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지막 날이에요. 평일에는 회사를 가야 하니 글 쓰려면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해요. 주말까지 일찍 일어나는 패턴을 유지하기 힘들어서 주말이면 늘어지게 늦잠을 자요. 그렇게 날마다 한 시간 반이나, 두 시간 정도 글을 쓰며 견디어 왔어요. 100일이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 줄은 몰랐어요. 확실히 김태한 대표님의 초반 강의가 한몫 했어요. 책 목록을 짜고 시작하라는 조언대로 매일 미리 써 놓은 목록을 보며 100일을 꽉 채우게 돼요. 글쓰기 전에 목록을 보며 주제를 넣었다 뺏다를 반복하니 더욱 쉽게 써지네요. 글 쓴다고 가족들은 불만이 많아요. 그 이야기 들려 드리려고 해요.
글 쓴다고 잡치지 마라
책과 강연에서 하는 [백일백장 글쓰기 17기] 프로그램에 참가해요. 우연히 이름, 전화번호를 적었는데 덜컥 합격이 되어 글쓰기를 시작해요. 초반에는 가족들이 쉽게 믿지 않아요. 가족들에게 매일 글을 쓴다고 선언했거든요. 책 쓰려고 하는데 남편과 딸이 반대가 심해요. 누가 당신이 쓴 글을 보느냐며 비난의 화살을 퍼부어요. 책을 보다가 글이 쓰고 싶고 책을 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요.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벼운 마음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매일 주제를 선정하고 글을 써요. 누군가 제 글을 읽고 댓글을 달아주는데 매일 글 쓰느라 그들의 글을 읽으려고 방문하는 것도 쉽지 않아요. 하지만 맘에 드는 분의 글을 방문하여 글을 보며 저 스스로 조금씩 성장해요.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며 그들의 느낌과 생각을 고스란히 담아 조금씩 세상사에 더 관심을 가지게 돼요. 그런데 많은 시간을 글 쓰다 보니 가족들의 불만이 조금씩 나오네요. 둘째 딸은 주말에도 글 쓰는 엄마를 좋아하지 않아요. 밥과 빨래를 뒷전으로 하고 있는 엄마가 미운가 봐요. 아침밥을 곱게 차려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에 냉장고에서 가장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냉동된 가래떡을 구워줘요. 주말에 늦잠 자고 밥하고 있으면 글을 쓸 수 없어요. 글 쓰는 시간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긴 글을 쓸 수 있어요. 그래서 주말 아침은 간단히 먹고 저녁에는 딸이 만든 음식을 먹기도 해요. 일 순위를 글쓰기로 정해 놓으니 글은 하루도 놓치지 않고 써 내려가요. 쉽게 써지는 날이 오기도 하고 안 써지는 날에는 전에 책 보며 써 놓은 글을 보며 고치기를 반복해요. 아이를 키우며 지나온 날들을 생각하며 글을 쓰는데 너무나 행복해요. 46살에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 조금씩 쌓이는 글을 다시 보고 읽으며 혼자 즐거움을 품어요. 다른 사람이 읽어주며 공감해 주면 두 배로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그렇게 하루하루를 정성을 들여 글을 써요.
휴가 기간에도 글쓰기는 멈추지 않아요. 남편이 자고 있으면 화장실에 불을 켜고 변기 뚜껑에서 글을 써요. 혹시라도 저 때문에 잠에서 깨면 안 돼요. 조심스럽게 써 내려가는 글이 너무 좋아요. 혼자 글 쓰며 웃음 짓기도 하고 변기 뚜껑 위에 앉아서 울기도 해요. 무엇이 서러운지 알맹이가 떠오르지 않지만 혼자만의 시간이 너무 즐거워요. 그러한 마음속의 감정들을 고스란히 모아 글에 담아요. 휴가기간에 숙소를 옮기고 글쓰기는 계속돼요. 10분 단위로 울리는 알람이 귀찮고 괴롭지만 벌떡 일어나 슬리퍼를 신고 1층으로 조용히 내려가 소파에 앉아요. 그때부터 또 글을 쓰며 마음속에 담아둔 이야기를 써요. 프런트에 앉은 어여뿐 직원이 일찍 퇴실하냐고 묻기도 해요. 제가 무엇을 하는지 흘끔흘끔 훔쳐보기도 하네요. 휴가 기간에도 어김없이 핸드폰을 보며 글을 쓰는 제가 너무 대견해요. 가족들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 있어요. 이제 백일백장이 마무리 되었으니 제가 조금 더 신경쓰려고요. 조용히 저녁에 초코파이에 조촐하게 불껴고 불꽃놀이라도 하고 싶어요. "대단하다, 채코(=이효진)" 스스로 칭찬도 잊지 않아요.
백일백장 프로그램 글을 마치고 혼자 생각해요.
나는 왜 글을 쓰려고 하지?
나 스스로 만족하려고 하는 건가?
아니면 누군가를 도와주려고?
글을 쓰는 목적을 생각하고 더 나은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고 싶어요. 여러분 중에 아이를 키우며 답답했던 부분이나 아이 교육에 대한 궁금한 부분 있으시면 언제든 문의하세요. 두 딸을 키우며 제가 가진 노하우를 모두 전달드리도록 할게요. 긴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 인사드려요. 감사해요.
백일백장 19기 도전하기
도전은 계속된다. 채코의 말
백일백장 19기 모집 공고가 올라오면 공지 올리도록 할께요. 같이 하실래요? 글쓰며 삶의 질을 올리고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을 함께 찾아가는 여행을 시작해요. 글쓰는 삶이 이리 좋은지 몰랐어요. 시작하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저도 해냈는 걸요? 함께 손잡고 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