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내 이름은 마더> 리뷰
엄마는 강하다! 그 누구보다 더. 제니퍼 로페즈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내 이름은 마더>는 제목부터 엄마라는 강인한 존재를 내세운다.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범죄자들과 한판 대결을 벌이는 상황은 이 분야의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테이큰>과 비슷하지만, 그 결은 다르다. 액션보단 특별한(?) 모녀 관계와 회복에 집중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군 파병 시절 저격수로 인정받은 여군(제니퍼 로페즈). 신의 상관이자 연인이며, 무기 밀매업자인 아드리안(조셉 파인즈)에게 등을 돌린 후, FBI와 손을 잡는다. 임신중임에도 아드리안의 복수에 가까스로 살아남은 그녀는 출산 후, 딸을 안전한 가정에 보내고 자신은 은둔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FBI를 통해 딸 조이(루시 파에스)가 위험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그녀는 위험을 무릅쓰고 딸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든다.
<내 이름은 마더>의 이야기는 간단하다. 전직 저격수 출신 군인이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영화는 크게 딸을 구하기까지가 1부, 이후 딸과 함께 지내면서 멀어졌던 관계가 회복되는 과정과 아드리안을 대적하며 마지막 싸움을 벌이는 게 2부로 나뉠 수 있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 액션이 난무하는 1부가 더 인상 깊을 수 있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와해된 모녀에 집중한 2부가 더 매력적이다.
아이는 낳았지만 양육을 해본 적 없는 그녀는 딸과의 관계가 서툴다. 딸이 뭘 좋아하는지, 어떤 걸 원하는지 모르는 게 당연하다. 이런 간극을 메우는 건 그녀의 교육 방식이다. 딸의 안전을 위해 10년 이상 은둔 생활을 했던 그녀가 잘할 수 있고, 잘 알려줄 수 있는 건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방법이다. 조이는 영문도 모른 채 설원을 달리고, 총을 쏘고, 운전도 한다. 마치 군대에 온 것 같은 생활에 지칠 법도 하지만 이 방식이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는 법이라 깨달으며, 어느 순간 믿고 따른다.
극 중 또 한 명의 엄마가 등장한다. 바로 새끼 늑대를 홀로 보살피는 엄마 늑대다. 야생에서 새끼를 강하게 키우는 엄마 늑대는 곧 조이를 강하게 키우는 그녀와 동일시된다. 다른 동물들 습격에 상처를 입고 만 엄마 늑대를 딸 몰래 도와주는 그녀의 모습에서 연대는 형성되고, 이는 아드리안과의 대결에서 큰 도움이 된다.
이처럼 니키 카로 감독은 <노스 컨츄리> <주키퍼스 와이프> <뮬란> 등 주체적인 여성(엄마)을 등장시켜, 그들의 강인함을 돋보이게 한다. 이 구조 속에 남성은 그들을 방해하는 장애물로만 소비되는데, 그렇다 보니 아드리언과의 대결은 물론, 또 한 명의 빌런인 핵터(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와의 대결에서도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50대의 제니퍼 로페즈의 고생스런운 액션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건 아쉬운 대목. 그럼에도 다양한 액션을 구사하고자 노력하는 부분에는 박수를 보낸다.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장면은 제니퍼 로페즈의 감정 연기다. 주유소에서 딸과 첫 대화를 나누는 장면과 그녀의 아지트에서 비로소 엄마라고 인정하는 장면은 그동안 센 캐릭터에 감춰졌던 그녀의 연기력을 새삼 느낄 수 있다. 특히 서툰 감정임에도 어떻게든 보고 싶고, 지켜주고 싶은 딸을 향한 사랑의 눈빛과 몸짓 연기는 영화를 계속 재생하게 만든다.
보는 관점에 따라 이 영화를 신파라 부를 수 있지만, 과격한 남편이자 아버지를 떠나 온 모녀의 홀로서기로 볼 수 있는 여지도 있다. 극중 그녀는 조이의 아빠를 끝까지 밝히지 않는다. 모녀의 삶에서 아버지의 존재는 이미 지워진 상태. 그렇기 때문에 엄마는 (통상적으로) 아버지가 알려줘야 할 삶의 지식을 알려주기에 바쁘다. 어쩌면 이 영화는 이 세상 폭력적인 남편과 가장으로 인해 고통받는 모녀들을 응원하는 작품이지 않을까. 엄마는 강하다. 언제 어디서라도!
평점: 2.5 / 5.0
한줄평: 늑대 엄마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