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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오후 4시

잘 살아야 해-

by 빌려온 고양이


* 좋은 이야기는 우연으로 시작해도,

필연으로 끝난다. *


처음엔 떡밥을 회수하는 재미로 글을 썼다.
중반쯤 접어들자, 떡밥을 던져야 회차를 채우는 상태가 됐다.
마지막이 되니, 우연으로 시작된 것들이 마치 운명과 필연처럼 딱 완성되는 모습에 정말 만감이 교차했다.


약 33만 자 분량의 글을 끝내고 나서야,

저 말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


글을 쓰는 이유야 제각각이겠지만,

두 달간-

새벽 네 시부터 매일 6천 자 내외의 글을 쓰면서
많이 행복했다.
나 좋으라고, 나 재밌으라고 쓴 글에
치유가 됐고 고마웠다.


지난 월요일,

작품 상태를 완결로 바꾸는 순간,

제목 옆에 정말 <완결> 버튼이 박혔다.

연재 중이던 플랫폼 중 더는 다음 회차를 못 쓰게 바로 막아버리는 플랫폼도 있었다.


그걸 보니 정말 끝이 났구나-

속상하고 허탈했다.


내가 만들어 놓은 세상에서 매일 재미나게 놀아주던 나의 주인공들.
지금도 어디선가 재밌게 살고 있을 것 같은 녀석들.

다시는 새로운 주인공을 만들지 말자고 다짐할 만큼

애정했다.

친구를 잃은 기분이다.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 많이 만나고 행복했으면.




사진 출처: Unsplash의 Klara Kulik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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