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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혁H Aug 21. 2021

컨셉진 한달 프로젝트를 마치며

21.02.01.


새해의 스타트를 컨셉진 한달프로젝트와 함께 이어갔다. 애독하는 잡지 「컨셉진」의 인스타 계정을 훑다가 프로젝트에 대한 광고를 접하고선 곧바로 얼리버드로 신청을 했었고, 1월1일이 되자마자 프로젝트가 개시되었다. 당직 근무나 개인정비 근무를 제외하고는 글을 매일 썼고 밴드에 인증했다. 프로젝트 질문에 집중을 하기 위해서 그 전까지 한주에 한개꼴로 작성해오던 시 짓기•에세이 쓰기는 잠깐 스탑할수밖에 없었다.

질문의 주제는 대개 '현재의 나'와 '진짜 나'에 대한 것들이었고, 매 물음마다 갖가지 고찰을 동반하며 950자 내로 답변을 적어내고 정리했다. 언제나 그렇듯, 나를 소개하고 설명하고 서술하는 행위는 결코 쉬울 수가 없는 듯 하다. 어떤 질문들에서는 차마 의식하거나 짐작하지 못한 내용이 나와 저녁 늦게까지 머리를 지끈거리다가 겨우 글자를 채운 적도 있었다. 또 일기장처럼 하루하루 빠짐없이 글을 올리는 과정 역시 마냥 순탄하진 않았다. 글쓰기를, 관성처럼 이어가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이란걸 다시금 깨달았던 한달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끈기있게 해온 성과이지 않나 싶다.

사실 이런 '나에 대한 인터뷰'는 처음 겪는 일이 아니긴 하다. 19년 11월, 「다채」라고 하는 어느 독립잡지의 인터뷰이가 되어본 바 있었다. 에디터분들과 직접 오프라인으로 만날 수 있었고, 당시 대2병 중증이었던 나의 이야기를 3시간 넘도록 샅샅이 늘어놓곤 했었다. 인터뷰 내내 나의 밑바닥, 속 한구석까지 드러낼 수 있었고, 오히려 미처 생각지 못한 지점을 찾아낼수도 있었다. 그때 나온 인터뷰는 실제 잡지출판물 속 기재되었고, 그에 대한 내용 역시 예전에 게시글로 담았었긴 했다.

이번의 경험은 나 자신에게 묻는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파헤쳐보면 그때와 사뭇 다른 모양새이기도 했다. 비대면 온라인으로 치뤄진 형식은 물론이거니와,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인터뷰가 이어진 것도 신기한 측면이었다. 그렇다보니 매일 질문에 답하기 전, 황준혁이라는 사람을 몇 시간 동안 더 되새기고 되뇌일 수 있기도 했다. 게다가 유료 결제로 구매를 했었던 프로젝트였었는데, 글들이 다 쓰여지고 모아진 이후 2월에는 컨셉진에서 이 글들을 종합하고 편집해서 한 부를 작은 책자의 형식으로 출간해준다고 한다. 아마 설이 지나고 2월 막바지가 되어가기 전 즈음에 책자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들 역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너무 빼다박은 콘텐츠이기에, 기회가 된다면 인쇄본을 추가로 받아 내 주위 소중한 인연들에게 손수 건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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