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ine neue Familie in Göttingen 2013
2013년 11월의 글
가족이 생겼다.
외국인 학생과 독일가족을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어 신청을 했더니 연락이 왔다. 괴팅엔 Göttingen 토박이 독일인 아저씨 만프레드 Manfred 와 독일에서 산지 30년이 넘으신 프랑스 아주머니 폴렛 Paulette. 아주머니께서 애교가 아주 많으시다 :) 사랑스러운 프랑스 소녀 느낌? 그래서인지 집안 분위기가 참 따뜻하고 귀엽다. 이분들의 아들과 딸은 결혼을 해서 다른 도시에 살고 있다.
폴렛 아주머니가 파리에서 대학을 다닐 때 독일 보훔 Bochum에서 교환학생으로 1년을 보내셨다고 한다. 당시에도 이와 비슷한 외국인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어 독일인 할머니와 종종 만나 저녁도 먹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자신도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그 때 받은 걸 돌려주고 싶었단다.
파테메 언니와 나에겐 아주 맛있는 스프인데 아저씨는 '뭐, 먹을 수 있을 정도는 되네. Das kann man ja essen.' 이라고만 하신다. 그래도 아주머니를 사랑하는 눈빛이 마구 보임 ;)
내 이름과 한국에서 왔다는 것, 메일 주소만 덩그러니 받은 아주머니와 어저씨는 내가 참 궁금하셨단다. 그래서 내게 바로 이메일을 써서 토요일 저녁 식사에 초대하셨다.
표고버섯을 Steinpilz라고 한단다. 가을에는 표고버섯을 꼭 먹어야 한다고! 어린이 입맛이라 표고버섯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파스타는 참 맛있게 먹었다.
뒤쪽으로 보이는 거실에는 중국에서 온 그림, 한국 다기, 아주머니 어머니께 받은 의자, 할머니때부터 내려오는 빵을 담는 상자 Brot Kisten 등 시간과 문화가 공존하는 특별한 소품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태어나 처음으로 케익을 성공적으로 구웠다며 기뻐하시던 폴렛 아주머니. 나와 페테메 언니는 감탄사를 아끼지 않고 "우와!!!! 진짜 잘 구우셨어요!!!!!!!" 칭찬해드렸다.
나보고 빨리 와서 사진찍으라던 아저씨. 역사적인 순간이다.
폴렛 아줌마 인생 첫 성공작, 사과 타르트 접시에 옮기기!
저녁식사동안 타르트가 잘 구워지나 바쁘게 부엌에 왔다갔다 하셨던 아주머니. 정원 사과나무에서 손수 딴 아기 주먹만한 사과로 만드셨다고 한다. 덕분에 초파리가 우리와 함께 식사하긴 했지만 ㅎㅎㅎ
아저씨가 그랬다. "폴렛, 당신이 초파리도 데려왔네!"
나에게는 많이 달고 조금 신 사과 타르트였지만 아주머니는 고향의 맛을 느끼며 참 맛있게 드셨다. 오랜만에 한국음식을 먹을 때 나의 모습처럼 :^) 이 곳에서 새롭게 만난 가족과 행복했던 시간. 내 감기가 나으면 다음주에는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러 가기로 했다. 알콩달콩 예쁘게 사시는 두분을 보니 보니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 이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은 아니다. 만나서 독일 문화를 배우고, 외국인 학생은 자신의 문화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