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아티클 리뷰 (2)
어제, “사용자의 피드백을 들어서는 안 되는 경우가 있을까?”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아티클을 읽게 되었다. 막상 읽어보니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었지만, 한 번 더 리마인드 해볼 겸 정리해봤다.
UX 리서처, UX 디자이너, 프로덕트 디자이너들은 UT, 인터뷰, VOC 등의 채널을 통해 유저들의 수많은 피드백을 받는다. 유저들의 피드백은 정말이지 값지고 유용하다지만, 이 많은 유저들의 피드백을 모두 수용하고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피드백의 중요도를 도출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간다.
이때에, 단순히 피드백을 모아 줄 세우고 가장 먼저 할 일 1.’공유 기능 추가’ 피드백 반영하기 2.’글자 크기 수정’ 피드백 반영하기…. 라는 식으로 사용자의 요청 그대로를 옮겨 우선순위로 정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사용자들의 피드백이 항상 옳거나 정답은 아니기 때문이고, 사용자 스스로 조차 알지 못하는 잠재 니즈가 있을 수 있으며, 사용자의 선호도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드백의 의미와 진위를 이해하고 분석하며 숨겨진 인사이트를 얻는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값진 사용자 피드백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공유 기능 추가/빼기, 글자 크기 키우기/줄이기와 같은 단순한 A/B 선택 레벨에서 벗어나 1.소셜 네트워크에 대한 니즈 2.시니어 사용자들의 증가와 같이 근본적인 문제와 현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며 이로써 더 좋은 사용자 경험, 우리 제품과 서비스의 차별화로 거듭나게 된다.
그럼, 인사이트는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어디 회사 제품에는 공유 기능이 있던데…
공유 기능이 추가되면 좋겠어요.”
사용자들은 때로 경쟁사의 기능을 우리 제품에도 넣어달라고 요청한다. 그래서 이 간곡한 요청을 들어주기 위해 해당 기능 추가를 다음 제품 업데이트의 TO DO로 정한다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기와는 점점 멀어진다.
앞서 말했듯 피드백 요청 그대로를 받아들이기보다는 그 요청을 ‘왜’ 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 그 기능을 필요로 하는지, 어떤 불편함 혹은 어려움이 있어 그 기능을 요청하는지, 경쟁사의 기능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등… 문제에 집중하여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공유하는 기능 좀 추가해 주세요.”
“프로필을 제 셀카 사진으로 설정할 수 없나요?”
또한, 사용자들이 각기 다른 기능을 요청하고 있다 하더라도 실상은 모두 같은 니즈나 문제와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공유 기능과 프로필 사진 설정 기능은 얼핏 보면 성격이 아주 다른 기능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쩌면 ‘소셜 네트워크에 대한 니즈’라는 공통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위 과정들을 통해 문제를 정의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해당 기능을 단순히 추가하는 것이 과연 최적의 솔루션인지, 다른 좋은 해결 방안은 없는지, 더 좋은 사용성을 제공할 수는 없을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때문에 사용자의 피드백으로부터 단편적인 솔루션을 도출하기보다는 문제점을 찾아보자.
백 마디의 말보다 강력한 피드백은 사용자의 행동일 수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다고…) 따라서,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살펴보는 것도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주의 깊게 살펴볼만한 행동에는 우리의 의도와는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는 경우와 제품 이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의 의도와는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는 경우
이 경우는 우리가 의도한 제품 사용 방법과는 다르게, 예상한 시나리오에 벗어나 사용자가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사소한 사용성 문제로 어쩌다가 우연히 발생한 이슈일 수도 있지만, 그 방법이 사용자가 진짜 원하는 니즈를 반영할 것일 수도 있다.
제품 이용을 중단하는 경우
이 경우는 우리 제품에 사용자로 유입되었다가 이탈하는 경우를 말한다. 제품 이용을 그만두는 이유는 더 이상 자신에게 필요 없어졌거나 실제 사용 만족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품 이용을 중단한 사용자를 찾아 인터뷰해 본다면,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이전에는 없었던 정말이지 아주 혁신적인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면 피드백을 받지 않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혁신이라고 드라마틱하게 이야기했지만, 사실 사소한 것이라도 기존에 익숙했던 방식이 아닌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제공하고자 할 때에도 해당된다.
기술수용주기는 새로운 혁신 기술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비자에게 수용되고 시장에 확산되는 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사람들마다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시기가 다르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술수용주기에서 보듯이, 사용자의 대부분은 Early Majority와 Late Majority인 대중 군에 속할 확률이 높고, 신기술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이전에는 없거나 기존의 방식을 바꾸는 제품에 대해 일반 사용자 군을 대상으로 피드백을 얻을 경우 부정적이거나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에는 Innovators와 Early Adopter를 중심으로 사용자를 모집하고 피드백을 얻는 것이 유의미할 것이라 본다.
즉, 피드백을 언제 듣지 말아야 하는지를 아는 것은 언제 들어야 하는지 아는 것만큼 중요하며 때에 따라 피드백을 주는 사용자 군의 특성과 프로필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