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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린 게 아니라 똑똑한 거다

예민한 게 아니라 사리분별이 제대로 되는 거다

by 이다한 Mar 19. 2025



 “여리잖아”, “왜 그렇게 예민하게 구는 거야?” 감정이 풍부하거나 예리한 관찰력을 지닌 사람을 ‘여린’ 또는 ‘예민’하다고 규정짓는 사람을 많이 접했다. 마치 그런 성향이 부정적이고, 약점인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이 두 가지 특성은 결코 약점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세상을 보는 똑똑한 시각이자, 사리분별이 제대로 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예리함이다.


1. 여린 게 아니라 똑똑한 거다

많은 사람들은 감정을 무디게 만드는 것을 강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배운다. 세상에 맞서 싸우는 법, 끊임없이 자신을 방어하는 법, 고통을 무시하는 법. 그러나 그런 접근이 과연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사는 방법일까? 누군가가 무심코 던진 말이나 작은 행동에 상처를 받지 않으려면 우리는 감정을 ‘차단’하고 ‘무시’하는 법을 배운다. 그럴수록 점점 더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

‘여린’ 사람은 감정에 충실하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감정선까지 읽을 수 있다. 그러니 그들은 상대방의 의도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때로는 그 속에서 사람들의 진심을 끌어낼 수 있다. 이 능력은 곧 똑똑함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이런 세심한 감각은 큰 강점이 된다. 상대방의 감정을 읽고, 미묘한 상황의 변화를 포착하는 사람은 단순히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다. 그들은 내일을 예측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감정을 흐리게 만들고, 세상을 무뎌지게 만드는 것이 진정 강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2. 예민한 게 아니라 사리분별이 제대로 되는 거다

우리는 종종 ‘예민하다’는 말을 듣고 자신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예민함은 사실 세상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는 태도다. 예민한 사람은 그만큼 세상의 작은 변화에도 큰 의미를 부여한다. 그들은 감정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물에 대해 깊은 사리분별을 할 줄 안다. 사람들의 말 속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고, 그들이 드러내지 않는 감정을 읽는다. 그래서 단순히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이들과는 달리, 그들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더 깊은 통찰을 얻는다.

예민함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예민하다는 것은 즉, 세상을 빠르게 인지하고,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사람들 간의 미묘한 기류를 읽고,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떤 행동이 가장 적절할지 신중하게 생각한다. 또한, 예민한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잘 알고 있으며, 그 감정에 맞게 행동하는 법을 알고 있다. 타인의 말을 무심코 흘려듣지 않고, 자신을 지키며, 동시에 상대방을 존중하는 법을 안다.


3. 세상은 여리고 예민한 사람들이 바꾼다

여리고 예민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 그들은 항상 남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그들의 민감한 감각으로 세상의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는다. 이들이 모여 세상을 바꾼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여리고 예민한 사람들을 부정적이고 약한 존재로 규정해야 하는 걸까? 그들은 단지 세상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더 세밀하게 반응하는 사람일 뿐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강한 사람’은 감정을 억누르고, 고통을 숨기며, 자신을 감추는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강한 사람은 자신이 가진 감정을 온전히 인정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세상을 이해하며, 인간 관계를 맺어간다. 그들은 자신의 민감함을 강점으로 삼고, 이를 통해 세상의 본질을 더욱 정확히 파악한다.



여리고 예민한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고, 사리분별이 제대로 되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감정은 단지 부정적인 요소가 아닌,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는 도구로 작용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 이상 그들을 ‘약한’ 사람으로 치부하지 말고, 그들이 가진 능력을 존중하고, 배워야 한다. '약하다'고 여기는 게 치가 떨리도록 싫다. 세상을 받아들이는 렌즈가 훨씬 정교한 건데. 여린 것은 똑똑함으로, 예민함은 사리분별로 재정의되어야 한다. 세상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깊은 감정은 결국 우리가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게 도와주는 강력한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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