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폭풍처럼 지나가는 일들 속에서
꾸준히 이어오던 글을
어느새 놓아버렸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업무가 몰아치는 동안
나는 하루를 버티는 데에만 집중했고,
그 사이 글은 조용히 나의 바깥으로 밀려나 있었다.
오랜만에 책상 앞에 앉아
멈춰 있던 문장을 다시 바라본다.
손을 움직이기 전, 마음부터 가만히 들여다보니
어딘가 작은 틈이 생겨 있었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생긴,
설명하기 어려운 간격이다.
그 틈은 무언가가 흘러나간 자리이기도 하고,
또 다른 무언가가 들어올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나는 요즘 그 사이에 잠시 머물러 있다.
흔들리지만 멀어지지는 않은 채로.
이 글은 그 틈 앞에서
다시 시작해 보려는 첫 기록이다.
확신은 아직 더디고,
문장은 그보다 더 천천히 따라오지만
틈이 생겼다는 건
내 안에 아직 여지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나는 그 여지 위에 천천히,
오늘의 문장 하나를 남겨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