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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좇는 거 이해 못하겠다

명예보다 돈

by 이다한

회사 생활을 하면서 자주 듣게 되는 말 중 하나가 ‘갑을 관계’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이건 단순한 권력의 위계 문제라기보다는, 실질적으로 이익과 손해의 문제다. 권력이 있다고 해서 정당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특히나 상위 위치에 있다는 이유로 상대에게 손해를 끼치고 자기 이익을 챙기는 건 명백히 잘못된 일이다. 그게 바로 갑질이고, 이 문제를 권력 관계로만 보면 본질을 흐리게 된다.

을이라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억울해하는 건 단순히 서열이 낮아서가 아니다.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없는데 손해만 지속적으로 감수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배울 것도 없고, 경험도 되지 않는 일들에서 반복적으로 손해를 본다면, 그건 그냥 시간 낭비이고 정신적 착취일 뿐이다. 그렇게 되면 업무 자체가 고통이 되고, 회사 생활은 지속 가능한 구조가 아니게 된다.

나는 이런 구조보다는 명확한 비즈니스 판을 원한다. 서로가 주고받는 것이 명확하고, 이익과 손해가 균형을 이루는 관계. 감정적인 위계질서가 아니라, 합리적인 조건과 계약에 따라 움직이는 시스템. 그게 진짜 프로페셔널한 관계고, 내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누구든 정당한 대가를 받고, 누가 누구를 무시할 수 없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현재의 회사 문화는 그런 점에서 너무 낡았다. 권위를 앞세우고, 관습에 기대며, 사람을 소모품처럼 쓰는 구조는 이제 지양해야 할 구태다. 그것은 개인에게도, 회사 전체에도 손해를 끼친다. 그런 환경에서는 창의도, 혁신도 자라지 않는다.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이고, 사람의 잠재력을 억누른다. 남는 건 피로감뿐이다.

결국 중요한 건 실속이다. 배울 수 있는 무언가가 있고, 나에게도 이익이 돌아오는 구조. 그렇게 서로가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권력 놀음이 아니라, 진짜 가치를 주고받는 장. 나는 그런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 내가 낼 수 있는 성과로 인정받고, 내가 투자한 시간과 노력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는 곳. 어쩌면 더, 어쩌면 덜 받더라도. 세상의 흐름을 배울 수 있는 곳. 그 판으로 옮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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