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못난 모습에 집중하기
난 긍정의 힘은 믿지만, 긍정의 지속력은 모르겠다.
어릴 때부터 어른들이 했던 말이 있다. "넌 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헤쳐나가자!" 그렇게 머릿속에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면, 조엘 오스틴 목사가 쓴 '긍정의 힘'의 문장들을 떠올리며 "안돼!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라며 부정적인 감정들을 무시했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긍정적으로 믿었던 것들이 하나 둘 무너지니, '긍정'이란 단어만 들어도 힘들어졌다.
우린 모두 긍정의 가면을 쓴다.
슬프거나 복잡한 일이 생겨도 친구에게 나의 우울함이 전해질까 두려워 강한 척을 하기도 하고, 회사의 평가로 나의 인식이 안 좋아지진 않을까 걱정되어 항상 밝은 모습을 유지하곤 한다. 모두 괜찮을까? 가끔 두꺼운 가면이 느껴지는 사람들을 보면 위태롭게 느껴진다.
우린 언제나 긍정적이고 밝아야 할까?
물론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긍정적인 위로의 한마디로 힘든 사람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고, 못할 것 같은 두려움에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면 근거 없는 용기가 생기기도 한다. 단, 내가 염려했던 것은 긍정이 아닌 부정이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결말에 기쁨과 슬픔은 함께 있어야 한다는 말처럼 우리의 부정적이고 우울한 생각을 무시해선 안된다.
우리에겐 부정적인 우울이 필요하다.
적어도 긍정적인 날들을 보내려면 우울한 하루가 필요한 게 아닐까? 무슨 일이 있어도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헤쳐나가는 친구 J양이 있었다. 그러다 J양의 동료에게서 회사 생활이 많이 힘든 것을 듣게 되었고, 너무 하염없이 밝은 J양이 걱정되어 집으로 데리고 와 괜찮냐고 물어봤다. 그날 J양은 눈물을 터트렸고, 하염없이 울며 말했다. "내 상황보다 밝은 척하려는 내가 더 싫어." 이미 긍정이라는 사회적인 틀에 갇혀 무조건적인 밝음을 맹신하다 무너진 주위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다. 우린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 우리에겐 긍정의 힘이 아닌 나의 뼛속 깊은 부정과 우울을 받아들이는 힘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책은,
진정한 행복을 위해 쓸 것이다. 내 감정에 푹- 빠져 하루를 보내면 그 감정들이 무색해지고 자연스레 긍정의 힘이 나온다. 가끔은 우울한 모습으로 한탄하고 부정적인 나를 꼬집어 보기도 해야 진정한 긍정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는 말이다. 딱 하루만이라도 나에게 집중해 보자. 흠-뻑 '무언가'가 아닌 '나 자신'에게 빠진 날,
난 글을 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