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탈을 쓰다
고흐는 자연을 사랑한다. 어릴 적부터 주변 환경에 대한 관찰력이 남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주 특별한 능력을 가진다. 가만히 벤치에 앉아 밖을 내다보면 어느새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정원에 대한 사랑은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볼 수 있다.
"삶이 다른 데가 아닌 정원에서 펼쳐진다고 생각하면 그다지 슬프지 않을 거야."
"정원에서 그린 내 작품을 보면 내가 이곳에서 그렇게 우울하지 않다는 것을 너도 알 거야."(프랑스 북부의 오베르 마을에서의 생활)
몽마르뜨의 채마밭은 테오와 함께 기거하던 곳에서 그린 것으로 붓 터치를 여러 점으로 만들어 그것을 재빠르게 이어 그림을 완성한다. 파리에서 만난 주변 인상파 화가 중에서 [폴 시냑]의 영향을 받는다.
폴 시냑의 그림에서 보았듯이 무수한 점들이 다양한 색으로 조화롭게 이루어진다. 시냑의 그림을 보고 [몽마르뜨의 채마밭] 그림을 살피다보면 바로 실행에 옮긴 고흐의 대담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고흐가 그린 몽마르뜨의 채마밭을 보면 경쾌한 붓의 움직임을 나타나도록 유도하고 연속적으로 짧은 막대와 같은 점들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다양한 붓 터치를 표현하고 식물을 연구하는 박사처럼 무수한 점들을 찍고 반복적으로 나타내므로 울타리 안쪽의 야채들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을 받게 된다. 또한, 삼각형 모양을 가지고 앞으로 튀어나와 있는 채마밭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시선을 끌게 한다. 그림을 찬찬히 보고 있노라니 그 옛날 몽마르뜨의 시골 마을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게 된다. 파리에 굳이 가지 않아도 그림 속에 가진 마법을 몸에 흡수하니 봄바람이 솔솔 불어 심장 깊은 곳까지 시원하고 경쾌하게 만들어 준다.(하지만 파리는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다.)
고흐가 대중들에게 어떤 의미를 심어주려고 이러한 그림을 그렸는지 갑자기 그의 의도가 궁금해진다.
나에게 이 그림을 보여준 의도가 무언지 말해봐. 고흐, 부탁이야.
고흐와 대화하는 새벽시간_채코의 독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