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말은 아니지만요
서울 한복판에서 탈출한 얼룩말이 도로를 뛰어 다녔다는 뉴스를 보고,
나는 무덤덤하게 “베트남에선 이게 일상이야”
라고 중얼거렸다.
돌아다니는 동물이 ‘얼룩말’ 이라는 건
특별할지언정
소, 말, 닭, 가축이 돌아 다니는 것은 정말 일상이다.
도시 한복판에서는 보통 그렇지 않긴 하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금세 이런 풍경을 맞이한다.
이런 느낌으로 도로를 점거당하고 만다.
보통은 가축들의 주인이 있고,
그 주인과 함께 길을 건너는 경우가 많지만,
이따금씩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동물들이 도로를 점거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베트남의 소는 우리가 아는 ‘소’와는 다른 품종의
‘물소’를 자주 볼 수 있다.
물소의 뿔은 진짜 가공된 뿔 같이 생겼다.
살집 보다는 근육이 우락부락해 보이는 물소의 모습은
정겨운 느낌의 소는 아니지만,
보다보면 귀여운 느낌이 있다.
길위에서 덩치가 큰 동물들은 오히려 문제가 덜 된다.
누가봐도 피해야할 것 같이 생겼으니깐,
문제는 덩치가 작은 동물들이다.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나타나선,
운전자로 하여금 기억하고 싶지 않는 기억을 남긴다.
도로에 치워지지 않은
그것들을 마주하면, 눈을 질끈 감게 된다.
공원에도 주인이 있는지는 불명확하나 항상 닭들이 있다.
공원 근처 있는 사람들은
굳이 아침알람을 맞추고 일어날 필요는 없어보인다.
베트남에선 진짜 일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