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시 방향 개 한 마리와,
12시 방향 개 한 마리가 대화를 한다.
누구 하나 질 생각이 없다.
한 마리가 짖으면 곧장 다른 한 마리가 짖어댄다. 쿵작이 잘 맞는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박자는 잘 맞는다.
-조용히 해.- 만 해도 네 글자인데,
-너나 조용히 해.- 만 해도 여섯 글자인데, 왈왈왈 세 번에 대답도 왈왈왈 세 번이다.
그래도 저희끼리 대화가 되니 한 마디씩 주고받는 거겠지?
“야! 개 짖는 소리 좀 안 나게 해라.”
머릿속에서 유명한 아저씨 짤이 백만 번쯤 재생된다.
하긴 사람도 아무렇지 않게 개소리를 하는데 정말 개가 짖는 걸 어찌 뭐라 할 수 있겠는가.
그래 짖어라. 어차피 네 말인데.
사진 출처: Unsplash의 YAWAN SAH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