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을 이끌고 사람들과 아무렇지도 않게 사는 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닌 듯합니다.
내가 아픈 걸 아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도 그렇고 알리지 않아 모르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여러 가족끼리 캠핑을 가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고민 끝에 거절하기로 했습니다. 무척이나 고마운 제안이었지만 포기 결정을 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개인적인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온전치 않은 몸을 이끌고 멀리까지 가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그 속에서 나의 모습을 상상하니 아무래도 가지 않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캠핑 내내 모두 이리저리 움직이며 분주할 텐데 그 속의 나는 분명 소외 아닌 소외된 상태일 테고, 괜찮으니 신경 쓰지 말라고 하겠지만 내 마음은 아직 그저 받고만 있기가 어려울 것 같은 생각입니다. 사실 예전에 비슷한 모임이 있었고 따가운 시선을 느끼며 앉아 있다 어쩔 수 없이 힘에 부치는 움직임을 하다 우스꽝스러워진 경우가 있는데 이게 조금 상처가 되었습니다.
누눈가와 함께 지내는 게 옳은 일이지만 대가 그들과 다름을 이해받아야 하는 마음이 계속 부담을 느끼게 되면서 차츰 혼자 있는 시간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솔직히 점점 혼자인 시간이 늘면서 외롭지 않다면 거짓일 겁니다. 하지만 이 또한 즐기며 살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완전한 혼자는 아니고 관계 맺음이 단절된 것은 아니고 필요하면 잠깐씩은 대화할 상대를 찾는 게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기에 그저 혼자되는 연습이라 생각하고 혼자를 즐기며 살려고 합니다. 사람 많이 만나 봤지만 인생은 결과적으로 혼자이게 됩니다.
혼자 있을 수 있다는 건 인생 후반부로 가면서 큰 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외로움은 떨치고 그저 고독을 즐기는 겁니다. 고독은 외로움과는 다릅니다. 외로움은 외부를 향한 외침이라면 고독은 내 내면을 향한 관찰입니다. 고독은 외로움과 다르게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단지 내 내면만 들여다보면 되기에 힘이 있습니다.
오늘도 이해받으려 노력하지 않고 혼자 군중 속에 앉아 고독을 즐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