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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험 종료

인생실험도 종료

by 이다한

인간실험 종료. 인생실험도 종료. 더는 스스로를 테스트하지 않기로 했다. 어떤 역할을 해보려는 시도도, 새로운 무언가가 되려는 욕심도 이제는 무의미하다. 실험은 끝났고, 남은 건 결과가 아닌 잔해뿐이다.


도파민을 좇으며 사는 이들은 결국 끝없는 욕망의 회로 안에서 허우적댄다. 기쁨이라 믿는 건 착각이고, 그 착각은 곧 중독이 된다. 쾌락은 방향을 주지 못한다. 오직 갈망만을 낳을 뿐이다.


사랑받으려 하고, 인정받으려 애쓰던 사람들은 점점 자신을 소모해간다. 그 과정에서 자존감은 무너지고, 남겨진 건 망가진 자아뿐이다. 애초에 그 사랑과 인정은 타인이 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타인을 평가하는 인간들은 그 수준이 그만큼이라는 걸 스스로 증명할 뿐이다. 누구를 깎아내리고 위에 서보려는 시도는 열등감의 발로다. 진짜 수준 있는 사람은 남을 평가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을 갈고닦을 뿐이다.


비관 속에 안주하는 이들은 용기가 없다. 세상에 맞설 용기, 자기를 재건할 용기, 사랑을 거부할 용기. 인간이든 인생이든 결국 문제는 없는 것을 가지려 할 때 발생한다. 특히 그것을 타인에게서 얻어내려 할 때, 진짜 파괴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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