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도 거르지 않았는데,
결국 54일 만에
휴재 공지를 올렸다.
어쩌다 정해버린 최종 회차.
그 마지막 여섯 편을 남겨두고 내린 결정이었다.
샤워를 하면 온몸이 따끔거렸다.
어딘가에 상처가 난 모양이다.
손등엔 붉은 얼룩까지 번졌다.
벌레에 물린 걸까, 러닝으로 땀띠가 난 걸까.
옷에 쓸렸는지, 아토피가 올라온 건지.
오일에 바셀린을 덧발라보고,
손톱도 짧게 깎아봤다.
그런데도 여전히 가려웠다.
두드러기가 올라왔다.
가만 보니,
글이 써지지 않을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긁고 있었다.
놀라운 건, 긁으면 긁는 대로
턱, 목, 어깨, 팔로 두드러기가 번졌다.
왜 이러는 걸까.
나는,
나의 해솔을 떠나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보내줘야 할지 모르겠다.
나의 습관, 나의 로망, 나의 말투를
그대로 닮은 그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
온몸으로 주저하고 있다.
휴재 공지를 올리고,
오늘까지 3회 분을 마무리했다.
이제 정말, 단 3회만이 남았다.
아니, 무슨 베스트셀러를 썼다고,
이토록 아파하는가.
그리고 이게 뭐라고.
브런치에 이 짧은 글을 쓰며
Ctrl + S를 수십 번씩 눌러대는가.
이해솔.
너는 결국,
Ctrl + S라는 습관만 남기고 떠나는 거니.
죽어도 못 보내 내가 어떻게 널 보내
가려거든 떠나려거든 내 가슴 고쳐내
아프지 않게 나 살아갈 수라도 있게
안 된다면 어차피 못 살 거
죽어도 못 보내.
사진 출처: 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