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후 카페로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의 공포가 극에 달하며 모두들 집에 갇혀 살기 시작하던 그해 봄 저희 회사도 전면 재택근무가 시작되었고 일상이 완전히 회복된 현재까지 4년이 넘도록 재택근무 중입니다. 현재 저희 회사는 전체가 재택을 하는 것은 아니고 몇몇만 재택을 시행 중입니다. 저도 그 몇몇에 포함이 되었고요.
지금의 제 병의 진행 상태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재택근무는 그나마 병의 진행을 늦추는데 크게 한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안에만 갇혀 일을 하기가 너무 힘들고 움직이기 위해 그리고 세상과 연결되기 위해 오후가 되면 힘겨운 몸을 이끌고 카페를 찾습니다.
이제는 이곳 직원들과는 인사도 나누고 안부를 전하면 때로는 맛있는 간식을 선물하는 동료 같은 사이가 되어 매일의 카페로의 출근은 내 삶의 중요한 한 축이 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세상과 연결된 중요한 문 같기도 한 곳입니다.
저는 여전히 제 병을 저 나름의 방식으로 이겨내고 있습니다. 호전은 되지 않으나 진행은 천천히 되길 바라며 걷고, 움직이고, 나름의 근력운동을 하고, 때로는 명상도 하며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희망은 언제나 포기보다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포기는 끝이니까요.
얼마 전 미국에서 신약을 개발한다는 뉴스는 제게 또 다른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개발이 성공할지, 약이 언제 나올지, 효과는 어떨지, 비용은 감당 가능할지 아무것도 알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저는 오늘도 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언제나 희망은 있으니까요.
희귀병은 나를 힘들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