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되었다는 의미는 약을 복용함으로써 제한되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중에 비중이 큰 건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래도 괜찮다. 다른 이들처럼 평범한 하루는 보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내심 아쉽다. 보통 사람이었으면 할 수 있던 일들의 범위가 한정돼있으니까 말이다. 정상인이었으면 할 수 있는 일들을 나는 그저 바라만 보거나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 순간들을 순순히 받아들이기보단 수동적인 ‘나’에서 다른 변화를 물색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그것만으로도 행복을 찾을 수 있으니 좋지 아니한가.
-포기한 생활 속 기회들
약을 복용하니 적십자 같은 혈액기부를 못하는 게 아쉬웠었다. 그리고 진료비와 약 값이 엄청나다 보니, 해외에서 거주할 수 있는 건 정말로 꿈만 꿀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렇게 제한이 생기다 보니 아쉽게도 제한적인 삶을 살게 되었다. 물론 정신 장애인으로서 좋은 혜택도 있다. 장애인주차장 이용이라던지, 장애인 공과금 혜택이라던지 말이다. 그래도 조금은 아쉽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가능한 범위 속에 다양한 꿈을 꾼다
처음엔 조현병에 걸려서 억장이 무너질 것 같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니 그저 그렇게 살아가게 되었다. 오히려 평범한 꿈을 꾸며 평범한 생활을 지낼 수가 있다. 이루기 힘든 목표보단 현실적이고 이뤄내기 가능한 꿈 말이다. 비록 한정되어 있지만 다양한 꿈을 꿀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오히려 할 수 있는 것이 좁아지다 보니,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올라갔다. 막연한 꿈들이 아닌, 현실적인 기회와 계획들이 말이다. 나는 최근에 엄마와 대화하기 전까지, 막연하게 꿈만 꿨었다. 그냥 앞으로 얼마 정도 벌고, 어떻게 무얼 할지만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엄마와 현실적인 대화를 나누니, 현재 얼마 버는지 수치화해서, 몇 년 후에 얼마를 모을 수 있는지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계획을 짰다. 그래서 장래를 생각해서 현재보다 돈을 더 많이 벌어야 한다는 판단이 생겼다. 지금 이대로 일정하게 돈을 모으면, 그만큼만 돈을 모을 수 있으니와 같은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삶 속에 살아가다
조현병이라고 얘길 안 하면 사람들은 내가 병에 걸렸는지 모른다. 그저 똑같은 정상인으로서 바라봐준다. 삶 속에 살아간다는 의미는 더 좋은 방향으로 몰색하고 나의 병을 인정하면서 삶을 이겨나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비록 조현병에 걸렸지만 과거에도 살고, 현재에도 살고, 앞으로의 미래에서도 살 것이다. 지금을 돌봐야지 미래의 내가 좀 더 상황이 좋아질 확률이 높아진다. 초기에 나를 엄청 많이 괴롭혔던 망상과 환청을 이겨내고 스스로에 대한 병식을 알고 있으니 처음에 두렵고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하던 조현병이 이제는 그냥 별거 없게 되었다. 그래서 그냥 하나의 한 사람으로서 살게 되었다. 말했듯이 조현병 약을 먹는 순간에만 조현병이 있단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살아가는 건 어렵지 않다. 숨만 쉬고 잠자고 나면 하루가 금세 지나가있다. 하지만 환청과 망상에 지배당하는 건 다른 말이 되겠다. 환우분께서 본인 스스로가 무척 힘들 것이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선을 왔다 갔다 거리면서 혼돈이 된다. 그리고 환청을 믿게 된다. 믿게 되는 이유는 자주 접해서 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려면 병식을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환청이 들릴 경우의 대처방안이 필요하다.
https://bookk.co.kr/bookStore/68403e1d0fb29917a48551c4
(참고): ‘조현병을 이기다 후일담’ 편은 일기와 같은 현재의 경험 위주로 썼습니다. ‘조현병을 이기다’ 책과 내용이 이어지거나 혹은 내용이 중복될 수 있습니다.
‘조현병을 이기다’ 책은 조현병을 겪은 과정부터 어떻게 조현병을 이겨내는지 경험담과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지 마인드셋을 담아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