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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무드 Jul 27. 2023

Intro. 그해 여름, 나는 마음먹었다.

나는 나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쓰기로 마음먹었다.




23년 7월 24일 월요일.

나의 챌린지는 다시 시작되었다.


/

나와의 도전이 시작되었다.







지난, 2기 때의 챌린지는 그저 따라가기 급급했던 쫓기는 글을 썼다면 오늘부터 시작된 글쓰기 챌린지는 내가 리드하는 글을 쓰고자 한다. 수기로 적는 나의 일기장에서만 썼던 내용들을 쏟아내 보려고 한다. 마음 한 켠, 나는 나를 숨기며 살기 바빴다. 보여지는 삶에 포커스를 맞추고 남들의 시선에. 잣대에 나를 휘둘리게 방치했다. 진솔한 나의 이야기를 펼치면서 이번 66일간의 여정에도 난 나에게 집중해 보련다.





*15살, 17살, 20살, 34살의 여름을 보내면서 성장한 나의 여름. 이 글을 발판으로 진솔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고 싶다.






/15

학창 시절 여름방학을 떠올린다. 여름은 나를 놀리는 야속한 계절이었다.

어느 날이었다. 비가 많이 오던 장마철이었을까. 실내화 가방에는 아이들의 젖은 신발 발 냄새가 코를 찔렀고, 비와 습기로 물먹은 나무 복도의 습습한 냄새가 불쾌했던 날이었다.

나는 원체 땀이 많은 체질이었기에, 조금만 움직여도 여름철이면 옷이 흠뻑 젖었다.


그날따라 나는 유독 기분이 좋지 않았다.

정확히 어떤 일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엄마 마음대로 나를 전학시켜서 새로운 환경이 싫었던 걸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내 마음을. 내 사춘기를 들키고 싶지 않아서 였을까.


책상에 엎드려 두 팔을 모아 그 사이로 얼굴을 푹 묻었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엎드려 있어도 흐르는 땀은 곧 여름이 태우던 간지럼이었다. 어쩔 수 없이 몸을 일으킨 그때야 창틀 너머로 제멋대로 흔들리던 나무들을 발견했다. 문을 열자, 사막에서의 모래바람이 흩날리듯 고요하게 바람이 꽤 넉넉하게 불었고, 쌓여만 가던 두려움을 날렸다.




/17

꿉꿉하게 뜨거운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마을버스를 타던 날을 기억한다. 어김없이 버스의 문은 내가 존재하던 세상의 경계선이 되었다. 발을 딛자마자 불어오던 냉기는 이질적이면서도 잠시 꿈을 꾸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버스 안의 에어컨 바람에 머리가 지끈거릴 때면 살포시 창문을 열어 따듯한 바깥바람에 머리를 기댔다. 더웠다가 추웠다가를 무한히 반복하던 경계에 서 있다는 사실. 누군가 끊임없이 간지럼을 태우는 듯, 참을 수 없어 멈추지 않고 새로운 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20

여름은 적당함을 모른다. 늘 이상의 이상 그 이상을 탐낸다.

그래서 나를 어떻게든 가만두지 않는다. 더우면 시원한 것을. 시원하면 좀 더 뽀송한 냉기를. 냉기가 오래되면 또 살짝 덮을 이불을. 여름은 그 반대의 무언가를 계속 찾게 하거나 적당함을 모른다.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던 어느 날. 집을 나서 하천 산책을 했다.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등줄기를 따라 땀방울이 흐르기 시작했다. 적당함을 모르는 여름을 방치하지 않은 채 그 땀에 집중했다. 땀방울은 옷과 피부를 경계로 어느 쪽에도 흡수되지 않은 채 아스라이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쪽으로 흡수되는지는 상관없었다. 내 피부 쪽이든, 옷 쪽이든 어쨌든 둘 다 내 쪽으로 흡수되는 것이 낯선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밖에 나서 걸으며 흘린 땀방울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내 것이 된다.


땀 많은 체질의 나는 아마 스스로 흡수할 수 있는 삶의 가르침을 여름으로 배운듯하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가만히 지켜보다가 버거우면 반대로 발걸음을 향하면 된다. 온기와 냉기가 넘나들었던 그때로 말이다.




/34

여름방학은, 공백이다. 무엇이든, 어떻게든 채워보라는 암묵적인 백지다.

가만히만 있지 말라는 여름의 간지럼이다.


그것으로 이미 흔들리던 여름의 나무들은 우리더러 말한다. 가만히 있는 일, 걷는 일 모두

땀을 흘리는 건 마찬가지이므로 여름방학의 간지럼에 과감히 떠밀리라고.

어떻게든 흐를 땀이라면 걸어서 온몸으로 느끼고, 어떤 방식으로든 흡수하라고. 2023년 여름방학이 내게 내린 여름이다.




*15살, 17살, 20살, 34살의 여름을 보내면서 성장한 나의 여름.

이 글을 발판으로 진솔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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