 버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YG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JTBC 믹스나인은 YG라는 회사 자체에 내재된 문제점들을 극복하지 못하고 시원하게 망했으나 잘 찾아보면 방송사와의 콜라보로 괜찮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만한 건실한 회사는 상당히 많다. 근본적으로 Mnet이 오로지 CJ 레이블만을 띄워주려고 불공정한 기획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며 이번 시즌도 그런 부분에서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에 미래가 암울해 보이는 것이다.



Mnet 차기 오디션 프로그램 계획 관련 추가

이후 CJ ENM과 빅히트가 각각 52대 48의 지분으로 합작, 신생 연예기획사 빌리프랩을 공동 설립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2020년 새로운 남자 아이돌 데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

IT 마케팅 전문가를 대표이사로 하고 투자 유치와 관련한 언플을 열심히 하고 있는 등 뭔가 연습생의 꿈을 열정페이로 농락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를 저비용 고효율 마케팅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오프더레코드 엔터가 플레디스의 인력을 거의 그대로 활용해서 만든 회사인 것과는 달리 빌리프랩은 신규 인력 모집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이 회사에 빅히트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적을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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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특이한 것은 아이돌 오디션인데 모집 분야가 랩, 댄스, 보컬, 연기, 모델 중 1개 분야 선택이라고 발표된 사실이다. 연기나 모델 분야로 선택하라는 것은 비주얼을 보겠다는 것일 텐데, 아마도 CJ는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치며 제대로 된 노예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소속사가 없는 개인과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방탄소년단 멤버 상당수가 원래 전문 아이돌 연습생 출신이 아니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칼군무로 유명한 아이돌이 되었다는 사실과 SNS 마케팅으로 재미를 많이 본 사실에 착안하여 합작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사라진 사실과, 아이돌 선발 과정 자체의 통제 불가능한 경우의 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점이 관건이 될 텐데, 하여튼 전망이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이후의 전망

현재 프로듀스 X 101에 관심을 갖는 시청자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 프로듀스 시리즈가 꾸준히 시청자들에게 여러 가지 이유로 비호감을 줘 왔던 부분도 있으며, 신선도가 떨어져서 흥미는 줄어든 상황에서 프로그램의 컨셉이 전혀 달라진 것 없이 반복된다는 것은 지겨움을 줄 수밖에 없다.


프로듀스 101의 4번째 시즌이 이전 시즌과 별다른 변화 없이 다시 나온 것으로 보이는 모습에, 이번에는 언론과 시청자의 관심 자체가 많이 줄어들었고 자발적인 인터넷 홍보 기사가 이전 시즌에 비해 상당히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프로듀스가 비판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특유의 불공정성에 있다. 프로그램의 컨셉을 전면 교체하여 오디션의 과정과 결과가 공정하게 이루어지게 하기만 했다면 언론플레이를 시도하지 않아도 긍정적인 기사가 자연스럽게 많이 나왔을 것이다.


프로듀스라는 브랜드는 여러 가지로 욕만 먹고 있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된 멤버들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제작진이 어떤 식으로든 고집을 버리고 전향적인 태도를 취했다면 이번 시즌도 얼마든지 성공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생각되어 더욱 안타깝다.


Mnet에서 이번에 객관적으로 프로그램의 인기를 분석하고 차기 시즌에 대한 고민을 했다면 가장 먼저 했어야 하는 일은 일단 논란을 일으키는 제작진을 전면 교체하는 일이었다.


아마도 프로듀스 X 101 이후의 Mnet 오디션은 어떤 식으로든 뭔가 컨셉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어 보이기는 하는데, 이번 시즌이 이렇게 별다른 변화 없이 기존 시리즈 문법의 반복이라는 컨셉으로 나온 것은 상당한 낭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100여 명의 연습생을 등장시킨 대규모 오디션은 기본적인 제작비의 규모가 큰데, 프로듀스에 대한 대중의 호감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PPL 등으로 크게 재미를 보기도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제작진이 101이라는 숫자에 집착하는 사실을 다소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 아이돌 연습생이 워낙 많아서 100여 명을 모집하더라도 제대로 된 사전 오디션이 이루어졌다면 충분히 능력 있는 연습생들만으로 채워 넣을 수도 있었을 법 하기는 하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프로듀스 시리즈에 등장한 다수의 연습생들 중에는 사실 아이돌이라는 것이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어떠한 매력을 찾아보기 힘든 멤버들도 대단히 많이 나왔었는데, 제작진의 의도에는 일단 많은 숫자의 연습생을 등장시키면 그중에 예상치 않게 인기를 많이 끌 멤버가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생각의 저변에는 애당초 다수의 연습생들을 버려도 되는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비정한 어른들의 시각이 있기 때문에 거부감을 주는 부분도 있다.


일단 다수의 멤버들로 관심을 끈다는 컨셉 자체가 처음에는 신선했어도 이제는 약빨이 떨어졌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달라질 필요성이 생겼다고 본다.




현재로서는 그다지 긍정적인 전망을 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이번 시즌에도 실력 있는 어린 연습생들, 기존 활동 경력이 있는 연습생들, 다양한 국적을 가진 참가자들, 여러 가지 매력을 가진 멤버들이 많이 참가하고 있다. 이들이 프로듀스 X 101이라는 기회를 잘 살려서 매력을 잘 어필하고 인기를 끌게 되기를 응원하며, 눈에 띄는 몇몇 멤버들을 소개하겠다.


젤리피쉬 김민규


위 김요한


티오피미디어 김우석


DSP 손동표


스타쉽 송형준


JYP 윤서빈


MBK 이한결


위에화 조승연


울림 차준호


PLAN A 최병찬


스타쉽 함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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