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을 겪고 나니 보이지 않았던 많은 기회가 생겼다

by 황승아

내가 만약 조현병을 겪지 않았으면 지금보다 더 잘 살 수 있었을까? 생각을 해봤다. 그에 대한 대답은 아니오였다. 조현병에 걸리고 나니 오히려 눈앞의 기회들이 많이 생겼었다. 말 한마디도 제대로 못했던 내가, 자기표현을 잘하게 되었고, 제대로 된 직장을 못 구할 것 같았던 내가 지금 현재 일을 다니고 있다. 더불어 현재 다니고 있는 기관과 회원분들과 친선이 있으면서 삶의 활력소가 되었다. 그 속에서 같이 아픔을 공유하고 공감해 줄 수 있는 친구도 생겼다.


-일자리를 구하게 되었다

기관을 통해 장애인으로서 일자리를 구하게 되었다. 2년 계약이며 현재 다니고 있다. 일을 구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일자리가 없는 건 아니었다. 찾아보니 오히려 더 많았다. 그리고 일할 수 있는 난이도가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쪽이었다. 아침에 기상해서 출퇴근하는 게 힘들 뿐이었지, 가서 일하는 건 쉬운 편에 속했다. 그리고 직책이 높으시거나 오래 다니신 선생님들은 제외하고는 다들 내가 장애인이고 병에 걸린 사실을 모르고 계신다. 장애인으로 낙인찍힐까 봐 걱정할 수 있는데, 걱정하지 말고 일을 다녀보자. 아무도 모른다. 말을 꺼내기 전까지 말이다. 그리고 굳이 내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말할 필요도 없다. 정상인처럼, 평범한 사람처럼 일을 다니면 된다.



-조현병 에세이를 쓰게 되었다

조현병으로 인해, 조현병이 어떤 건지 정보를 알리기 위한 에세이 글을 쓰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3시간이면 다 읽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1년이라는 긴 시간을 두고 집필하게 되었다. 우리 엄마도 내가 조현병에 걸리고 나서 이곳저곳 정보를 찾으러 다니셨다. 정보를 찾으러 다니시는 분들을 위해서 조현병을 어떻게 이겨내는지에 대한 ‘조현병을 이기다’ 글을 쓰게 되었다. 이 에세이를 쓰게 된 계기로 두 번째 책을 준비하고 있다. 그 두 번째 책은 조현병에 대한 글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을 또다시 준비 중이다. 한 가지 알게 된 점은, 글은 쓰면 쓸수록 실력이 늘어난다. 조현병 에세이를 집필하게 하고 나서 생각을 얼만 만큼 풍부하고 깊이 있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나오는 글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감이 생겼다

먼저 자신의 병을 인정하고, 정신장애 관련 기관에 소속되면서 나뿐만이 아닌 다른 분들도 알게 되었다고 말을 했다. 그곳에서 나는 자신감을 얻었다. 비록 장애인이지만 주눅을 들 필요와 위축할 필요도 없는 것이었다. 누구의 탓도 아니며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을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었다. 기관에 다니면서 정신병동에 입원해 있는 동안의 떨어진 자신감을 조금씩 채워나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타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단 생각에 자신감이 나날이 커져만 갔다. 무력감이 아닌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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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조현병을 이기다 후일담’ 편은 일기와 같은 현재의 경험 위주로 썼습니다. ‘조현병을 이기다’ 책과 내용이 이어지거나 혹은 내용이 중복될 수 있습니다.

‘조현병을 이기다’ 책은 조현병을 겪은 과정부터 어떻게 조현병을 이겨내는지 경험담과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지 마인드셋을 담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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