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다한 Sep 22. 2024

마음거지

힘든 시기를 지나온 내게 아빠가 그러더라.

"웃음을 주려는 건 좋은데 만만해 보이면 안됐다."


음.. 난 이걸 몰랐지. 우리집안문화나 여태 학창시절을 전부 따져봐도 위아래가 없는 곳에서 자란 사람이라. 그런데 스테레오 타입 한국인들은 다들 속으로 계급을 정하고 있었더라고. 그리고 심지어 그 사상을 나한테 뒤집어 씌우고 나를 이상한 사람을 만들던데ㅋㅋㅋ 지들이랑 똑같이 생겼다 이거지. 한 친구가 나보고 염색을 하고 다니는 건 어떠냐고 하던데, 일단은 버텨볼게. 차라리 해외경험이 있었으면 이해를 받았을까? 뭐눈엔 뭐만 보인다고 지들이 그런 생각하니 나도 그런 사람이라 생각하는 거다. 그걸 내가 몰랐을 것 같나. 다 느끼면서도 옳은 방향으로 끌고가려 했던 거지.


근데 그냥 관두려고 이제. 웃음이고 나발이고. 내가 왜 그랬지? 다같이 잘지낸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거구나 깨달았지 뭐야. 사람들은 자기만 잘 살고 싶어하더라고. 무한도전처럼 선을 지켜서 그러는 게 아니라, 남을 까내리면서 자기를 올려. 인류애 작살난 지 오래고, 소심하게 자기 표현 안 하는 애들 특히 조심하기로 했다. 그 속은 악마더라 진짜ㅋㅋㅋ 어떻게든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좁디 좁은 세상에 사람들 가두려고 하는. 이게 바로 마음이 가난하다는 거구나. 싶더라고. 마음거지들한테 공짜로 마음을 줘버리면 안 되는 거였고. 걔넨 마음을 받을 가치가 없어. 그 마음을 이용하고 묶어서 썩게 만들잖아.


착한 사람은 건강한 사람이다. 표현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맑게 표현함. 보다 나은 세상이라면 기꺼이 자기 세상을 열고 나아감. 말 없이 음침하게 재는 애들보다 차라리 욕망이 뚜렷한 사람들이 나아. 후자가 인기가 많은 데엔 다 이유가 있더라.

작가의 이전글 안 해 본 사람이 말이 많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