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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또비됴 Feb 21. 2023

일상을 공포로 만든 스마트폰,
전체 업데이트가 필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리뷰


▲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 넷플릭스


현대인들의 스마트폰 의존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탄생(?)한 것처럼 느껴지는 제목의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를 본 사람들이라면 스마트폰을 쳐다보기도 싫어질 거다. 스마트폰이 가져온 편리함 이면에 감춰진 위험을 스크린으로 옮겼기 때문. 스마트폰 액정이 깨지는 것도 무서운데, 얼마나 더 무서운 걸 담았다는 걸까?  


아주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 나미(천우희)는 딱 한 번 실수했다. 늦은 밤 귀가하다 버스에서 스마트폰을 떨어뜨린 것. 우연히 같은 버스에 탄 준영(임시완)은 나미의 폰을 주운 후, 스파이웨어를 설치한 뒤 돌려준다. 이후 나미의 폰을 통해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게 된 준영. 하나씩 하나씩 나미의 일상을 무너뜨린다.   


▲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 넷플릭스


영화의 주요 소재이자 동력은 스마트폰이다. 이를 보여주듯 영화는 삐삐밴드의 ‘안녕하세요’가 흐르며 스마트폰과 함께 시작과 끝을 맺는 나미의 일상(또는 우리의 일상)을 보여준다. 그만큼 우리 삶에서 스마트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 스마트폰이 악용되어 우리의 삶을 침범할 수 있다는 여지를 첫 장면에서 알 수 있다.  


다수의 영화에서 일상의 공포로 활용하는 중요 소재는 우리의 삶에서 꼭 필요한 것들이다. <숨바꼭질> <도어락>에서는 ‘집’이었고, 이 영화에서는 ‘스마트폰’이다. 현시대에서 집만큼 중요한 게 스마트폰인 셈. 현실 공포를 그리기에 이만한 소재가 없을 것 같다.   



소재는 주요했다. 이를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초광각 줌 렌즈인 라오와를 비롯해 고프로(미국 액션캠 브랜드), VR(가상현실) 카메라 등 다양한 렌즈와 장비를 활용, 스마트폰으로 바라보는 일상의 현실감을 높였다. 여기에 SNS 활용 장면, 다수의 앱 사용하는 장면을 적절히 배치하면서 우리의 삶이 스마트폰으로 초연결되어 있다는 걸 계속 상기시킨다. 그렇기에 준영이 짜 놓은 공포의 덫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다는 것도 인식시킨다.  


중요한 건 이 소재의 매력이 중반부 이후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스릴러 장르라는 점에서 긴장감을 주는 요소들이 적절하게 배치되어야 하는데, 그게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 특히 준영이 나미의 일상을 붕괴시키고 그녀를 코너에 몰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나미와 지인들 간의 와해 또한 개연성이 너무 떨어져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  


▲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 넷플릭스


영화는 미스터리한 존재인 준영의 전사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형사 지만(김희원)의 이야기가 덧붙여졌는데, 이 또한 뭉쳐지지 않는다. 준영의 친아버지로 나오는 지만은 과거 자신의 폭력으로 인해 가출한 아들이 범죄를 일으킨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수소문한다. 형사로서 아버지로서 복잡다단한 마음을 감추며 준영을 찾는 그의 이야기는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좀처럼 마음에 와닿기 힘들다. 캐릭터 자체가 기능적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지만은 준영 캐릭터도, 영화의 매력도 십분 살리지 못한다.  


▲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 넷플릭스


준영을 보다 보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 시거가 떠오른다. 감독은 준영이 왜 그런 일을 벌이고, 어떤 이유에 스마트폰으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지 소개하지 않는다. 미나에게 온 불행의 존재로서만 보여준다. 후반부 ‘이렇게 하는 이유가 뭐냐’는 미나의 질문에 그는 ‘네 폰, 내가 주웠으니까’ 라는 냉소적 대답을 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악행을 저지른 준영에 대한 공감과 개연성은 떨어지기 마련. 첫 악역을 맡은 임시완, 그와 첫 호흡을 맞춘 천우희의 호연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결과적으로 일상을 공포로 만든 스마트폰이란 소재는 좋았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엔 업데이트가 필요해 보인다.  






별점: ★★☆ (2.5)

한줄평: 스릴러 업데이트를 뒤로 미루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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