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다니던 병원이 슬쩍 미심쩍어서. 미심쩍기보다는 사실 원래 다니던 병원 할아버지 원장님이 잔소리가 심해서. 찾아간 곳은 스벅과 버거킹이 있는 훌륭한 건물에 위치한 소아청소년과였지.
아무튼 청소년도 소아도 아닌 아저씨가 소아청소년과에 온 기념으로 수줍게 증상을 말해. 식도염이요. 병명이 수줍은건지 연령대 안맞는 병원에 온거때문에 수줍은건진 모르겠지만. 식도염이라고 말한 목소리 크기는 확실히 작았던 것 같아. 뭐 메인은 아니지만 이비인후과도 겸하시니 딱히 잘못된 방문은 아닌데 말이지.
결과는 식도염이 아니고 후두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아니겠어? 그러면서 혹시 모르니 두가지 증상 약을 섞어서 주시겠다는거야. 그래서 이젠 더 많은 약을 먹게되었다는 그런 슬픈 이야기가 시작돼.
요번 주는 이리저리 바쁘긴했는데 뭘 했는지도 기억은 안나고. 술을 두어번 불가피하게 대량 퍼부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한달에 한번 술 먹을까말까 한 사람이. 200%이상의 알코올 섭취 증가율을 보인 피곤한 주였던 것 같기도한데. 뭐 사회생활이 그런게 아니겠냐고 인생 n회차 같은 말을 해보고 싶네.
지난 주에는 브레이브걸스와 모모랜드가 해체를 했고. 지민정의 에스파 앨범 연기가 되기도 한 뭐 아이돌 이슈도 많은 주간이었지.
쁘걸은 역주행 추억에 아쉽기도 하고, 코로나로 그 유행을 이어나가는 환경도 안됐던게 아쉬운 면이 없지는 않아. 에스파는 광야를 달리다가 나무를 심기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은 들었는데. 경영권 분쟁에 왜 하필 에스파를 들먹이며 나무심기로 상한 마음에 더 상처를 줄까 싶어. 아티스트를 위하는 거라며 포장한 경영권분쟁의 한축도 결국 아티스트를 더 고통스럽게 한건 뭐 같은 상황 아니겠어?
이리도 혼잡스러운 세상인데. 한 열흘넘게 출퇴근에 100번도 더 들은 노래가 있어. 아니다. 출퇴근 시간 열흘을 합쳐도 100번은 못듣는구나. 아무튼 하이키의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 라는 곡인데. 약간 2000년대 초반 노래 느낌도 나면서 데이식스 느낌도 나면서. 가사는 거의 다 한글에 귀에 때려박히게 들리는 뭐 그런 곡인데. 멜로디도 제법 좋아.
일명 건사피장.
작은 기획사의 아이돌 노래가 입소문을 타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게. 괜히 또 노래도 괜찮으니 응원하게 된단 말이지. 아마도 주말이 지나면 탑100안에 꽂히고 더 위로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나도 어쩌다 들었다가 계속 듣는 노랜데. 이미주가 개인 sns로 몇번 언급했다고 하더라고. 이미주가 그냥 웃긴 예능돌인줄 알았는데 또 이런 영향력있는 선배 아이돌이 되어가는 것도 멋지네. 뭐 희망적이고, 서사 있을것 같은 느낌.
아무튼 이번 주 요약해보자면 식도염인지 후두염인지도 모를 통증으로 고통받으며 기억도 안나는 바쁜 한 주를 보냈고, 그 와중에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를 오지게 들었다고. 끝. 일하든 공부하든 암튼 뭐해야 된다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