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지붕

고흐의 탈을 쓰다

by 채코

네덜란드 시골에서 허름한 옷차림으로 조촐한 가방을 둘러매고 1886년 꽃 피는 3월에 파리에 갑자기 등장한다. 동생 테오가 살고 있는 좁은 아파트로 바로 향하지 못하고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몇 시간을 서성이고 있는다. 동생 테오도 형이 파리에 오는 것을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하지만 6개월 후에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한 후 형을 파리로 초대하고 싶은 마음을 가졌었다. 그런데 형의 갑작스러운 편지를 확인하고 루브르 박물관으로 달려가는 중이다.


"내가 이렇게 갑자기 파리로 와버렸다고 화내지 않길 바란다. 많이 생각해 봤는데 이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일 것 같았다. 괜찮으면 정오부터 루브르에서 기다리마."


그해 6월, 파리 생활은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새로운 사조를 이끌어가는 화가들과 폭넓게 교류하며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파리에서 만나 드가, 모네, 르누아르, 시슬레, 피사로 등 인상주의 화가들과 함께 화가 공동체를 세울 꿈을 꾼다. 꿈이 드높고 화가로써 사명과 책무로 가득하다.


그러나 살아 있는 동안 늘 가난과 씨름해야 했다. 동생에게 신세를 지면서 평생 '두 가지 생각 중 하나에 사로잡혀 있다'라고 고백한다. '하나는 물질적인 어려움에 대한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색에 대한 탐구'이다. 고흐의 편지에 그 사연이 구구절절 나온다.


"언젠가는 내 그림이 물감 값과 생활비보다 더 많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걸 다른 사람도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지금 원하는 건 빚을 지지 않는 것이다."


몽마르트 언덕에 그림을 그리려고 오른다. 판테온, 루브르, 노트르담 등 그림 속에 기념비적인 건물들이 보인다. [파리의 지붕]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고흐의 예술혼을 불태웠을 그 시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가치 있는 삶을 산다는 것, 내가 잘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 내면의 힘을 가졌다는 것, 미술작품으로 글쓰기의 힘을 가졌다는 것 등 고흐를 통해 심오한 생각에 잠긴다.


죽은 뒤에 미술 작품과 편지 그리고 글은 남는다. 그러나 그것이 대중에게 사랑받을만한 가치를 지녔는가?는 정말 중요하다._채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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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EF%BC%BFsc.jpeg?type=w580 판테온, 노트르담, 세인트 채플, 루브르를 걸어 다니는 도보 여행을 상상한다. 그림으로 배워본 세상 이야기는 깊고 높은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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